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천원 스테이크, 한국선 2만원대…‘무서운’ 高물가

등록 2007.08.06.
요즘 생활물가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사립대 납입금을 비롯한 교육비, 버스요금, 과일, 채소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3%대의 오름세를 석 달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3% 인상 정도의 문제가 아니죠. 외식이라도 하려면 쇠고기 값에 놀라고 커피 값에 기절할 상황입니다. 특히 외식비는 같은 브랜드, 같은 품목인데도 외국보다 한국이 비쌉니다. 미국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230g짜리 스테이크는 일본에선 8000원, 미국에선 1만7000원 가량인데 한국에선 2만1900원입니다. 스타벅스 커피점의 중간 크기 카푸치노는 일본에선 2800원인데 한국에선 3800원입니다.

그뿐 아니라 패션용품점, 서비스업소의 요금도 소득이 훨씬 많은 미국, 일본보다 우리가 더 비싼 게 현실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비싼 건물임차료가 고물가의 첫째 이유로 꼽힙니다. 그런데 서울 명동의 점포나 임차료가 싼 지방에 있는 점포나 상품 가격을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도심의 안테나숍 유지비용을 지방의 소비자들로부터 뽑아내는 셈입니다.

그 틈에 일본 원정 쇼핑이 인기입니다.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평일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귀국길 여행객들의 두 손엔 백화점과 면세점의 쇼핑백이 가득 들려 있기 마련입니다. ‘밤 도깨비 여행’이라는 1박3일짜리 명품 쇼핑여행도 벌써 3년째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원정 골프 여행도 피크입니다. 원정골프는 2004년엔 49만 명이 나가서 9800억원을 쓰고 왔는데 작년엔 63만5000 명이 1조1400억원을 쓰고 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이렇게 해외로 나가지만 국내 물가를 감안하면 탓할 수만도 없습니다.

특히 골프장 이용료는 한국 골퍼들이 많이 찾는 태국, 필리핀의 3~5배, 유럽의 2배입니다. 물가가 비싸다는 일본도 한국의 70% 수준입니다. 퍼블릭 골프장 그린피는 한국이 일본의 두 배 이상입니다. 비싸고 부킹도 어려운 국내 여건이 중국, 일본의 3,4일짜리 골프여행으로 내모는 셈입니다.

한국이 외국 골프장에 비해 그린피가 비싼 이유 중의 하나는 한국이 유일하게 특별소비세로 1만2000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 말고도 교육세, 농어촌세 등 2만5000원의 세금과 기금이 붙습니다. 골프장에는 보유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돼 고객 요금은 더 올라가게 됩니다.

한국의 고물가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시장 개방으로 값싸고 성능 좋은 수입신차가 쏟아진다는 뉴스도 있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내 육류 값이 하락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수입시장 개방과 유통구조 개선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땅값과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므로 이를 안정시키는 것도 고물가를 잡는데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 소비자를 괴롭히는 고물가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요즘 생활물가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사립대 납입금을 비롯한 교육비, 버스요금, 과일, 채소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3%대의 오름세를 석 달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3% 인상 정도의 문제가 아니죠. 외식이라도 하려면 쇠고기 값에 놀라고 커피 값에 기절할 상황입니다. 특히 외식비는 같은 브랜드, 같은 품목인데도 외국보다 한국이 비쌉니다. 미국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230g짜리 스테이크는 일본에선 8000원, 미국에선 1만7000원 가량인데 한국에선 2만1900원입니다. 스타벅스 커피점의 중간 크기 카푸치노는 일본에선 2800원인데 한국에선 3800원입니다.

그뿐 아니라 패션용품점, 서비스업소의 요금도 소득이 훨씬 많은 미국, 일본보다 우리가 더 비싼 게 현실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비싼 건물임차료가 고물가의 첫째 이유로 꼽힙니다. 그런데 서울 명동의 점포나 임차료가 싼 지방에 있는 점포나 상품 가격을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도심의 안테나숍 유지비용을 지방의 소비자들로부터 뽑아내는 셈입니다.

그 틈에 일본 원정 쇼핑이 인기입니다.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평일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귀국길 여행객들의 두 손엔 백화점과 면세점의 쇼핑백이 가득 들려 있기 마련입니다. ‘밤 도깨비 여행’이라는 1박3일짜리 명품 쇼핑여행도 벌써 3년째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원정 골프 여행도 피크입니다. 원정골프는 2004년엔 49만 명이 나가서 9800억원을 쓰고 왔는데 작년엔 63만5000 명이 1조1400억원을 쓰고 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이렇게 해외로 나가지만 국내 물가를 감안하면 탓할 수만도 없습니다.

특히 골프장 이용료는 한국 골퍼들이 많이 찾는 태국, 필리핀의 3~5배, 유럽의 2배입니다. 물가가 비싸다는 일본도 한국의 70% 수준입니다. 퍼블릭 골프장 그린피는 한국이 일본의 두 배 이상입니다. 비싸고 부킹도 어려운 국내 여건이 중국, 일본의 3,4일짜리 골프여행으로 내모는 셈입니다.

한국이 외국 골프장에 비해 그린피가 비싼 이유 중의 하나는 한국이 유일하게 특별소비세로 1만2000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 말고도 교육세, 농어촌세 등 2만5000원의 세금과 기금이 붙습니다. 골프장에는 보유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돼 고객 요금은 더 올라가게 됩니다.

한국의 고물가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시장 개방으로 값싸고 성능 좋은 수입신차가 쏟아진다는 뉴스도 있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내 육류 값이 하락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수입시장 개방과 유통구조 개선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땅값과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므로 이를 안정시키는 것도 고물가를 잡는데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 소비자를 괴롭히는 고물가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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