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미국 뺨 때려 준’ 작전권 환수 요구
등록 2006.07.21.이에 대해 ‘군사주권’을 강조하며 작전권 환수 필요성을 강조해온 우리정부는 “2010년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당황해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세 좋게 요구할 때와는 전혀 딴판입니다.
작전통제권 환수는 감정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반도 유사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총체적인 안보청사진을 전제로 논의해야 하는 사안인 것입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한미가 각각 독자사령부를 구성해야 하는 데 한국은 무슨 대응책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진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미국 도움없이 우리는 독자적인 대북 정보수집과 작전을 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북(對北) 전략정보의 100%, 신호와 영상정보의 90% 이상은 미국이 스파이 위성이나 고공정찰기를 통해 수집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최대 위협이라고 평가되는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조기타격하고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미국의 첨단 탐지 요격기술과 정보제공이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151조원이 투입될 중기국방계획이 2011년 끝나기 전까지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아예 어렵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들의 실토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작전통제권을 돌려받으면 장기적으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이유도 없어집니다. 설사 계속 주둔을 한다고 해도 주한미군은 위치가 격하돼 주일미군사령부의 지휘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부터 해외주둔 미군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해외미군재배치 구상아래 전면적인 기지 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도 북의 장사정포 사정권에서 벗어나 전쟁이 발생하면 자동 개입하는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더 이상 않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노 정부의 ‘자주국방’ 구호는 울고 싶은 미국의 뺨을 때려준 셈인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 미일 군사동맹강화 움직임을 보면 6.25전쟁 발발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애치슨 라인(동아시아 군사방위선에서 한반도를 제외시킨 딘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의 구상)’이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 속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한다는 옛 속담이 생각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이달 13,14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2012년을 잠정목표로 잡은 전시(戰時)작전통제권 반환시기를 ‘2010년 이전’으로 앞당기겠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군사주권’을 강조하며 작전권 환수 필요성을 강조해온 우리정부는 “2010년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당황해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세 좋게 요구할 때와는 전혀 딴판입니다.
작전통제권 환수는 감정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반도 유사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총체적인 안보청사진을 전제로 논의해야 하는 사안인 것입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한미가 각각 독자사령부를 구성해야 하는 데 한국은 무슨 대응책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진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미국 도움없이 우리는 독자적인 대북 정보수집과 작전을 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북(對北) 전략정보의 100%, 신호와 영상정보의 90% 이상은 미국이 스파이 위성이나 고공정찰기를 통해 수집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최대 위협이라고 평가되는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조기타격하고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미국의 첨단 탐지 요격기술과 정보제공이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151조원이 투입될 중기국방계획이 2011년 끝나기 전까지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아예 어렵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들의 실토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작전통제권을 돌려받으면 장기적으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이유도 없어집니다. 설사 계속 주둔을 한다고 해도 주한미군은 위치가 격하돼 주일미군사령부의 지휘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부터 해외주둔 미군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해외미군재배치 구상아래 전면적인 기지 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도 북의 장사정포 사정권에서 벗어나 전쟁이 발생하면 자동 개입하는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더 이상 않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노 정부의 ‘자주국방’ 구호는 울고 싶은 미국의 뺨을 때려준 셈인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 미일 군사동맹강화 움직임을 보면 6.25전쟁 발발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애치슨 라인(동아시아 군사방위선에서 한반도를 제외시킨 딘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의 구상)’이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 속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한다는 옛 속담이 생각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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