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유시민…장관 인사시스템 정착단계-김동철 정치전문기자
등록 2006.02.07.그런 그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질의자료를 발굴하는 보좌관이 아니라 그가 집필한 책은 물론 각종 강연과 회의에서의 발언록, 세금납부 내역, 신상기록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훑어왔던 야당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장관 내정자의 자격으로였습니다.
6일부터 사흘간 5명의 장관 내정자와 경찰청장 내정자를 대상으로 열리고 있는 국회 인사청문회 중 언론이 가장 주목한 인사도 단연 그였습니다. 1월 초 노무현 대통령의 장관 내정 과정에서부터 여권 내부의 반발 기류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그는 청문회장에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출석해 일단 눈길을 끌었습니다.
2003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첫 등원과정에서의 ‘튀는 복장’과 이후 여러 현안에 대한 ‘튀는 발언’으로 각인돼 왔던 그는 이날 단정하게 손질한 머리에 얼굴 화장까지 한 모습으로 청문회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논리 싸움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던 그가 이날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꼬리를 내리는 때가 많았습니다. 의원들의 질책에 과거와 달리 ‘감사하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말을 듣겠다’ 는 등 대체로 겸손한 태도로 답변했습니다.
이를 보면서 청문회장 주변에서는 “장관 자리가 좋긴 좋은가 보다”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런 변신은 아마도 장관에 내정된 뒤 “장관이 됐으니 달라져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인 측면도 있겠지만 인사청문회 도입으로 달라진 장관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장관 발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절대적 권한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장관 내정 사실이 사전에 언론에 보도되면 내정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대통령의 ‘엄포’마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돼 모든 국무위원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면서 대통령의 이런 절대적 권한은 약화됐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는 국회 본회의 표결로 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달리 인준 절차 없이 정부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는 것으로 끝납니다. 따라서 도덕성이나 전문성에서 결정적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의 비판과 관계없이 장관 내정자를 그대로 장관에 임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유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를 임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나듯 장관 인사시스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태도가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김동철 정치전문기자 eastphil@donga.com
1988년 가을 지금은 총리가 된 이해찬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광주민주화운동특위 청문회를 위해 밤새워 일했습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은폐된 진실을 청문회를 통해 밝히기 위해 그는 노력했고 많은 자료를 발굴해 질의자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청문회에 증인으로 불려나온 인사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끝내 발포명령자가 누군지 등 핵심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채 청문회가 마무리되자 그는 강한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질의자료를 발굴하는 보좌관이 아니라 그가 집필한 책은 물론 각종 강연과 회의에서의 발언록, 세금납부 내역, 신상기록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훑어왔던 야당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장관 내정자의 자격으로였습니다.
6일부터 사흘간 5명의 장관 내정자와 경찰청장 내정자를 대상으로 열리고 있는 국회 인사청문회 중 언론이 가장 주목한 인사도 단연 그였습니다. 1월 초 노무현 대통령의 장관 내정 과정에서부터 여권 내부의 반발 기류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그는 청문회장에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출석해 일단 눈길을 끌었습니다.
2003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첫 등원과정에서의 ‘튀는 복장’과 이후 여러 현안에 대한 ‘튀는 발언’으로 각인돼 왔던 그는 이날 단정하게 손질한 머리에 얼굴 화장까지 한 모습으로 청문회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논리 싸움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던 그가 이날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꼬리를 내리는 때가 많았습니다. 의원들의 질책에 과거와 달리 ‘감사하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말을 듣겠다’ 는 등 대체로 겸손한 태도로 답변했습니다.
이를 보면서 청문회장 주변에서는 “장관 자리가 좋긴 좋은가 보다”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런 변신은 아마도 장관에 내정된 뒤 “장관이 됐으니 달라져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인 측면도 있겠지만 인사청문회 도입으로 달라진 장관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장관 발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절대적 권한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장관 내정 사실이 사전에 언론에 보도되면 내정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대통령의 ‘엄포’마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돼 모든 국무위원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면서 대통령의 이런 절대적 권한은 약화됐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는 국회 본회의 표결로 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달리 인준 절차 없이 정부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는 것으로 끝납니다. 따라서 도덕성이나 전문성에서 결정적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의 비판과 관계없이 장관 내정자를 그대로 장관에 임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유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를 임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나듯 장관 인사시스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태도가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김동철 정치전문기자 eastph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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