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심형래 영화가 그렇지’ 편견 깰 것”

등록 2007.07.23.
“여기는 극장, 배급사 사장들이 보시는 시사회장이라고 했죠? 예전에 제 영화를 극장에서 하도 외면하기에 예식장에도 찾아갔습니다. 스크린 붙여 영화 보여주자고요. 이제 더는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판단해 주십시오.”

소문만 무성했던 ‘디 워(D-WAR)’의 국내 첫 시사회가 열린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심형래(49) 감독은 4개관을 채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심형래가 만들면 무조건 ‘우뢰매’로 보지 말아 달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평론가 반응 “컴퓨터 그래픽 세계적 수준… 스토리는 약해”

‘디 워’는 2001년 ‘용가리’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 9월 14일 미국에서 한국 영화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상영관이 가장 많았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상영관이 10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8월 1일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는 ‘디 워’는 한국영화의 ‘신기원’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재앙’이 될 것인지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엔 제가 하는 이야기를 아무도 안 믿었어요. 미국에서 500개관(스크린)만 개봉해도 뒤집어진다고 했는데 최소 1500개관에서 시작합니다. 이에 대해 국내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1500개 상영관은 미국에서도 흥행에 자신있는 영화만 확보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디 워’는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도시(로스앤젤레스)에서 탱크를 동원해 도시가 파괴되는 장면을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스토리의 디테일한 연결에서는 미흡함이 지적됐지만 용(龍)이 된 ‘이무기’와 ‘부라퀴’의 혈투를 비롯해 국내 기술로 제작한 컴퓨터 그래픽(CG)은 박진감이 넘쳤다. 1시간 32분간 상영된 영화에는 심 감독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썰렁한 유머도 담겼다.

개그맨 출신인 심 감독은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용가리’ 실패 후 쏟아진 비난에 대해서도 심회를 털어놓았다.

“이 영화를 제임스 캐머런이 만들었으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심형래란 이름만 붙으면 40∼50% 깎고 봐요. 무조건 빨간 내복에 오토바이 타고 파이버 뒤집어쓰고 나오는 영화 취급을 해요. 스토리가 엉성하다고 하는데 스파이더맨이나 트랜스포머에는 어떤 복잡한 스토리가 있나요? 나는 ‘킹콩’을 보면서도 처음 1시간 동안 킹콩이 나오지 않아 딴 영화인줄 알았어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왜 반지를 뺏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고요. ‘쥬라기 공원’도 모기에서 피를 빼서 공룡을 만든 뒤에는 도망 다니다 이야기가 끝나요. ‘인디펜던스데이’도 외계인이 어느 날 갑자기 와서 다 때려 부수고 끝나지요. 그런데 왜 내 영화만 갖고 그러나요?”

―영화를 개봉하는 소감은….

“할리우드엔 ‘와호장룡’ ‘러시아워’ ‘라스트 사무라이’ ‘게이샤의 추억’ ‘고질라’ 등 중국이나 일본에서 소재를 찾은 영화가 많아요. 그런데 한국 하면 ‘어글리 코리안’이나 북한을 떠올리며 미개한 국가처럼 묘사돼요. ‘디 워’ 촬영 도중 잭이 ‘이것은 한국의 전설(This is Korean Legend)’이라는 대사를 할 때 저는 뷰파인더 뒤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14세 된 한 교포 아이가 ‘아저씨 파이팅! 극장에 미국 친구 3명을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요.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러겠습니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시애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승천하는 용이 눈물을 흘린다. 한국판 엔딩에는 심 감독이 걸어온 길을 소개하는 ‘사족’같은 대목도 6분간 나온다.

“‘아리랑’을 음악으로 넣겠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반대했지만 그것도 고정관념이에요. ‘용’은 전세계에 있는 것이지만 ‘이무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설이죠.

‘아리랑’도 모차르트나 차이콥스키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우리가 주눅들 필요가 없죠.”

그는 다음 작품으로 대부를 주제로 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그때에는 미스터 빈과 붙어 보겠다”고 말했다.

