연행되는 리정철… 北국적 용의자 첫 검거
등록 2017.02.20.○ 집에서 체포된 리정철
리정철은 17일 오후 9시 50분경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슬랑오르 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긴급 체포됐다. 중무장한 말레이시아 경찰 수십 명이 출동해 이웃 주민들에게 “무슨 소리가 나도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통보한 뒤 리정철의 집을 급습했다. 이웃들은 “현관문을 쾅쾅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꼼짝 마’라는 경찰의 고성과 여성의 비명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경찰에 끌려 나온 리정철은 푸른색 티셔츠에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키 170cm가량의 다부진 몸매였다. 검거 현장에 있던 한 이웃은 “그는 경찰을 따라 순순히 경찰차에 탔으며, 아내와 자녀들 역시 크게 동요하지 않고 담담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리정철 연행 후 가족은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에 수년째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진 리정철은 약 1년 전 40대 부인, 10대 아들, 딸과 함께 이 아파트 4층에 이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경비가 삼엄하고 별도의 출입카드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 월세는 1500링깃(약 39만 원) 정도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이 쿠알라룸푸르의 정보기술(IT) 회사에 취직해 일하고 있으며 화학 전문가라고 밝혔다. 리정철의 아내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평소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도 자주 드나든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체포된 다음 날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그가 수사를 받고 있던 세팡 경찰서를 방문해 면담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거절했다.
○ 풀리지 않는 의문들
리정철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당일 공항에 가지 않았고 김정남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중국계 신문 중국보(中國報)는 19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실제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물 4명 중 그는 없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피살 당일 범인들이 공항으로 타고 간 차량번호를 통해 리정철의 신분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그가 북한에서 해외 공작 업무를 맡은 정찰총국 소속 요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용의자들이 도주하는 동안 왜 혼자만 남아 있었는지, 왜 체포 당시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잡혔는지 등은 의문이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가 외국인들을 모아 청부살인을 모의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안 된다. 중요 요인 암살을 목적으로 나온 공작원이 가족과 함께 현지에서 살고 있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리정철이 영문을 모른 채 북한에서 온 테러조에 독극물을 전달하는 등 단순한 역할만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어떤 역할이든 그가 이번 테러에 연루돼 있다면 북한 배후설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이 19일 김정남 살해에 북한 용의자 5명 이상이 가담했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 경찰에 유일하게 체포된 리정철(47)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혀줄 핵심 인물로 꼽힌다. 리정철은 사건이 벌어지던 당시 현장에서 50m 떨어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식당에 테러 용의자 중 최고참인 리재남(57)과 같이 앉아 있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테러 직후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모두 신속히 탈출한 반면 리정철은 자택에서 체포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 집에서 체포된 리정철
리정철은 17일 오후 9시 50분경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슬랑오르 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긴급 체포됐다. 중무장한 말레이시아 경찰 수십 명이 출동해 이웃 주민들에게 “무슨 소리가 나도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통보한 뒤 리정철의 집을 급습했다. 이웃들은 “현관문을 쾅쾅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꼼짝 마’라는 경찰의 고성과 여성의 비명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경찰에 끌려 나온 리정철은 푸른색 티셔츠에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키 170cm가량의 다부진 몸매였다. 검거 현장에 있던 한 이웃은 “그는 경찰을 따라 순순히 경찰차에 탔으며, 아내와 자녀들 역시 크게 동요하지 않고 담담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리정철 연행 후 가족은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에 수년째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진 리정철은 약 1년 전 40대 부인, 10대 아들, 딸과 함께 이 아파트 4층에 이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경비가 삼엄하고 별도의 출입카드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 월세는 1500링깃(약 39만 원) 정도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이 쿠알라룸푸르의 정보기술(IT) 회사에 취직해 일하고 있으며 화학 전문가라고 밝혔다. 리정철의 아내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평소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도 자주 드나든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체포된 다음 날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그가 수사를 받고 있던 세팡 경찰서를 방문해 면담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거절했다.
○ 풀리지 않는 의문들
리정철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당일 공항에 가지 않았고 김정남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중국계 신문 중국보(中國報)는 19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실제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물 4명 중 그는 없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피살 당일 범인들이 공항으로 타고 간 차량번호를 통해 리정철의 신분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그가 북한에서 해외 공작 업무를 맡은 정찰총국 소속 요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용의자들이 도주하는 동안 왜 혼자만 남아 있었는지, 왜 체포 당시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잡혔는지 등은 의문이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가 외국인들을 모아 청부살인을 모의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안 된다. 중요 요인 암살을 목적으로 나온 공작원이 가족과 함께 현지에서 살고 있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리정철이 영문을 모른 채 북한에서 온 테러조에 독극물을 전달하는 등 단순한 역할만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어떤 역할이든 그가 이번 테러에 연루돼 있다면 북한 배후설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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