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펀경영’ 온힘

등록 2007.03.08.
“잘 보세요. 이건 손수건인데…, 이러면….”

7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 4층. 낮은 조명이 깔린 호텔 회의실에 모인 30여 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은발에 나비넥타이를 맨 노신사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얍!”

노신사가 기합을 넣자 빨간색 손수건은 순식간에 은색 지팡이로 변했다. 감탄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마술사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그는 불과 5분 전에 배운 마술로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모임은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연구원(KCCI)이 주최하는, CEO를 위한 문화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첫 강연.

윤 회장을 비롯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등 47명의 CEO와 단체장이 이 모임의 1기 회원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비즈니스에 감동을 불어넣자’는 것. CEO가 고정관념을 깬 기발한 상상력으로 ‘펀(Fun) 경영’을 펼쳐야 비즈니스가 부드럽고 재미있어진다는 뜻이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첫 수업으로 이들은 경영학 서적을 읽는 대신 세 가지 마술을 배웠다.

손수건을 지팡이로 바꾸는 마술과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숫자를 알아맞히는 마술, 볼펜으로 지폐에 구멍을 뚫은 뒤 구멍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마술이었다. 강연이 끝날 때쯤 참석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마술에 통달해 있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면무도회를 통한 댄스 강연, 비보이(B-boy)와 함께하는 저녁식사 등이다.

대한전선 양 고문은 “여러 CEO와 인간적인 교류도 하고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교양도 넓힐 수 있어 유익한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술을 가르친 정성모 마술사는 “사람들은 마술의 원리를 알려고 하지만 마술에서 중요한 건 원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심리적 허점과 약간의 과학을 이용한 것이 마술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연구원 강미은 원장은 “현대의 기업은 질 좋은 상품이 아니라 꿈과 감동이 담긴 상품을 판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잘 보세요. 이건 손수건인데…, 이러면….”

7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 4층. 낮은 조명이 깔린 호텔 회의실에 모인 30여 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은발에 나비넥타이를 맨 노신사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얍!”

노신사가 기합을 넣자 빨간색 손수건은 순식간에 은색 지팡이로 변했다. 감탄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마술사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그는 불과 5분 전에 배운 마술로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모임은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연구원(KCCI)이 주최하는, CEO를 위한 문화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첫 강연.

윤 회장을 비롯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등 47명의 CEO와 단체장이 이 모임의 1기 회원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비즈니스에 감동을 불어넣자’는 것. CEO가 고정관념을 깬 기발한 상상력으로 ‘펀(Fun) 경영’을 펼쳐야 비즈니스가 부드럽고 재미있어진다는 뜻이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첫 수업으로 이들은 경영학 서적을 읽는 대신 세 가지 마술을 배웠다.

손수건을 지팡이로 바꾸는 마술과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숫자를 알아맞히는 마술, 볼펜으로 지폐에 구멍을 뚫은 뒤 구멍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마술이었다. 강연이 끝날 때쯤 참석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마술에 통달해 있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면무도회를 통한 댄스 강연, 비보이(B-boy)와 함께하는 저녁식사 등이다.

대한전선 양 고문은 “여러 CEO와 인간적인 교류도 하고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교양도 넓힐 수 있어 유익한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술을 가르친 정성모 마술사는 “사람들은 마술의 원리를 알려고 하지만 마술에서 중요한 건 원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심리적 허점과 약간의 과학을 이용한 것이 마술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연구원 강미은 원장은 “현대의 기업은 질 좋은 상품이 아니라 꿈과 감동이 담긴 상품을 판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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