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가능성” 전경련, 그리 쉽게 말할 수 있나?

등록 2007.05.28.
전경련이 경제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 5명 중 4명이 ‘우리 경제가 3년 이내에 경제위기 또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응답자들은 현재 경제상황도 좋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에서 우리 경제 순위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전경련 발표 자료를 보니 설문이나 해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1997년에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였습니다. 최근 일부에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 등을 이유로 향후 3년 이내에 제2의 경제위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위기 가능성 예고도 있다’면서 던지는 질문에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하기가 쉽지 않겠죠.

답변을 보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 재발 가능’이란 응답이 13.0%, ‘외환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어려움 예상’이 64.8%, ‘위기 재발하지 않을 것’이 21.7%였습니다.

어떻게 해석할까요. 전경련은 ‘5명 중 4명이 위기 또는 어려움 예상’이라고 해석했더군요.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경제 성장률이 4년째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으며 경제가 지금처럼 헤매면 큰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응답자의 85%는 지난번 외환위기 같은 경제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면 틀릴까요?

아니면 ‘65%는 경제 어려움을 예상했고 경제 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예상이 엇갈렸다’고 보면 어떨까요.

위기의 기준도 제각각 다를 텐데, 위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이런 조사는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쉽지 않은 경제순위를 일반국민에게 점쳐보라고 하는 건 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게다가 전경련이 같은 날 발표한 최근 경기 동향 분석에서는 “실물 및 금융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경제심리가 개선돼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설명을 믿어야 할까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성장을 강조하고 정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등 전경련의 단골 주장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대부분 동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 내용도 없이 ‘경제위기 가능성 우려’라는 소리를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전경련에 묻고 싶습니다. 새로 출범한 전경련 회장단이 실망스럽습니다.

경기가 회복국면인데도 일반 국민들이 경제 어려움의 가능성에 불안해하고 있다면 전경련은 왜 그런 괴리가 생기는지, 불안감의 실체는 무엇인지, 경제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릴 방안은 무엇인지, 진단과 처방을 제시했어야 옳았습니다.

경제에 어려움이 없던 적은 없었습니다. 우리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푸는 데는 고뇌어린 선택과 비용부담이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전경련은 일반 국민에게 이런 것도 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경제위기 예상이 많다는 설문조사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전경련이 경제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 5명 중 4명이 ‘우리 경제가 3년 이내에 경제위기 또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응답자들은 현재 경제상황도 좋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에서 우리 경제 순위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전경련 발표 자료를 보니 설문이나 해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1997년에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였습니다. 최근 일부에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 등을 이유로 향후 3년 이내에 제2의 경제위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위기 가능성 예고도 있다’면서 던지는 질문에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하기가 쉽지 않겠죠.

답변을 보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 재발 가능’이란 응답이 13.0%, ‘외환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어려움 예상’이 64.8%, ‘위기 재발하지 않을 것’이 21.7%였습니다.

어떻게 해석할까요. 전경련은 ‘5명 중 4명이 위기 또는 어려움 예상’이라고 해석했더군요.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경제 성장률이 4년째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으며 경제가 지금처럼 헤매면 큰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응답자의 85%는 지난번 외환위기 같은 경제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면 틀릴까요?

아니면 ‘65%는 경제 어려움을 예상했고 경제 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예상이 엇갈렸다’고 보면 어떨까요.

위기의 기준도 제각각 다를 텐데, 위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이런 조사는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쉽지 않은 경제순위를 일반국민에게 점쳐보라고 하는 건 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게다가 전경련이 같은 날 발표한 최근 경기 동향 분석에서는 “실물 및 금융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경제심리가 개선돼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설명을 믿어야 할까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성장을 강조하고 정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등 전경련의 단골 주장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대부분 동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 내용도 없이 ‘경제위기 가능성 우려’라는 소리를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전경련에 묻고 싶습니다. 새로 출범한 전경련 회장단이 실망스럽습니다.

경기가 회복국면인데도 일반 국민들이 경제 어려움의 가능성에 불안해하고 있다면 전경련은 왜 그런 괴리가 생기는지, 불안감의 실체는 무엇인지, 경제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릴 방안은 무엇인지, 진단과 처방을 제시했어야 옳았습니다.

경제에 어려움이 없던 적은 없었습니다. 우리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푸는 데는 고뇌어린 선택과 비용부담이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전경련은 일반 국민에게 이런 것도 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경제위기 예상이 많다는 설문조사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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