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수구본색’ 고질병 또 도졌다

등록 2006.07.03.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한나라당의 고질병이 다시 도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당을 개혁하느니, 문호를 열어 외부인재를 영입하느니 부산을 떨다가 조금만 상황이 호전되면 수구(守舊)에 안주하는 행태가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질의에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에 문제가 많다며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사업이) 다 뒤집히고, 다 감옥 간다”고 발언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오만에 빠진 한나라당의 모습을 대변한 장면입니다.

오죽하면 선거패배로 코가 빠져 있는 열린우리당 쪽에서 “이런 실수가 몇 번만 나와 주면 상황이 반전될 텐데”라는 기대감어린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내달로 예정된 전당대회 경선도 당개혁논의는 실종된 채 후보 간 인신공격과 야합설만 무성합니다. 8명의 후보가 출마한 당권레이스는 “누구는 특정세력과 가깝다”“대통령 나오려다 안 되니 얍삽하게 당권에 도전한다”는 등 진흙탕 싸움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김덕룡 의원은 부인이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정계은퇴의사를 비쳤다가 최근 “대선에서 할 일이 있다”며 최근 말을 바꿨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1000여억 원을 받아 불법선거자금으로 쓴 강삼재 전 의원은 재 보선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하자 “당이 내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탈당했습니다.

내달 실시될 4개 지역 재 보선 후보도 참신한 인재 영입을 위해 애쓴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옮겨오거나 한물간 정치인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밥에 그 나물’이란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5·31 지방선거후 여론조사에서 80%에 가까운 응답자는 ‘여당의 실정’을 한나라당에 표를 찍은 이유로 들었습니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도 마음에 안들지만 눈 질끈 감고 2번만 찍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데도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2002년 대선 패배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느낌입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기득권에 안주하는 수구야당이 아니라 자기혁신을 통해 국정을 이끌 청사진을 보여주는 책임있는 수권야당의 모습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야 말로 한나라당이 창당의 각오로 당을 혁신시켜야 할 때입니다. 국민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제 밥그릇 싸움에 몰두해서는 자멸의 길이 기다릴 뿐입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수구적 행태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한나라당의 고질병이 다시 도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당을 개혁하느니, 문호를 열어 외부인재를 영입하느니 부산을 떨다가 조금만 상황이 호전되면 수구(守舊)에 안주하는 행태가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질의에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에 문제가 많다며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사업이) 다 뒤집히고, 다 감옥 간다”고 발언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오만에 빠진 한나라당의 모습을 대변한 장면입니다.

오죽하면 선거패배로 코가 빠져 있는 열린우리당 쪽에서 “이런 실수가 몇 번만 나와 주면 상황이 반전될 텐데”라는 기대감어린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내달로 예정된 전당대회 경선도 당개혁논의는 실종된 채 후보 간 인신공격과 야합설만 무성합니다. 8명의 후보가 출마한 당권레이스는 “누구는 특정세력과 가깝다”“대통령 나오려다 안 되니 얍삽하게 당권에 도전한다”는 등 진흙탕 싸움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김덕룡 의원은 부인이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정계은퇴의사를 비쳤다가 최근 “대선에서 할 일이 있다”며 최근 말을 바꿨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1000여억 원을 받아 불법선거자금으로 쓴 강삼재 전 의원은 재 보선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하자 “당이 내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탈당했습니다.

내달 실시될 4개 지역 재 보선 후보도 참신한 인재 영입을 위해 애쓴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옮겨오거나 한물간 정치인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밥에 그 나물’이란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5·31 지방선거후 여론조사에서 80%에 가까운 응답자는 ‘여당의 실정’을 한나라당에 표를 찍은 이유로 들었습니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도 마음에 안들지만 눈 질끈 감고 2번만 찍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데도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2002년 대선 패배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느낌입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기득권에 안주하는 수구야당이 아니라 자기혁신을 통해 국정을 이끌 청사진을 보여주는 책임있는 수권야당의 모습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야 말로 한나라당이 창당의 각오로 당을 혁신시켜야 할 때입니다. 국민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제 밥그릇 싸움에 몰두해서는 자멸의 길이 기다릴 뿐입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수구적 행태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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