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한국 국민 사이에 장벽 만들도록 놔두지 않을 것”

등록 2007.04.20.
‘버지니아 참사’의 비극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16일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교수와 학생들 32명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불시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용의자가 한국인 1.5세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당장 미국에 유학 간 우리 학생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이 어떤 보복을 당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한 엄청난 비극 앞에서 피해를 걱정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온당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대해 미안해하는 것 자체가 미국적 사고방식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번 참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내 자식이 남의 동네에 가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고, 그래서 부모가 대신 사과하고 싶은, 그런 심정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에서 살든 미국에서 살든, 우리는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하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인 대학생이 일으킨 비극에서 우리는 미국까지 가서 아이들을 잘 키우려 애썼던 그 부모 생각에 한숨을 쉬었고, 이 때문에 고생할지도 모를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걱정스러웠고, 자칫 한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지레짐작을 했습니다.

버지니아의 비극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어준 셈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버지니아공대 학생회가 감사의 e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들과 한국 국민 사이에 장벽을 만들진 않을 것이며, 만들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지금은 인종과 신념, 계층을 넘어서서 폭력을 이겨 내려는 사람들 모두에게 힘을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말대로 지금은 우리끼리의 연대의식 말고, 더 큰 연대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계화시대에 맞게 생활은 물론 생각도 세계적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버지니아공대만 해도 한국학생도 많고, 아랍학생도 많고, 백인도 흑인도 많은 글로벌대학입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대학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면 세계의 학생들이 찾아와 공부할 것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벌써 곳곳에서 일을 하고 있고, 국제결혼을 한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행여 우리들 마음속에 어떤 장벽이 있어서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들 바로 곁에서 몸과 마음이 성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한테 세금을 많이 걷어내 이들한테 나눠줘야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하고도 효율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입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버지니아 참사’의 비극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16일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교수와 학생들 32명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불시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용의자가 한국인 1.5세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당장 미국에 유학 간 우리 학생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이 어떤 보복을 당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한 엄청난 비극 앞에서 피해를 걱정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온당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대해 미안해하는 것 자체가 미국적 사고방식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번 참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내 자식이 남의 동네에 가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고, 그래서 부모가 대신 사과하고 싶은, 그런 심정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에서 살든 미국에서 살든, 우리는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하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인 대학생이 일으킨 비극에서 우리는 미국까지 가서 아이들을 잘 키우려 애썼던 그 부모 생각에 한숨을 쉬었고, 이 때문에 고생할지도 모를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걱정스러웠고, 자칫 한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지레짐작을 했습니다.

버지니아의 비극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어준 셈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버지니아공대 학생회가 감사의 e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들과 한국 국민 사이에 장벽을 만들진 않을 것이며, 만들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지금은 인종과 신념, 계층을 넘어서서 폭력을 이겨 내려는 사람들 모두에게 힘을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말대로 지금은 우리끼리의 연대의식 말고, 더 큰 연대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계화시대에 맞게 생활은 물론 생각도 세계적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버지니아공대만 해도 한국학생도 많고, 아랍학생도 많고, 백인도 흑인도 많은 글로벌대학입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대학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면 세계의 학생들이 찾아와 공부할 것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벌써 곳곳에서 일을 하고 있고, 국제결혼을 한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행여 우리들 마음속에 어떤 장벽이 있어서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들 바로 곁에서 몸과 마음이 성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한테 세금을 많이 걷어내 이들한테 나눠줘야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하고도 효율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입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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