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집값, 시장 원리로 풀어야

등록 2006.11.01.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던 과거와는 달리, 수도권 전역에 걸쳐 폭넓게 오르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집값 상승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판교신도시 추첨 이후입니다. 아파트 청약에서 떨어진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적극 나섰습니다.

판교에 이어 은평 뉴타운에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 값이 높아지자, 청약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실망감이 컸습니다.

가장 큰 상승 원인은 역시 집값에 대한 불안 심리입니다. 정부는 “조금만 기다리면 집값이 잡힌다”고 말해왔습니다. 이 말만 믿고 기다려온 수요자들이 최근 집값 동향을 보고 불안해진 것입니다.

정부는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을 써서 규제 정책을 펴 왔으나 집값은 오르기만 했습니다.

평균적인 근로자가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68년 이상을 계속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뒤늦게 공급 확대 방침을 들고 나왔으나 무주택자에게 믿음을 주기엔 역부족이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신도시 계획을 섣불리 발표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불쑥 신도시 얘기를 꺼낸 과정도 미숙했고 곧바로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추 장관의 경솔한 행동은 문책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신도시가 발표될 경우 주변의 투기 열풍은 어차피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그의 퇴진 여부가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정부가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낸 것은 바른 방향입니다. 주거 환경이 좋은 곳에서, 보다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주거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욕구를 정밀하게 파악해 반영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무조건 주택을 많이 지으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강남 수준의 주거지를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어설픈 공급 대책은 오히려 기존 인기 지역의 희소가치를 높여 집값을 더욱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신도시를 만들 수도 있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정책의 일대 전환이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던 과거와는 달리, 수도권 전역에 걸쳐 폭넓게 오르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집값 상승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판교신도시 추첨 이후입니다. 아파트 청약에서 떨어진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적극 나섰습니다.

판교에 이어 은평 뉴타운에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 값이 높아지자, 청약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실망감이 컸습니다.

가장 큰 상승 원인은 역시 집값에 대한 불안 심리입니다. 정부는 “조금만 기다리면 집값이 잡힌다”고 말해왔습니다. 이 말만 믿고 기다려온 수요자들이 최근 집값 동향을 보고 불안해진 것입니다.

정부는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을 써서 규제 정책을 펴 왔으나 집값은 오르기만 했습니다.

평균적인 근로자가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68년 이상을 계속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뒤늦게 공급 확대 방침을 들고 나왔으나 무주택자에게 믿음을 주기엔 역부족이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신도시 계획을 섣불리 발표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불쑥 신도시 얘기를 꺼낸 과정도 미숙했고 곧바로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추 장관의 경솔한 행동은 문책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신도시가 발표될 경우 주변의 투기 열풍은 어차피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그의 퇴진 여부가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정부가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낸 것은 바른 방향입니다. 주거 환경이 좋은 곳에서, 보다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주거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욕구를 정밀하게 파악해 반영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무조건 주택을 많이 지으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강남 수준의 주거지를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어설픈 공급 대책은 오히려 기존 인기 지역의 희소가치를 높여 집값을 더욱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신도시를 만들 수도 있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정책의 일대 전환이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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