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노숙자 리얼 연기’ 팬들도 몰라봐
등록 2007.05.10.10일 오후 SBS 서울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쩐의 전쟁’(연출 장태유·극본 이향희) 제작발표회 현장.
오는 16일 방송될 드라마 첫 회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던 참석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박신양이 초췌한 몰골의 노숙자로 변신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음식을 주워먹는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박신양은 ‘망가지는 연기를 해 본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학교 4학년때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다룬 연극을 해봐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잘 차려입는 연기와는 달리 색다른 자유스러움이 있다”면서 “보시는 분들이 혐오스럽지 않을까 걱정될 뿐이지 실제로는 목욕을 깨끗이 한 상태”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노숙자 연기를 하는 도중에 팬들도 몰라봐 연기하기가 훨씬 쉬웠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드라마 ‘쩐의 전쟁’은 돈에 복수하려다 돈의 노예가 돼 버린 한 남자의 휴먼 드라마. 박신양은 잘 나가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금나라’가 사채업자로 변신하면서 겪는 야누스적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의 생활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채'라는 단어를 입밖에 내기조차 어색하다고 강조한 박신양은 “좋지 않은 영역이지만 최근 수면 위로 많이 올라온 느낌을 받는다”면서 “예전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할 때와 비슷하게 소재가 독특해 흥미롭다. 드라마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오히려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사채업자의 예를 들며 드라마를 통해 진정한 돈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되길 소망했다.
박신양 외에도 박진희, 김정화, 신동욱이 가세한 드라마 ‘쩐의 전쟁’은 ‘마녀유희’ 후속으로 오는 16일 첫방송된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다음은 동아일보 관련기사▼
드라마, 소설-만화에 손벌리다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흥행 요건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커지면서 검증된 작품을 드라마로 만드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원작 선점 경쟁’이 빚어져 저작권료가 급등하고 있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MBC ‘메리 대구 공방전’(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이 대표적인 사례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황메리(이하나)와 무협소설가 강대구(지현우)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작가 신성진)이 원작이다.
6월 6일 방영하는 KBS2 ‘경성 스캔들’(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소설가 이선미 씨의 ‘경성애사’가 원작이며 7월 초 방영하는 MBC 주말극 ‘커피프린스 1호점’도 이 작가의 ‘커피프린스 1호점’이 원작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많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SBS 드라마 ‘쩐의 전쟁’(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만화가 박인권 씨의 만화 ‘쩐의 전쟁-돈귀신’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금나라(박신양)가 사채업자로 변신해 돈에 매몰된다는 줄거리다.
케이블채널 OCN도 18일 만화가 신영우 씨의 원작 ‘키드갱’ 이야기를 토대로 한 드라마 ‘키드갱’(금요일 오후 11시)을 제작 방영한다. 이전에도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있었지만 요즘처럼 각 방송사에서 대거 방영하는 현상은 이색적이다. 방송계에서는 인기 드라마 작가가 제한된 데다 거액의 원고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 ‘내 남자의 여자’(SBS)의 김수현, ‘하늘이시여’(SBS)의 임성한 작가 등 인기 작가들은 회당 2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게다가 방송작가들은 대부분 특정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해 다른 제작사들이 작품을 받을 수도 없다.
이에 비해 만화나 소설의 저작권료는 5000만∼1억 원이다. 원작 경쟁 때문에 5년 전의 500만∼2000만 원보다 오르긴 했으나 작가에게 주는 원고료보다 훨씬 싼 편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 국장은 “드라마 작가를 통해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 경우 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한정되어 있으며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MBC 정운현 드라마 국장은 “스타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어렵다”며 “좋은 시나리오, 기획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증된 원작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기주 왕자’ 박신양의 노숙자 변신에 팬들조차 깜빡 속았다.
10일 오후 SBS 서울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쩐의 전쟁’(연출 장태유·극본 이향희) 제작발표회 현장.
오는 16일 방송될 드라마 첫 회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던 참석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박신양이 초췌한 몰골의 노숙자로 변신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음식을 주워먹는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박신양은 ‘망가지는 연기를 해 본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학교 4학년때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다룬 연극을 해봐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잘 차려입는 연기와는 달리 색다른 자유스러움이 있다”면서 “보시는 분들이 혐오스럽지 않을까 걱정될 뿐이지 실제로는 목욕을 깨끗이 한 상태”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노숙자 연기를 하는 도중에 팬들도 몰라봐 연기하기가 훨씬 쉬웠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드라마 ‘쩐의 전쟁’은 돈에 복수하려다 돈의 노예가 돼 버린 한 남자의 휴먼 드라마. 박신양은 잘 나가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금나라’가 사채업자로 변신하면서 겪는 야누스적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의 생활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채'라는 단어를 입밖에 내기조차 어색하다고 강조한 박신양은 “좋지 않은 영역이지만 최근 수면 위로 많이 올라온 느낌을 받는다”면서 “예전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할 때와 비슷하게 소재가 독특해 흥미롭다. 드라마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오히려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사채업자의 예를 들며 드라마를 통해 진정한 돈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되길 소망했다.
박신양 외에도 박진희, 김정화, 신동욱이 가세한 드라마 ‘쩐의 전쟁’은 ‘마녀유희’ 후속으로 오는 16일 첫방송된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다음은 동아일보 관련기사▼
드라마, 소설-만화에 손벌리다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흥행 요건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커지면서 검증된 작품을 드라마로 만드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원작 선점 경쟁’이 빚어져 저작권료가 급등하고 있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MBC ‘메리 대구 공방전’(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이 대표적인 사례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황메리(이하나)와 무협소설가 강대구(지현우)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작가 신성진)이 원작이다.
6월 6일 방영하는 KBS2 ‘경성 스캔들’(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소설가 이선미 씨의 ‘경성애사’가 원작이며 7월 초 방영하는 MBC 주말극 ‘커피프린스 1호점’도 이 작가의 ‘커피프린스 1호점’이 원작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많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SBS 드라마 ‘쩐의 전쟁’(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만화가 박인권 씨의 만화 ‘쩐의 전쟁-돈귀신’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금나라(박신양)가 사채업자로 변신해 돈에 매몰된다는 줄거리다.
케이블채널 OCN도 18일 만화가 신영우 씨의 원작 ‘키드갱’ 이야기를 토대로 한 드라마 ‘키드갱’(금요일 오후 11시)을 제작 방영한다. 이전에도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있었지만 요즘처럼 각 방송사에서 대거 방영하는 현상은 이색적이다. 방송계에서는 인기 드라마 작가가 제한된 데다 거액의 원고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 ‘내 남자의 여자’(SBS)의 김수현, ‘하늘이시여’(SBS)의 임성한 작가 등 인기 작가들은 회당 2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게다가 방송작가들은 대부분 특정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해 다른 제작사들이 작품을 받을 수도 없다.
이에 비해 만화나 소설의 저작권료는 5000만∼1억 원이다. 원작 경쟁 때문에 5년 전의 500만∼2000만 원보다 오르긴 했으나 작가에게 주는 원고료보다 훨씬 싼 편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 국장은 “드라마 작가를 통해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 경우 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한정되어 있으며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MBC 정운현 드라마 국장은 “스타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어렵다”며 “좋은 시나리오, 기획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증된 원작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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