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작전 현장…‘아덴만의 수호자’
등록 2016.06.02.“총원 전투배치!”
지난달 31일 낮 오만 살랄라 항에 정박 중인 청해부대 왕건함(한국형구축함·4375t)에 경계강화 지시가 떨어졌다. 인근 해상에서 해적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출현했다는 훈련경보가 발령된 것.
작열하는 태양 아래 섭씨 40도가 넘는 바다에서 장병 300여 명(여군 10명)은 일사불란하게 해적 퇴치 작전 훈련에 돌입했다. ‘우리는 청해부대, 싸우면 이긴다’는 구호를 외치며 철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자기 위치로 향했다. 얼굴과 몸은 이내 땀범벅이 됐지만 눈빛에선 결기가 느껴졌다. 갑판에선 대함유도탄과 기관총,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링스 해상작전헬기가 긴급출격 준비를 끝냈다.
해군 특수전전단(UDT/ESAL) 요원들로 구성된 검문검색팀도 갑판에서 로프를 타고 눈 깜짝할 사이에 고속단정(RIB)에 올랐다. 자동소총 등 30kg의 장비로 중무장한 이들은 수건과 선글라스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기자도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고속단정에 탑승했다. 고속단정이 시속 60km로 거세게 물살을 가르자 더운 열기가 온몸을 감쌌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검문검색팀은 해적선의 접근을 차단하는 한편 피랍 선박과 인질 구조를 위한 교전에 투입된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인질 구출작전(아덴 만 여명작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고속단정 기동 훈련 뒤 복귀하니 왕건함 갑판은 섭씨 50도 이상으로 달궈져 있었다. 몬순에 해당하는 6∼9월, 청해부대는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습도 90%가 넘는 열풍과도 싸워야 한다. 사막의 먼지와 모래를 실어와 함정의 기계장비에 고장을 일으키는 골칫거리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청해부대원들은 국격을 드높이는 첨병이라는 긍지와 사기로 충만했다. 청해부대장 양승룡 대령(학군 37기)은 “전날까지 파나마 국적 화물선을 아덴 만 해역 전 구간(약 1000km)에 걸쳐 호송하고 새벽에 입항했다”며 “군수물자를 보충한 뒤 또 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장병이 이 배가 나의 조국이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임무 완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요청으로 2009년 3월 아덴 만에 최초로 파병된 청해부대는 6개월씩 주둔하며 선박 호송 및 해양안보작전(해적 감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아덴 만 해역은 세계 해운 물동량의 25%가 지나는 핵심 항로이자 우리 선박의 전략적 수송로이다. 청해부대 21진인 왕건함은 3월 말 부산을 출항해 최영함(20진)과 임무를 교대했다. 21진 장병 가운데에는 전역을 미루고 자원한 조리병, 갑판중사와 통신하사로 근무 중인 형제 부사관도 있다.
청해부대원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부함장인 정진섭 중령(해사 49기)은 “최근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선원 10명이 탄 파나마 국적 선박을 호송한 뒤 ‘이역만리에서 대형 태극기를 단 우리 함정의 호위를 받아 참으로 든든하고 가슴 뭉클했다’는 감사 e메일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연합해군사령부(CMF)도 청해부대의 해적 퇴치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속적인 주둔을 원하고 있다. 참모장 곽근호 중령(해사 52기)은 “오랜 내전과 높은 실업률로 절망에 빠진 소말리아 청년들이 고수익을 바라고 해적에 가담하는 사례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살랄라=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적 출현”… 고속단정 쏜살같이 출동
“총원 전투배치!”
지난달 31일 낮 오만 살랄라 항에 정박 중인 청해부대 왕건함(한국형구축함·4375t)에 경계강화 지시가 떨어졌다. 인근 해상에서 해적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출현했다는 훈련경보가 발령된 것.
작열하는 태양 아래 섭씨 40도가 넘는 바다에서 장병 300여 명(여군 10명)은 일사불란하게 해적 퇴치 작전 훈련에 돌입했다. ‘우리는 청해부대, 싸우면 이긴다’는 구호를 외치며 철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자기 위치로 향했다. 얼굴과 몸은 이내 땀범벅이 됐지만 눈빛에선 결기가 느껴졌다. 갑판에선 대함유도탄과 기관총,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링스 해상작전헬기가 긴급출격 준비를 끝냈다.
해군 특수전전단(UDT/ESAL) 요원들로 구성된 검문검색팀도 갑판에서 로프를 타고 눈 깜짝할 사이에 고속단정(RIB)에 올랐다. 자동소총 등 30kg의 장비로 중무장한 이들은 수건과 선글라스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기자도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고속단정에 탑승했다. 고속단정이 시속 60km로 거세게 물살을 가르자 더운 열기가 온몸을 감쌌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검문검색팀은 해적선의 접근을 차단하는 한편 피랍 선박과 인질 구조를 위한 교전에 투입된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인질 구출작전(아덴 만 여명작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고속단정 기동 훈련 뒤 복귀하니 왕건함 갑판은 섭씨 50도 이상으로 달궈져 있었다. 몬순에 해당하는 6∼9월, 청해부대는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습도 90%가 넘는 열풍과도 싸워야 한다. 사막의 먼지와 모래를 실어와 함정의 기계장비에 고장을 일으키는 골칫거리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청해부대원들은 국격을 드높이는 첨병이라는 긍지와 사기로 충만했다. 청해부대장 양승룡 대령(학군 37기)은 “전날까지 파나마 국적 화물선을 아덴 만 해역 전 구간(약 1000km)에 걸쳐 호송하고 새벽에 입항했다”며 “군수물자를 보충한 뒤 또 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장병이 이 배가 나의 조국이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임무 완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요청으로 2009년 3월 아덴 만에 최초로 파병된 청해부대는 6개월씩 주둔하며 선박 호송 및 해양안보작전(해적 감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아덴 만 해역은 세계 해운 물동량의 25%가 지나는 핵심 항로이자 우리 선박의 전략적 수송로이다. 청해부대 21진인 왕건함은 3월 말 부산을 출항해 최영함(20진)과 임무를 교대했다. 21진 장병 가운데에는 전역을 미루고 자원한 조리병, 갑판중사와 통신하사로 근무 중인 형제 부사관도 있다.
청해부대원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부함장인 정진섭 중령(해사 49기)은 “최근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선원 10명이 탄 파나마 국적 선박을 호송한 뒤 ‘이역만리에서 대형 태극기를 단 우리 함정의 호위를 받아 참으로 든든하고 가슴 뭉클했다’는 감사 e메일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연합해군사령부(CMF)도 청해부대의 해적 퇴치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속적인 주둔을 원하고 있다. 참모장 곽근호 중령(해사 52기)은 “오랜 내전과 높은 실업률로 절망에 빠진 소말리아 청년들이 고수익을 바라고 해적에 가담하는 사례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살랄라=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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