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지옥훈련 ‘네발달린 병사’

등록 2005.08.23.
군견 ‘에소’가 교관의 명령에 따라 삼각장애물을 힘차게 뛰어넘고 있다.

‘우리를 단순한 개로 보지 마십시오. 언제라도 실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습니다.’

22일 오후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제3군견훈련소. 사흘 뒤 이라크 자이툰부대로 파견되는 셰퍼드 4마리가 트럭과 각종 장비, 시설물 주위를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현장 투입에 대비한 막바지 마무리 훈련이다.

여섯 살 난 수컷 ‘프리저’는 군용 트럭 밑 깊은 곳에 숨겨둔 C4 폭약을 찾아내는 데 단 2분이 걸렸다. 프리저는 잠시 고무공을 갖고 노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

제3군견훈련소는 육군의 2개 군견훈련소 중 하나. 1976년 창설된 이곳에서 현재 120여 마리가 훈련을 받고 있다. 해마다 70여 마리씩 2000여 마리의 군견이 배출됐다.

군견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장애물 통과를 비롯해 폭탄탐지, 헬기레펠(헬리콥터에서 줄 타고 내려오기) 등 현역 군인 못지않은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선발과정이 까다롭고 훈련과정이 혹독한 만큼 대우도 특별하다. 하지만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계급은 부여되지 않는다.

군견 양성은 종견(種犬) 육성에서 시작된다. 이곳 종견은 독일산 셰퍼드와 벨기에산 말리누아 두 종으로 수컷 8마리와 암컷 12마리.

4평 크기의 독방을 쓰고 러닝머신으로 운동을 한다. 훈련소는 이들의 몸값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10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낳은 새끼는 생후 45일이 되면 군견으로 등록되고 12주째에 ‘견번(犬番)’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모두 현장 투입용 군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혈통분석→외모와 훈련능력 검증→종합검진 등 3단계의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략 4마리 중 1마리만 정식 군견이 된다.

군인이 주특기가 있듯 군견은 수색견, 추적견, 경계견, 탐지견 등 4분야로 나뉜다. 생후 9∼12개월이 되면 심사를 거쳐 6개월간 기본교육을 거친 뒤 주특기별로 7개월 동안 훈련을 거듭한다.

수의관(소령)을 팀장으로 하는 의료진은 억대의 초음파 진단기, 혈액검사기, 심전도기 등 장병들이 쓸 수 없는 의료장비로 군견을 돌본다.

훈련소장 김노선(金魯先·43) 소령은 “군견이 유사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세심한 관리를 통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군견 ‘에소’가 교관의 명령에 따라 삼각장애물을 힘차게 뛰어넘고 있다.

‘우리를 단순한 개로 보지 마십시오. 언제라도 실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습니다.’

22일 오후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제3군견훈련소. 사흘 뒤 이라크 자이툰부대로 파견되는 셰퍼드 4마리가 트럭과 각종 장비, 시설물 주위를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현장 투입에 대비한 막바지 마무리 훈련이다.

여섯 살 난 수컷 ‘프리저’는 군용 트럭 밑 깊은 곳에 숨겨둔 C4 폭약을 찾아내는 데 단 2분이 걸렸다. 프리저는 잠시 고무공을 갖고 노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

제3군견훈련소는 육군의 2개 군견훈련소 중 하나. 1976년 창설된 이곳에서 현재 120여 마리가 훈련을 받고 있다. 해마다 70여 마리씩 2000여 마리의 군견이 배출됐다.

군견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장애물 통과를 비롯해 폭탄탐지, 헬기레펠(헬리콥터에서 줄 타고 내려오기) 등 현역 군인 못지않은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선발과정이 까다롭고 훈련과정이 혹독한 만큼 대우도 특별하다. 하지만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계급은 부여되지 않는다.

군견 양성은 종견(種犬) 육성에서 시작된다. 이곳 종견은 독일산 셰퍼드와 벨기에산 말리누아 두 종으로 수컷 8마리와 암컷 12마리.

4평 크기의 독방을 쓰고 러닝머신으로 운동을 한다. 훈련소는 이들의 몸값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10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낳은 새끼는 생후 45일이 되면 군견으로 등록되고 12주째에 ‘견번(犬番)’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모두 현장 투입용 군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혈통분석→외모와 훈련능력 검증→종합검진 등 3단계의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략 4마리 중 1마리만 정식 군견이 된다.

군인이 주특기가 있듯 군견은 수색견, 추적견, 경계견, 탐지견 등 4분야로 나뉜다. 생후 9∼12개월이 되면 심사를 거쳐 6개월간 기본교육을 거친 뒤 주특기별로 7개월 동안 훈련을 거듭한다.

수의관(소령)을 팀장으로 하는 의료진은 억대의 초음파 진단기, 혈액검사기, 심전도기 등 장병들이 쓸 수 없는 의료장비로 군견을 돌본다.

훈련소장 김노선(金魯先·43) 소령은 “군견이 유사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세심한 관리를 통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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