평론가 반응 “컴퓨터 그래픽 세계적 수준… 스토리는 약해”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여기는 극장, 배급사 사장들이 보시는 시사회장이라고 했죠? 예전에 제 영화를 극장에서 하도 외면하기에 예식장에도 찾아갔습니다. 스크린 붙여 영화 보여주자고요. 이제 더는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판단해 주십시오.”

소문만 무성했던 ‘디 워(D-WAR)’의 국내 첫 시사회가 열린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심형래(49) 감독은 4개관을 채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심형래가 만들면 무조건 ‘우뢰매’로 보지 말아 달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평론가 반응 “컴퓨터 그래픽 세계적 수준… 스토리는 약해”

‘디 워’는 2001년 ‘용가리’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 9월 14일 미국에서 한국 영화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상영관이 가장 많았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상영관이 10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8월 1일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는 ‘디 워’는 한국영화의 ‘신기원’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재앙’이 될 것인지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엔 제가 하는 이야기를 아무도 안 믿었어요. 미국에서 500개관(스크린)만 개봉해도 뒤집어진다고 했는데 최소 1500개관에서 시작합니다. 이에 대해 국내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1500개 상영관은 미국에서도 흥행에 자신있는 영화만 확보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디 워’는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도시(로스앤젤레스)에서 탱크를 동원해 도시가 파괴되는 장면을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스토리의 디테일한 연결에서는 미흡함이 지적됐지만 용(龍)이 된 ‘이무기’와 ‘부라퀴’의 혈투를 비롯해 국내 기술로 제작한 컴퓨터 그래픽(CG)은 박진감이 넘쳤다. 1시간 32분간 상영된 영화에는 심 감독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썰렁한 유머도 담겼다.

개그맨 출신인 심 감독은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용가리’ 실패 후 쏟아진 비난에 대해서도 심회를 털어놓았다.

“이 영화를 제임스 캐머런이 만들었으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심형래란 이름만 붙으면 40∼50% 깎고 봐요. 무조건 빨간 내복에 오토바이 타고 파이버 뒤집어쓰고 나오는 영화 취급을 해요. 스토리가 엉성하다고 하는데 스파이더맨이나 트랜스포머에는 어떤 복잡한 스토리가 있나요? 나는 ‘킹콩’을 보면서도 처음 1시간 동안 킹콩이 나오지 않아 딴 영화인줄 알았어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왜 반지를 뺏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고요. ‘쥬라기 공원’도 모기에서 피를 빼서 공룡을 만든 뒤에는 도망 다니다 이야기가 끝나요. ‘인디펜던스데이’도 외계인이 어느 날 갑자기 와서 다 때려 부수고 끝나지요. 그런데 왜 내 영화만 갖고 그러나요?”

―영화를 개봉하는 소감은….

“할리우드엔 ‘와호장룡’ ‘러시아워’ ‘라스트 사무라이’ ‘게이샤의 추억’ ‘고질라’ 등 중국이나 일본에서 소재를 찾은 영화가 많아요. 그런데 한국 하면 ‘어글리 코리안’이나 북한을 떠올리며 미개한 국가처럼 묘사돼요. ‘디 워’ 촬영 도중 잭이 ‘이것은 한국의 전설(This is Korean Legend)’이라는 대사를 할 때 저는 뷰파인더 뒤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14세 된 한 교포 아이가 ‘아저씨 파이팅! 극장에 미국 친구 3명을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요.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러겠습니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시애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승천하는 용이 눈물을 흘린다. 한국판 엔딩에는 심 감독이 걸어온 길을 소개하는 ‘사족’같은 대목도 6분간 나온다.

“‘아리랑’을 음악으로 넣겠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반대했지만 그것도 고정관념이에요. ‘용’은 전세계에 있는 것이지만 ‘이무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설이죠.

‘아리랑’도 모차르트나 차이콥스키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우리가 주눅들 필요가 없죠.”

그는 다음 작품으로 대부를 주제로 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그때에는 미스터 빈과 붙어 보겠다”고 말했다.

평론가 반응 “컴퓨터 그래픽 세계적 수준… 스토리는 약해”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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