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로 폐기된 특별감찰관실 감찰자료
등록 2016.08.24.동아일보가 23일 입수한 특별감찰관실 폐기 문서는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4개에 담겨 있었다. 여기에서는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문서는 4mm 너비의 칼국수 면발 모양으로 파쇄돼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의 개인 정보부터 특별감찰관의 감찰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폐기 문서에서 확인된 개인 정보 상당수는 박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통령과의 관계, 한글과 한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배우자 이름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한 달 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박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 씨, 그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의 이름도 확인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박무희 씨의 아들 이름도 인쇄돼 있었다. 박 대통령 외가의 친인척 이름도 여럿 발견됐다. 먼 친척으로 알려진 육홍○ 씨 등이다. 연령별 구분에서 1950년대생만 50명이 넘어 특별감찰관실이 들여다본 사람이 상당수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청와대 고위 인사 중에선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름이 확인됐다. 폐기 문서에 ‘청와대’가 여러 번 등장하고 ‘수석비서관’ 직책도 나와 청와대 내부 감찰 자료를 폐기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밖에 ‘삼성생명’ ‘김앤장’ 등 각종 로펌이나 민간 기업의 이름이 찍힌 자료도 발견됐다.
특별감찰관실의 각종 첩보 수집 경위가 담긴 문서도 찾을 수 있었다. ‘감찰 착수 경위’ ‘비위 정보’ ‘대상자 구분’ ‘대상자들의 청탁 행위’ ‘선거 자금’ 등 첩보 수집 정황을 알 수 있는 단어가 줄줄이 발견됐다. 그 밖에 각종 주민등록등본과 건물, 회사 등기부등본은 물론 “저는…” “…했습니다” 등 조사대상자의 진술 내용이 기록된 문서까지 포함돼 있었다.
폐기 문서에는 감찰1, 2팀 등 특별감찰관실 내부 조직과 직원 이름이 적힌 조직도도 있었다. 확인 결과 일부는 검찰, 경찰에서 파견한 직원과 동일했다.
특별감찰관실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타워8 빌딩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은 “이 건물에 입주한 사무실과 상가 등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모두 이 쓰레기장으로 모이는데, 매일 한 차례 트럭이 와 폐기장으로 실어간다”고 말했다.
본보는 이날 오후 복수의 특별감찰관실 직원에게 문서 폐기 사실을 물었으나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문서를 파쇄했다면 오타가 찍혔거나 연습용으로 작성한 문서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연습용으로 작성한 문서가 40∼50kg이나 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대규모로 문서를 폐기했다면 하드디스크 등 전자 자료, 휴대전화 기록 등을 폐기했을 가능성도 의심된다.
김동혁 hack@donga.com ·박훈상 기자
‘청탁’ ‘선거자금’ 등 첩보수집 단어 등장 ‘저는… 했습니다’ 조사대상 진술 기록도
동아일보가 23일 입수한 특별감찰관실 폐기 문서는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4개에 담겨 있었다. 여기에서는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문서는 4mm 너비의 칼국수 면발 모양으로 파쇄돼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의 개인 정보부터 특별감찰관의 감찰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폐기 문서에서 확인된 개인 정보 상당수는 박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통령과의 관계, 한글과 한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배우자 이름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한 달 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박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 씨, 그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의 이름도 확인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박무희 씨의 아들 이름도 인쇄돼 있었다. 박 대통령 외가의 친인척 이름도 여럿 발견됐다. 먼 친척으로 알려진 육홍○ 씨 등이다. 연령별 구분에서 1950년대생만 50명이 넘어 특별감찰관실이 들여다본 사람이 상당수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청와대 고위 인사 중에선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름이 확인됐다. 폐기 문서에 ‘청와대’가 여러 번 등장하고 ‘수석비서관’ 직책도 나와 청와대 내부 감찰 자료를 폐기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밖에 ‘삼성생명’ ‘김앤장’ 등 각종 로펌이나 민간 기업의 이름이 찍힌 자료도 발견됐다.
특별감찰관실의 각종 첩보 수집 경위가 담긴 문서도 찾을 수 있었다. ‘감찰 착수 경위’ ‘비위 정보’ ‘대상자 구분’ ‘대상자들의 청탁 행위’ ‘선거 자금’ 등 첩보 수집 정황을 알 수 있는 단어가 줄줄이 발견됐다. 그 밖에 각종 주민등록등본과 건물, 회사 등기부등본은 물론 “저는…” “…했습니다” 등 조사대상자의 진술 내용이 기록된 문서까지 포함돼 있었다.
폐기 문서에는 감찰1, 2팀 등 특별감찰관실 내부 조직과 직원 이름이 적힌 조직도도 있었다. 확인 결과 일부는 검찰, 경찰에서 파견한 직원과 동일했다.
특별감찰관실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타워8 빌딩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은 “이 건물에 입주한 사무실과 상가 등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모두 이 쓰레기장으로 모이는데, 매일 한 차례 트럭이 와 폐기장으로 실어간다”고 말했다.
본보는 이날 오후 복수의 특별감찰관실 직원에게 문서 폐기 사실을 물었으나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문서를 파쇄했다면 오타가 찍혔거나 연습용으로 작성한 문서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연습용으로 작성한 문서가 40∼50kg이나 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대규모로 문서를 폐기했다면 하드디스크 등 전자 자료, 휴대전화 기록 등을 폐기했을 가능성도 의심된다.
김동혁 hack@donga.com ·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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