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국의 온정 평생 간직할게요”

등록 2006.08.07.
“경찰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국에 있는 부모님이 알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6일 충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결혼 이민자인 필리핀 출신 여성 람파티 에이 리오다에(31) 씨의 감사편지가 실렸다.

리오다에 씨는 2000년 충남 아산시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황태호(39) 씨와 결혼한 뒤 두 자녀를 낳고 살던 중 2003년부터 극심한 척추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거동이 급격히 불편해지기 시작했지만 가정 형편상 진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올해 5월 충남경찰청 산하 외국인인권보호센터(아산 소재)와 순천향대병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외국인 근로자와 이민자 무료 진료를 받고서야 척추가 점차 굽어 가는 척추측만증이 통증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수술비와 치료비가 1000만 원이 넘는다는 말에 그대로 허리를 감싸 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김정식 충남경찰청장은 고향 후배인 경희대부속 동서신의학병원 김기택(50·정형외과 척추센터장) 교수에게 “한국인과 결혼해 이민 왔으면 우리 국민 아니냐”며 도움을 청했다.

김 교수에게서 사정을 들은 병원 측도 “인도적 차원에서 외면할 수 없고 민간 외교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며 무료 수술을 흔쾌히 약속했다.

리오다에 씨는 지난달 18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뒤 4일 퇴원해 통원치료 중이다. 김 교수는 “척추측만증이 어릴 때부터 진행돼 수술 직전에는 90도로 급격히 굽은 상태였다”며 “방치했다면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도 답신을 보냈다.

“수술이 성공적이라니 저의 허리가 펴진 것 같습니다. 타국 생활의 힘든 처지를 잘 헤아린 부하 직원과 병원의 덕분입니다.”

한편 충남경찰청이 4월 전국 처음으로 세운 외국인인권보호센터는 그동안 57건의 외국인 폭행 및 체불임금 사건을 해결해 ‘외국인 인권지킴이’로 떠올랐다. 경찰청은 이를 벤치마킹한 센터를 전국 8개 경찰서에도 설치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경찰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국에 있는 부모님이 알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6일 충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결혼 이민자인 필리핀 출신 여성 람파티 에이 리오다에(31) 씨의 감사편지가 실렸다.

리오다에 씨는 2000년 충남 아산시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황태호(39) 씨와 결혼한 뒤 두 자녀를 낳고 살던 중 2003년부터 극심한 척추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거동이 급격히 불편해지기 시작했지만 가정 형편상 진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올해 5월 충남경찰청 산하 외국인인권보호센터(아산 소재)와 순천향대병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외국인 근로자와 이민자 무료 진료를 받고서야 척추가 점차 굽어 가는 척추측만증이 통증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수술비와 치료비가 1000만 원이 넘는다는 말에 그대로 허리를 감싸 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김정식 충남경찰청장은 고향 후배인 경희대부속 동서신의학병원 김기택(50·정형외과 척추센터장) 교수에게 “한국인과 결혼해 이민 왔으면 우리 국민 아니냐”며 도움을 청했다.

김 교수에게서 사정을 들은 병원 측도 “인도적 차원에서 외면할 수 없고 민간 외교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며 무료 수술을 흔쾌히 약속했다.

리오다에 씨는 지난달 18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뒤 4일 퇴원해 통원치료 중이다. 김 교수는 “척추측만증이 어릴 때부터 진행돼 수술 직전에는 90도로 급격히 굽은 상태였다”며 “방치했다면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도 답신을 보냈다.

“수술이 성공적이라니 저의 허리가 펴진 것 같습니다. 타국 생활의 힘든 처지를 잘 헤아린 부하 직원과 병원의 덕분입니다.”

한편 충남경찰청이 4월 전국 처음으로 세운 외국인인권보호센터는 그동안 57건의 외국인 폭행 및 체불임금 사건을 해결해 ‘외국인 인권지킴이’로 떠올랐다. 경찰청은 이를 벤치마킹한 센터를 전국 8개 경찰서에도 설치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