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우리 엄마 젖가슴 같은…
등록 2007.06.08.인천 강화군 강화도의 고려산은 유명하지 않아서 주말에도 한적하다. 정상은 436m로 높지 않아 가벼운 산행에는 적격. 흙산이어서 포근하고 편안하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뒤에 고려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강화읍내에서 차로 2km쯤 가면 백련사 초입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산만큼 계절의 변화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백련사에서 산 정상까지 오르는 중간에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를 지난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산을 붉게 물들였을 진달래꽃이 지금은 흔적도 없다. 그 대신 띄엄띄엄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엔 아직 꽃들이 풍성해 코를 즐겁게 한다.
백련사에서 산 정상까지는 느린 걸음으로도 4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부터 서쪽 능선을 따라 낙조봉(350m)까지 가는 길은 시야가 탁 트여 눈이 즐겁다. 엄마 손을 붙잡고 가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도 표정이 밝다.
능선 산행의 즐거움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감탄할 수 있다는 점. 쉬엄쉬엄 40분을 걸어 도착한 낙조봉에서 뒤돌아보니 출발지인 산 정상은 무려 5겹의 삼각형 맨 뒤에 아스라하다.
낙조봉에서 남쪽 길을 택해 내려오면 낙조대를 지나 20분 만에 마을회관에 이른다. 산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출발지부터 이곳까지 거리론 9km 남짓, 시간은 3시간이면 된다.
가벼운 산행으로 성에 안 찬다 해도 걱정 없다. 바다와 산이 지척인 강화도는 자연의 ‘종합선물세트’. 인근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는 석모도도 가볼 만하다. 섬 중앙 낙가산 기슭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보문사가 있고 절 안에는 408계단을 올라야 볼 수 있는 마애석불좌상이 있다.
강화=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사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영상=정영준 기자 yjjun@donga.com
주말이면 서울 북쪽의 북한산이나 강남의 청계산은 인산인해다. 인파를 피해 한밤중에 산을 오르는 ‘야간산행’도 유행인데 남는 기억은 손전등 불빛에 비춰진 앞사람 엉덩이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반도엔 지천으로 널린 게 산이니 굳이 ‘인기 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인천 강화군 강화도의 고려산은 유명하지 않아서 주말에도 한적하다. 정상은 436m로 높지 않아 가벼운 산행에는 적격. 흙산이어서 포근하고 편안하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뒤에 고려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강화읍내에서 차로 2km쯤 가면 백련사 초입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산만큼 계절의 변화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백련사에서 산 정상까지 오르는 중간에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를 지난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산을 붉게 물들였을 진달래꽃이 지금은 흔적도 없다. 그 대신 띄엄띄엄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엔 아직 꽃들이 풍성해 코를 즐겁게 한다.
백련사에서 산 정상까지는 느린 걸음으로도 4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부터 서쪽 능선을 따라 낙조봉(350m)까지 가는 길은 시야가 탁 트여 눈이 즐겁다. 엄마 손을 붙잡고 가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도 표정이 밝다.
능선 산행의 즐거움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감탄할 수 있다는 점. 쉬엄쉬엄 40분을 걸어 도착한 낙조봉에서 뒤돌아보니 출발지인 산 정상은 무려 5겹의 삼각형 맨 뒤에 아스라하다.
낙조봉에서 남쪽 길을 택해 내려오면 낙조대를 지나 20분 만에 마을회관에 이른다. 산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출발지부터 이곳까지 거리론 9km 남짓, 시간은 3시간이면 된다.
가벼운 산행으로 성에 안 찬다 해도 걱정 없다. 바다와 산이 지척인 강화도는 자연의 ‘종합선물세트’. 인근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는 석모도도 가볼 만하다. 섬 중앙 낙가산 기슭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보문사가 있고 절 안에는 408계단을 올라야 볼 수 있는 마애석불좌상이 있다.
강화=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사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영상=정영준 기자 yj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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