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건교부장관의 아군진지 폭격
등록 2006.10.27.과거 일산 분당은 물론이고 신도시 개발 계획은 정부간 협의는 물론이고 전문가 의견수렴 도 거쳐 투기대책까지 덧붙여서 발표됐습니다. 그래도 투기는 일어나 말썽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추 장관이 내놓은 신도시 계획이 시장을 대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이번 불쑥 발표가 최근 집값 상승세를 가라앉히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추 장관이 그동안 8.31 부동산 대책 등의 효과를 부풀려 이야기한 대목을 보면 이번 소동이 고위 정책 당국자의 선의에서 시작된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는 주택공급 확대에는 미적거리면서 “집값 떨어질 것”이라거나 “시장에서 정책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23일에도 “지금 집 사지 말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정부를 믿으면 정책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를 믿고 따르는 것이 나라에도 좋고 국민에도 좋다는 것을 경험시켜준 사례가 얼마나 됩니까. 주택시장은 정부의 장담과 거꾸로 움직인 사례가 훨씬 더 많습니다. 국민이 청개구리라서 문제가 생긴 걸까요, 아니면 장관이 시장을 거스르고 무리한 대책을 남발한 때문입니까.
주택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은 시장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하며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까지 치밀하게 고려하고 말 한마디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게다가 지금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한다면서 유례없는 규제법과 ‘세금 폭탄’을 운영중입니다.
전쟁 사령관이 엄청난 ‘말 폭탄’으로 아군 진지를 쑥밭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사령관이 적군을 폭격하려 했을 것’이라며 선의로 해석한다는 것은 코미디도 아닙니다.
게다가 추 장관의 정책혼선이 한 두 번입니까. 17대 총선 낙선 뒤 작년 4월 내각에 들어간 추 장관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다가 대통령이 찬성하니까 허겁지겁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판교 신도시 분양은 땜질로 얼룩지게 만들었습니다. 아파트 등의 발코니를 허용하느니 마느니 해서 주민들 속을 썩인 기억이 생생합니다. 주택정책이야말로 질이 높아져야 합니다. 국민이 언제까지 이런 정책당국자에게 시달려야 합니까.
오늘 오전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추 장관은 “속이 탄다”며 연신 물을 들이켰습니다. 자신이 국민 속을 엄청 태운 것은 잘 모를 겁니다. 회의장엔 기자들이 몰려와 신도시 건설 계획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장관들이 어떤 발언을 하는지를 취재 중이었습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런 추 장관에게 “오늘 회의는 아주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오락가락 좌충우돌 경제팀의 농담이 처량합니다. 지금까지 추병직 장관의 신도시 발언 파문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23일 졸속 발표한 수도권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 내용은 재정경제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사전 조율도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과거 일산 분당은 물론이고 신도시 개발 계획은 정부간 협의는 물론이고 전문가 의견수렴 도 거쳐 투기대책까지 덧붙여서 발표됐습니다. 그래도 투기는 일어나 말썽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추 장관이 내놓은 신도시 계획이 시장을 대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이번 불쑥 발표가 최근 집값 상승세를 가라앉히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추 장관이 그동안 8.31 부동산 대책 등의 효과를 부풀려 이야기한 대목을 보면 이번 소동이 고위 정책 당국자의 선의에서 시작된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는 주택공급 확대에는 미적거리면서 “집값 떨어질 것”이라거나 “시장에서 정책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23일에도 “지금 집 사지 말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정부를 믿으면 정책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를 믿고 따르는 것이 나라에도 좋고 국민에도 좋다는 것을 경험시켜준 사례가 얼마나 됩니까. 주택시장은 정부의 장담과 거꾸로 움직인 사례가 훨씬 더 많습니다. 국민이 청개구리라서 문제가 생긴 걸까요, 아니면 장관이 시장을 거스르고 무리한 대책을 남발한 때문입니까.
주택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은 시장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하며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까지 치밀하게 고려하고 말 한마디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게다가 지금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한다면서 유례없는 규제법과 ‘세금 폭탄’을 운영중입니다.
전쟁 사령관이 엄청난 ‘말 폭탄’으로 아군 진지를 쑥밭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사령관이 적군을 폭격하려 했을 것’이라며 선의로 해석한다는 것은 코미디도 아닙니다.
게다가 추 장관의 정책혼선이 한 두 번입니까. 17대 총선 낙선 뒤 작년 4월 내각에 들어간 추 장관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다가 대통령이 찬성하니까 허겁지겁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판교 신도시 분양은 땜질로 얼룩지게 만들었습니다. 아파트 등의 발코니를 허용하느니 마느니 해서 주민들 속을 썩인 기억이 생생합니다. 주택정책이야말로 질이 높아져야 합니다. 국민이 언제까지 이런 정책당국자에게 시달려야 합니까.
오늘 오전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추 장관은 “속이 탄다”며 연신 물을 들이켰습니다. 자신이 국민 속을 엄청 태운 것은 잘 모를 겁니다. 회의장엔 기자들이 몰려와 신도시 건설 계획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장관들이 어떤 발언을 하는지를 취재 중이었습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런 추 장관에게 “오늘 회의는 아주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오락가락 좌충우돌 경제팀의 농담이 처량합니다. 지금까지 추병직 장관의 신도시 발언 파문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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