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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주가 60% 폭락…실리콘밸리은행에 무슨 일? [딥다이브]

입력 2023-03-10 08:18업데이트 2023-03-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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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고서 발표(10일)를 앞둔 미국 뉴욕증시는 불안합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죠. 다우지수 -1.66%, S&P500 -1.85%, 나스닥지수 -2.05%.

이날은 은행주가 일제히 크게 하락했습니다. FT에 따르면 4대 대형은행(JP모건, BoA, 웰스파고, 씨티) 시가총액이 이날 하루에만 524억 달러(69조원)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를 촉발한 건 바로 SVB은행(실리콘밸리뱅크)이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SVB은행의 모회사인 SVB파이낸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0.41% 폭락했습니다. 전날 종가가 267.83달러였는데 이날 종가가 106.04달러.

스타트업을 위한 은행을 표방해온 SVB은행. SVB은행 홈페이지크게보기스타트업을 위한 은행을 표방해온 SVB은행. SVB은행 홈페이지
도대체 SVB은행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SVB은행은 ‘새로운 은행 모델’이자 ‘혁신의 동반자’로 평가받아온 벤처금융 전문은행입니다.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과 벤처캐피털, 사모펀드를 주 고객으로 하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절(2021년)엔 스타트업, 벤처캐피털과 함께 호황을 누렸죠.

하지만 금리가 오르고 돈 줄이 메마르면서 상황이 급격히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SVB은행에 예금할 돈이 넘쳤지만, 지금은 그럴 돈이 없으니까요.

현금이 궁해진 SVB은행은 급기야 보유했던 매도가능증권(미국 국채와 모기지증권) 중 대부분(약 80%)을 팔아치웠습니다. 이 때문에 18억 달러의 세후 손실을 기록했다고 공개했죠. SVB은행이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인 건 은행 예금이 넘쳐났던 2021년 호황기 때였는데요. 이후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았기 때문입니다(=채권가격은 하락). 막대한 손실을 볼 게 뻔한데도 채권을 팔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인데요. SVB는 신주 발행으로 22억5000만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하지만 주가 급락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길 듯).

연준의 금리인상에 은행 중 가장 약한 고리부터 타격을 입은 건데요. SVB은행만이 아니라 다른 은행도 비슷한 상황(현금 조달을 위해 채권 매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9일 미국 은행주 주가가 일제히 흔들린 겁니다. SVB은행처럼 코로나 때 대부분 미국 은행엔 예금이 넘쳐났고, 그래서 당시 미국 국채 보유량을 크게 늘려놨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형 상업은행은 아직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란 분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VB와 달리 대형은행은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기업 전반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정 산업의 침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힐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른바 ‘저비용 예수금(급여통장처럼 금리를 매우 조금 주는 예수금)’ 비중이 큰 것도(조달금리가 낮음) 대형은행엔 유리한 점입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10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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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다이브
한애란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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