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공멸위기… ‘함께 이기는 길’ 있는데 왜?

등록 2007.05.07.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4일 회동은 예상대로 경선 룰을 둘러싼 설전으로 끝났습니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표 측 의원이 ‘대운하는 사기극’이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 “이 전 시장도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인신공격성 공방까지 주고받았습니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어제 “금주 중 중재안을 만들어 밀고 나가겠다”고 ‘최종 심판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더 이상 두 주자의 틈새에서 좌고우면 하다가는 일각의 우려처럼 분당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주자 진영이 여전히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 전 대표는 어제 출입기자들과 처음 가진 산행에서 “경선 룰을 세 번이나 고치도록 양보했는데 또 고친다면 공당이 아니다”고 양보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전 시장 측도 “지금대로 하면 민심과 당심의 반영 비율이 70대 30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으로 50 대 50이 되려면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대세론’에 취해 무슨 수를 쓰던 경선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계산인 것입니다.

논란의 원인은 양측 대리인들이 참석한 경선준비위원회가 지난 3월 ‘8월 경선의 선거인단 20만 명을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20%로 구성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여론조사 부분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특히 이 전 시장 측은 당시 제대로 문제 제기를 않다가, 뒤늦게 여론조사 반영 인원을 4만 명 정수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반영 인원을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의 평균 참가율로 하는 방식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경선 등에서 이미 적용된 바 있습니다. 이 경우 여론조사 반영인원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협상전략의 실패였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준위의 합의를 한 자도 바꿀 수 없다”고 버티는 박 전 대표 측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지난 해 당 혁신위원회의 ‘6월 경선-선거인단 5만 명’ 방안을 바꾼 것도 범여권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맞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한 궤도 수정이었습니다. 박 전 대표 자신도 2002년 경선 때 민심반영 비율 확대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한 전력까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선 룰은 당에 맡기고 두 사람은 국민들 앞에 ‘내가 집권해야 할 이유’을 설명하고 당을 개혁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경선 대책팀에 나와 있는 당직자와 의원들도 당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것이 두 사람이 함께 이기는 길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내의 경선룰 다툼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4일 회동은 예상대로 경선 룰을 둘러싼 설전으로 끝났습니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표 측 의원이 ‘대운하는 사기극’이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 “이 전 시장도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인신공격성 공방까지 주고받았습니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어제 “금주 중 중재안을 만들어 밀고 나가겠다”고 ‘최종 심판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더 이상 두 주자의 틈새에서 좌고우면 하다가는 일각의 우려처럼 분당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주자 진영이 여전히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 전 대표는 어제 출입기자들과 처음 가진 산행에서 “경선 룰을 세 번이나 고치도록 양보했는데 또 고친다면 공당이 아니다”고 양보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전 시장 측도 “지금대로 하면 민심과 당심의 반영 비율이 70대 30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으로 50 대 50이 되려면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대세론’에 취해 무슨 수를 쓰던 경선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계산인 것입니다.

논란의 원인은 양측 대리인들이 참석한 경선준비위원회가 지난 3월 ‘8월 경선의 선거인단 20만 명을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20%로 구성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여론조사 부분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특히 이 전 시장 측은 당시 제대로 문제 제기를 않다가, 뒤늦게 여론조사 반영 인원을 4만 명 정수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반영 인원을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의 평균 참가율로 하는 방식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경선 등에서 이미 적용된 바 있습니다. 이 경우 여론조사 반영인원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협상전략의 실패였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준위의 합의를 한 자도 바꿀 수 없다”고 버티는 박 전 대표 측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지난 해 당 혁신위원회의 ‘6월 경선-선거인단 5만 명’ 방안을 바꾼 것도 범여권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맞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한 궤도 수정이었습니다. 박 전 대표 자신도 2002년 경선 때 민심반영 비율 확대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한 전력까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선 룰은 당에 맡기고 두 사람은 국민들 앞에 ‘내가 집권해야 할 이유’을 설명하고 당을 개혁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경선 대책팀에 나와 있는 당직자와 의원들도 당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것이 두 사람이 함께 이기는 길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내의 경선룰 다툼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동관 논설위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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