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관두고 애 낳으라고?…김순덕 논설위원

등록 2006.02.01.
정부가 1인 또는 2인 가구의 근로소득 추가공제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혼자 살거나 자녀가 없는 집은 물론, 맞벌이하는 가정도 세금을 많게는 70만원까지 더 내게 됐습니다.

세금은 국민들한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일러주는 인센티브의 역할도 하고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방침은 “세금 더 내기 싫으면 맞벌이 주부들은 직장 그만 두고 집에 가서 아이 더 낳아라”라고 떠미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출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문제가 왜 심각해졌는지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젊은 주부들이 아이를 안 낳거나, 낳더라도 하나만 갖는 이유는 사실 돈 문제가 큽니다. 특히 사교육비 부담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맞벌이를 하는 이유도 좀 더 벌어서, 내 자식한테는 좀더 잘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런 맞벌이 가정에 벌을 주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안 해도 될 일을 가리지 못하고, 무조건 일을 벌이는데 있습니다. 국방과 치안, 확고한 사법제도, 그리고 기업이 돈을 잘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입니다. 저출산 문제는 경제가 잘 돌아가고, 학교교육이 충실히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문제까지 해결하겠다고 일을 벌이니 공무원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공무원들 월급은 물론, 은퇴한 뒤의 연금까지도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나갑니다. 그러니 돈이 부족해지고 정부는 세금을 더 걷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누가 어느 정도의 돈을 버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 제대로 내는 국민은 절반 정도인데, 대부분 월급명세가 빤히 드러나는 봉급생활자입니다. 정부가 이런 월급쟁이들을 더 쥐어짜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직장 그만두고 아이나 많이 낳으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게 훨씬 나을 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안 해도 될 일까지 문어발처럼 손을 대면서, 국민들한테 세금 더 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작은 정부’그러면서도 유능한 정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쥐어짜기 세금정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정부가 1인 또는 2인 가구의 근로소득 추가공제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혼자 살거나 자녀가 없는 집은 물론, 맞벌이하는 가정도 세금을 많게는 70만원까지 더 내게 됐습니다.

세금은 국민들한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일러주는 인센티브의 역할도 하고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방침은 “세금 더 내기 싫으면 맞벌이 주부들은 직장 그만 두고 집에 가서 아이 더 낳아라”라고 떠미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출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문제가 왜 심각해졌는지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젊은 주부들이 아이를 안 낳거나, 낳더라도 하나만 갖는 이유는 사실 돈 문제가 큽니다. 특히 사교육비 부담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맞벌이를 하는 이유도 좀 더 벌어서, 내 자식한테는 좀더 잘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런 맞벌이 가정에 벌을 주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안 해도 될 일을 가리지 못하고, 무조건 일을 벌이는데 있습니다. 국방과 치안, 확고한 사법제도, 그리고 기업이 돈을 잘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입니다. 저출산 문제는 경제가 잘 돌아가고, 학교교육이 충실히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문제까지 해결하겠다고 일을 벌이니 공무원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공무원들 월급은 물론, 은퇴한 뒤의 연금까지도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나갑니다. 그러니 돈이 부족해지고 정부는 세금을 더 걷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누가 어느 정도의 돈을 버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 제대로 내는 국민은 절반 정도인데, 대부분 월급명세가 빤히 드러나는 봉급생활자입니다. 정부가 이런 월급쟁이들을 더 쥐어짜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직장 그만두고 아이나 많이 낳으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게 훨씬 나을 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안 해도 될 일까지 문어발처럼 손을 대면서, 국민들한테 세금 더 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작은 정부’그러면서도 유능한 정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쥐어짜기 세금정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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