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팀 만든다고, 정권 재창출 되나요

등록 2006.08.30.
지난 주 노무현 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1년6개월 만에 정무팀을 부활시키고 정태호 대변인을 정무비서관에 임명한 것입니다.

기획조정비서관의 명칭도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바꾸고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특보를 수장으로 한 정무특보단도 구성할 것이라고 합니다.

노 대통령은 2004년5월 정무수석비서관 자리를 폐지한 데 이어 작년 2월에는 정무비서관자리마저 없애 명실상부하게 청와대의 ‘탈(脫)정치화’를 이루었습니다. 취임이후 줄곧 ‘당정분리’를 강조했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노 대통령이 ‘노무현 정치’에 대한 의지를 최근 들어 부쩍 드러내더니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 정무팀 부활인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8월 들어서만 6차례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하면서 여당과의 접촉면을 넓혀 왔습니다. “임기 후 백의종군을 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당청갈등은 백해무익하다”고 호소형 발언을 하더니 최근에는 “다음 대선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면 감당하겠다”며 ‘나를 밟고 넘어가라’는 식의 발언까지 했습니다. 올 연초까지만 해도 탈당고려를 시사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인 셈입니다.

청와대는 “후반기 국정관리를 위한 당정협조 강화차원의 조치”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러나는 예후(豫後)들을 보면 노 대통령의 행보에는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이달 초 여당지도부와의 회동 때 ‘외부선장론’을 강조한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대선후보 선출에도 간접적으로 간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말로도 들릴만한 발언입니다.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안희정 신계륜씨의 경우도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386 참모그룹에서는 여전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느냐의 기준은 5년간 국정운영에 성공했느냐의 여부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바다이야기’로 서민들의 분노가 증폭되는 와중에 정무팀을 부활시킨 노 대통령의 속내가 정말 정권재창출을 겨냥한 것이라면 이는 한번 더 대 국민 사기극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국민에게 비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설사 당정관계회복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현재의 당정갈등은 바로 노 대통령의 일방행보에 따른 ‘소통의 부재’가 원인이지 정무팀 부재 때문은 아닙니다. 더욱이 정무팀 부활이 대통령의 의중을 국회에서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결과로 나타날 경우 국정파탄만 심화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지난 주 노무현 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1년6개월 만에 정무팀을 부활시키고 정태호 대변인을 정무비서관에 임명한 것입니다.

기획조정비서관의 명칭도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바꾸고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특보를 수장으로 한 정무특보단도 구성할 것이라고 합니다.

노 대통령은 2004년5월 정무수석비서관 자리를 폐지한 데 이어 작년 2월에는 정무비서관자리마저 없애 명실상부하게 청와대의 ‘탈(脫)정치화’를 이루었습니다. 취임이후 줄곧 ‘당정분리’를 강조했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노 대통령이 ‘노무현 정치’에 대한 의지를 최근 들어 부쩍 드러내더니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 정무팀 부활인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8월 들어서만 6차례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하면서 여당과의 접촉면을 넓혀 왔습니다. “임기 후 백의종군을 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당청갈등은 백해무익하다”고 호소형 발언을 하더니 최근에는 “다음 대선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면 감당하겠다”며 ‘나를 밟고 넘어가라’는 식의 발언까지 했습니다. 올 연초까지만 해도 탈당고려를 시사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인 셈입니다.

청와대는 “후반기 국정관리를 위한 당정협조 강화차원의 조치”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러나는 예후(豫後)들을 보면 노 대통령의 행보에는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이달 초 여당지도부와의 회동 때 ‘외부선장론’을 강조한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대선후보 선출에도 간접적으로 간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말로도 들릴만한 발언입니다.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안희정 신계륜씨의 경우도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386 참모그룹에서는 여전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느냐의 기준은 5년간 국정운영에 성공했느냐의 여부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바다이야기’로 서민들의 분노가 증폭되는 와중에 정무팀을 부활시킨 노 대통령의 속내가 정말 정권재창출을 겨냥한 것이라면 이는 한번 더 대 국민 사기극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국민에게 비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설사 당정관계회복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현재의 당정갈등은 바로 노 대통령의 일방행보에 따른 ‘소통의 부재’가 원인이지 정무팀 부재 때문은 아닙니다. 더욱이 정무팀 부활이 대통령의 의중을 국회에서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결과로 나타날 경우 국정파탄만 심화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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