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등록 2006.10.25.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종석 통일장관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다음달 초 외교 안보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위야 어떻든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 마당에 당사자들인들 더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이 자리를 통해 외교안보팀을 좀더 유능하고 균형 잡힌 인물들로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어떤 정권에서도 외교안보 각료들은 이념과 정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라도 새 외교안보팀 인선 과정에서 이를 염두에 뒀으면 좋겠습니다. 외교 안보는 상대국가가 있습니다.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국가들과도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국가는 역시 미국입니다. 미국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이 어떻게 해서 유엔 사무총장이 됐습니까. 미국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부시 대통령부터 밀었기 때문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의 강도를 낮추는 문제도 일단 미국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이 있어야 설득이라도 해볼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과의 무력 충돌 위험 때문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적극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일단은 미국을 설득해서 동의를 얻어내야 할 것 아닙니까. ‘친미 사대주의’라고 해도 별수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이 정권 사람들이 그렇게도 염원하는 ‘북미 간 직접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인물을 고르려면 코드나 평소의 친소관계도 버려야 합니다. 함께 일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익숙한 인물만을 골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코드 인사’의 고통을 지금 4800만 국민이 겪고 있지 않습니까.

다음달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선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미국 내에선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하는 여론이 힘을 얻을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도 이를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현재의 ‘대결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노 정권으로서는 상황 반전(反轉)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그 바탕 위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유리한 상황이 왔을 때 누가 우리의 외교안보팀의 수장이 돼 ‘대화 분위기’를 살려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을 잘 아는 능력 있는 인물에게 그런 소임을 맡겨야 합니다. 지금의 외교안보 장관들을 그대로 두고 서로 자리만 바꿔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입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종석 통일장관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다음달 초 외교 안보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위야 어떻든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 마당에 당사자들인들 더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이 자리를 통해 외교안보팀을 좀더 유능하고 균형 잡힌 인물들로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어떤 정권에서도 외교안보 각료들은 이념과 정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라도 새 외교안보팀 인선 과정에서 이를 염두에 뒀으면 좋겠습니다. 외교 안보는 상대국가가 있습니다.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국가들과도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국가는 역시 미국입니다. 미국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이 어떻게 해서 유엔 사무총장이 됐습니까. 미국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부시 대통령부터 밀었기 때문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의 강도를 낮추는 문제도 일단 미국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이 있어야 설득이라도 해볼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과의 무력 충돌 위험 때문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적극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일단은 미국을 설득해서 동의를 얻어내야 할 것 아닙니까. ‘친미 사대주의’라고 해도 별수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이 정권 사람들이 그렇게도 염원하는 ‘북미 간 직접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인물을 고르려면 코드나 평소의 친소관계도 버려야 합니다. 함께 일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익숙한 인물만을 골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코드 인사’의 고통을 지금 4800만 국민이 겪고 있지 않습니까.

다음달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선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미국 내에선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하는 여론이 힘을 얻을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도 이를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현재의 ‘대결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노 정권으로서는 상황 반전(反轉)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그 바탕 위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유리한 상황이 왔을 때 누가 우리의 외교안보팀의 수장이 돼 ‘대화 분위기’를 살려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을 잘 아는 능력 있는 인물에게 그런 소임을 맡겨야 합니다. 지금의 외교안보 장관들을 그대로 두고 서로 자리만 바꿔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입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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