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이명박의 友軍인가?

등록 2006.12.15.
열린우리당이 ‘이명박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13일 당사 회의장에 이 전 서울시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사진을 내걸고 “이 전 시장이 박정희 신드롬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던 열린우리당은 14일에도 공격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민병두 당 홍보기획원장은 14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이 전 시장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 전 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병에 기초한 선거 전략을 공공연히 구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독일에 갔을 때도 선글래스를 꼈고, 얼마전 박 대통령의 생가에 가서도 선글래스를 끼고,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랑스러워했다”고 공격한 것입니다.

민 위원장은 “앞으로 매주 한 건씩 한나라당 후보들을 검증하겠다”고 했습니다. 말이 검증이지 매주 한 건 씩 터뜨리겠다는 것이겠지요. 특히 이 전 시장이 주 타깃이 될 것입니다. 열린우리당도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겠지만 저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봅니다.

첫째, 이 전 시장의 입지 구축을 크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 전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 후보로서의 그의 대표성을 인정한다는 얘기이니 한나라당 경선 선거운동을 열린우리당이 해주는 꼴입니다. 경선하기도 전에 ‘이명박 대 열린우리당’으로 전선이 구축된다면 박근혜나 손학규 후보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이명박과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확고히 섰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이 전 시장의 맷집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또는 ‘잔매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이 전 시장을 집요하게 공격하면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 전 시장에게 매일 흑색선전 면역주사를 놓아주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폭로 전문가인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은 일찍이 “폭로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만 ‘폭로’란 그런 식으로 찔끔찔끔 하는 게 아닙니다. 결정적일 때 터뜨려야지 매일 하는 폭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당장 국민들부터가 “또 그 소리야”하는 짜증스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무슨 비장의 카드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다 소진해버린다면 효과적인 전술은 아닐 것입니다.

셋째, 열린우리당의 도덕성이 크게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명색이 개혁과 도덕성을 내세우는 집권당이 선거가 1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니 양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모두 고개를 돌릴 것입니다. 야당이 흑색선전으로 나와도 못하게 말려야 할 집권당 아닙니까. 흑색선전, 그것도 야비하게 전직 대통령과 결부시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앞으로 여당 후보가 결정되고 야당이 이런 식의 흑색선전으로 나온다면 뭐라고 반박하겠습니까.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열린우리당이 ‘이명박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13일 당사 회의장에 이 전 서울시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사진을 내걸고 “이 전 시장이 박정희 신드롬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던 열린우리당은 14일에도 공격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민병두 당 홍보기획원장은 14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이 전 시장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 전 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병에 기초한 선거 전략을 공공연히 구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독일에 갔을 때도 선글래스를 꼈고, 얼마전 박 대통령의 생가에 가서도 선글래스를 끼고,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랑스러워했다”고 공격한 것입니다.

민 위원장은 “앞으로 매주 한 건씩 한나라당 후보들을 검증하겠다”고 했습니다. 말이 검증이지 매주 한 건 씩 터뜨리겠다는 것이겠지요. 특히 이 전 시장이 주 타깃이 될 것입니다. 열린우리당도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겠지만 저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봅니다.

첫째, 이 전 시장의 입지 구축을 크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 전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 후보로서의 그의 대표성을 인정한다는 얘기이니 한나라당 경선 선거운동을 열린우리당이 해주는 꼴입니다. 경선하기도 전에 ‘이명박 대 열린우리당’으로 전선이 구축된다면 박근혜나 손학규 후보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이명박과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확고히 섰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이 전 시장의 맷집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또는 ‘잔매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이 전 시장을 집요하게 공격하면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 전 시장에게 매일 흑색선전 면역주사를 놓아주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폭로 전문가인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은 일찍이 “폭로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만 ‘폭로’란 그런 식으로 찔끔찔끔 하는 게 아닙니다. 결정적일 때 터뜨려야지 매일 하는 폭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당장 국민들부터가 “또 그 소리야”하는 짜증스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무슨 비장의 카드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다 소진해버린다면 효과적인 전술은 아닐 것입니다.

셋째, 열린우리당의 도덕성이 크게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명색이 개혁과 도덕성을 내세우는 집권당이 선거가 1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니 양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모두 고개를 돌릴 것입니다. 야당이 흑색선전으로 나와도 못하게 말려야 할 집권당 아닙니까. 흑색선전, 그것도 야비하게 전직 대통령과 결부시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앞으로 여당 후보가 결정되고 야당이 이런 식의 흑색선전으로 나온다면 뭐라고 반박하겠습니까.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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