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안 만드는 게 낫다?

등록 2006.12.29.
새로 만들어지는 광화문 광장의 설계가 확정됐습니다. 광화문에서 세종로 네거리에 이르는 도로 중앙이 2008년까지 대형 광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광장은 폭 27m, 길이 500m 규모로 넓이로 치면 4000평에 해당됩니다. 자동차 차선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을 대표하는 거리인 광화문의 풍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집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도심에 대형 광장을 두고 있습니다.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과 파리의 콩코르도 광장은 한국 사람들도 자주 찾는 관광 명소입니다.

서울은 600년 전에 만들어진 역사 도시이지만 도심에 광장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을 계기로 도심에 대형 광장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서울시청 앞에 서울광장과 숭례문 주변의 숭례문광장이 조성되어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은 그 완결 편에 해당됩니다.

광화문 광장은 두 광장과 바로 연결됩니다. 시민들은 광화문을 출발해 청계천과 시청을 지나 숭례문까지 쉽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중간에 길이 끊기는가 하면 지하보도를 지나야 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등장은 이 거리의 주인이 자동차로부터 보행자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보행자가 우선이고 자동차 통행은 그 다음입니다.

큰 변화입니다. 서울의 거리는 하나같이 자동차 위주입니다. 보행자들은 거리를 지나면서 자동차 피해 다니기에 바쁩니다. 마음 편하게 도시를 걸을 권리는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고정 관념이 서울 도심에서 깨지게 된 것입니다.

광화문 광장이 완성되면 서울도 광장다운 광장을 갖게 됩니다. 선진국의 도심 광장은 우리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녹색의 드넓은 광장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각박한 도시생활에 여유를 선사합니다.

그러나 걱정이 앞섭니다. 서울광장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폭력 시위의 현장을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성된 광장이 오히려 시민을 짜증나게 하는 쪽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광화문광장이 생긴 뒤 과격 시위를 위한 장소로 변질된다면 오히려 만들지 않는 것보다 못할지 모릅니다.

도심 광장은 완전한 시민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시위장소가 아닌 축제와 휴식을 위한 광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전제 조건입니다.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새로 만들어지는 광화문 광장의 설계가 확정됐습니다. 광화문에서 세종로 네거리에 이르는 도로 중앙이 2008년까지 대형 광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광장은 폭 27m, 길이 500m 규모로 넓이로 치면 4000평에 해당됩니다. 자동차 차선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을 대표하는 거리인 광화문의 풍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집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도심에 대형 광장을 두고 있습니다.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과 파리의 콩코르도 광장은 한국 사람들도 자주 찾는 관광 명소입니다.

서울은 600년 전에 만들어진 역사 도시이지만 도심에 광장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을 계기로 도심에 대형 광장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서울시청 앞에 서울광장과 숭례문 주변의 숭례문광장이 조성되어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은 그 완결 편에 해당됩니다.

광화문 광장은 두 광장과 바로 연결됩니다. 시민들은 광화문을 출발해 청계천과 시청을 지나 숭례문까지 쉽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중간에 길이 끊기는가 하면 지하보도를 지나야 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등장은 이 거리의 주인이 자동차로부터 보행자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보행자가 우선이고 자동차 통행은 그 다음입니다.

큰 변화입니다. 서울의 거리는 하나같이 자동차 위주입니다. 보행자들은 거리를 지나면서 자동차 피해 다니기에 바쁩니다. 마음 편하게 도시를 걸을 권리는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고정 관념이 서울 도심에서 깨지게 된 것입니다.

광화문 광장이 완성되면 서울도 광장다운 광장을 갖게 됩니다. 선진국의 도심 광장은 우리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녹색의 드넓은 광장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각박한 도시생활에 여유를 선사합니다.

그러나 걱정이 앞섭니다. 서울광장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폭력 시위의 현장을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성된 광장이 오히려 시민을 짜증나게 하는 쪽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광화문광장이 생긴 뒤 과격 시위를 위한 장소로 변질된다면 오히려 만들지 않는 것보다 못할지 모릅니다.

도심 광장은 완전한 시민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시위장소가 아닌 축제와 휴식을 위한 광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전제 조건입니다.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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