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SOS 신호, 흘려듣지 말아야

등록 2006.09.25.
‘인문학 위기’를 알리는 구조 신호가 대학 내부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이 ‘인문학 선언’을 내놓은 것은 9월 15일입니다.

교수들은 인문학이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 알렸습니다.

이번에는 전국 80여개 인문대 학장들이 나섰습니다. 학장들은 26일 이화여대에서 ‘인문학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이들은 인문학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인문학은 흔히 문학, 사학, 철학을 의미하는 ‘문 사 철’로 불립니다. 오랫동안 인류의 정신세계에서 밑바탕이 되었던 기초학문입니다.

하지만 대학 사회에선 기피 학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전공자가 줄어들고 문을 닫는 학과가 늘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취업난입니다.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더구나 기업들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전공을 선호합니다.

인문학처럼 실용학문이 아닌 분야는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취업이 힘든 인문학을 기피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따지는 사회풍조입니다. 선진국의 최고경영자 중에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기업도 긴 안목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인재가 꼭 필요합니다. 인문학 전공자들의 극심한 취업난은 우리 사회가 단기적 이익 추구에 급급함을 보여줍니다.

세 번째 이유는 인문학자들이 외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입니다. 인문학이 대학의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지 않고 외부와 소통에 공을 들였어야 하는데 우리 인문학계는 이에 소홀했던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소설 ‘다빈치 코드’는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우리는 이런 작품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공계 위기’는 대중들에게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반면에 ‘인문학 위기’는 반향이 적습니다.

그러나 인문학이 기초학문으로서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입니다. 인문학이 빈사상태에 빠지면 다른 학문도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풍부한 인문학적 바탕 위에 실용학문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자들이 보내는 ‘SOS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됩니다. 지난해 정부가 인문학 분야에 지원한 액수는 전체 지원액의 1%도 안 되는 500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번 기회에 인문학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인문학 위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인문학 위기’를 알리는 구조 신호가 대학 내부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이 ‘인문학 선언’을 내놓은 것은 9월 15일입니다.

교수들은 인문학이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 알렸습니다.

이번에는 전국 80여개 인문대 학장들이 나섰습니다. 학장들은 26일 이화여대에서 ‘인문학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이들은 인문학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인문학은 흔히 문학, 사학, 철학을 의미하는 ‘문 사 철’로 불립니다. 오랫동안 인류의 정신세계에서 밑바탕이 되었던 기초학문입니다.

하지만 대학 사회에선 기피 학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전공자가 줄어들고 문을 닫는 학과가 늘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취업난입니다.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더구나 기업들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전공을 선호합니다.

인문학처럼 실용학문이 아닌 분야는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취업이 힘든 인문학을 기피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따지는 사회풍조입니다. 선진국의 최고경영자 중에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기업도 긴 안목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인재가 꼭 필요합니다. 인문학 전공자들의 극심한 취업난은 우리 사회가 단기적 이익 추구에 급급함을 보여줍니다.

세 번째 이유는 인문학자들이 외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입니다. 인문학이 대학의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지 않고 외부와 소통에 공을 들였어야 하는데 우리 인문학계는 이에 소홀했던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소설 ‘다빈치 코드’는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우리는 이런 작품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공계 위기’는 대중들에게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반면에 ‘인문학 위기’는 반향이 적습니다.

그러나 인문학이 기초학문으로서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입니다. 인문학이 빈사상태에 빠지면 다른 학문도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풍부한 인문학적 바탕 위에 실용학문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자들이 보내는 ‘SOS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됩니다. 지난해 정부가 인문학 분야에 지원한 액수는 전체 지원액의 1%도 안 되는 500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번 기회에 인문학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인문학 위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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