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잠잠한 돼지열병…겨울철 멧돼지 이동에 긴장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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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6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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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작업. (자료사진) 뉴스1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작업. (자료사진) 뉴스1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가가 두 달 가까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추가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는 방역 당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ASF 주요 전파원인 야생 멧돼지의 겨울철 습성과 계속되는 멧돼지 바이러스 검출 소식 때문이다.

멧돼지 확진 건수는 올해에 이어 내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6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야생 멧돼지 ASF 검출 건수는 전날 발표된 1개체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8건에 이른다. 확진 간격도 모두 1주 안쪽이다.

반면 ASF 확진 농가는 지난 10월9일 이후 58일 동안 보고되지 않고 있다. 최초 발생일인 9월16일로부터는 81일이 지났다.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장 19일인 점을 감안하면 야생 멧돼지 ASF 발병이 집돼지로 확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지난달 21일 완공된 200㎞ 길이의 광역 울타리가 있다. 이 울타리는 이북 지역에서부터 바이러스를 가져 온 멧돼지들의 남하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했다.

여기에 주요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와 연천에서 30만마리 이상의 집돼지 살처분을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완료해 확산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와 강원 북부 지역의 멧돼지들은 남쪽으로는 이동하지 못하는 데다, 근처에 있는 농가로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까지 봉쇄당한 셈이다.

그럼에도 방역 관계자들은 이번 겨울철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멧돼지의 계절적 습성을 고려했을 때 멧돼지를 통한 ASF 확산 위험은 여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멧돼지들은 겨울철 번식기를 맞아 하루 100㎞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짝짓기를 위해 산속 깊숙이 들어가는 탓에 포획을 담당하는 엽사들이 애당초 발견하기가 힘들어진다.

이에 따라 ASF 멧돼지 발견 건수가 지금은 38건에 그치고 있지만, 번식기가 끝나고 이듬해 봄이 되면 개체수가 빠르게 불면서 방역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멧돼지는 개체수가 연평균 3.3마리씩 증가한다.

따라서 정부는 ASF 위기 경보를 현재의 ‘심각’ 단계에서 당분간 낮추지 않을 방침이다.

전날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는 울타리 북부 지역 멧돼지 제로화를 목표로 포획을 강화하고, 경기·강원 북부 지역의 축산 관련 차량 이동 통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설치된 광역 울타리는 멧돼지들이 2~3개월이면 적응을 마쳐 언제든 뚫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2·3차 광역 울타리 완공도 서둘러야 한다. 오는 15일까지 강원도 화천부터 고성까지 90㎞ 길이의 광역 울타리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살처분 농가가 원하는 돼지 재입식은 올해를 넘겨 내년에도 제한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역과 농장의 위험도를 평가한 뒤 강화된 방역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재입식을 허가할 예정이다. 다만 살처분 보상금 지급 기준을 당일 시세에서 전월 평균으로 바꿔 살처분 농가에 대한 지원 수준은 높이기로 했다.

울타리 내부에 대한 정밀수색이 진행되면서 멧돼지 확진 건수는 집돼지 발병 상황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2차 울타리 내 관군 합동수색이 진행 중인 만큼 폐사체 발견과 바이러스 검출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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