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유사상표 소동
등록 2007.09.05.우리 헌법은 제8조에서 정당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정당의 목적이나 조직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바로 이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짝퉁 당명’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여하튼 민주당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어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약칭 대신 공식당명을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국회의원만 143명이나 되는 원내 제1당입니다. 오늘 컷오프로 불리는 예비경선이 끝나 숫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선후보만 5명이나 됩니다. 당의 각종 문서나 이미 만들어놓은 후보들의 홍보물에서 약칭 당명을 빼려면 꽤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원래 이름은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었습니다. 친여권 성향의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대통합파, 민주당 탈당파, 그리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를 모두 포괄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글자 숫자만 11자나 될 뿐 아니라, 당내에서조차 “간장공장공장장은 장공장공장장보다 더 외우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자 미래창조를 떼 내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등록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당명 소동을 보면서 10여년전 민자당의 비슷한 소동이 생각났습니다. 1995년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은 전당대회를 열고 당명을 통일한국당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약칭을 ‘한국당’으로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나라 이름을 당명으로 삼겠다는 이야기냐며 비난이 일었습니다. 결국 민자당은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꿨습니다. 한나라당의 전신(前身)이 바로 신한국당입니다. 그래도 법정에까지 가지는 않았으니 대통합민주신당 보다는 나은 편이었습니다.
당명은 정당이 지향하고자 하는 이념과 노선의 총체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칭은 상징 중의 상징이죠.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신당’이란 약칭을 쓰고 싶었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을 계승한 정당은 바로 우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통합민주신당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사실 대통합민주신당의 창당을 진두지휘한 사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당이 50년 야당의 정통성을 벗어나고 있다”고 외면했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부인한 격입니다. 그런데도 그 자식은 아버지의 성(姓)만이라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법원에 호소한 셈이죠. 너무나 비정한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범여권의 대통합민주신당은 앞으로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이 민주당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사용금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새천년민주당의 약칭입니다. 법원의 결정 요지는 매우 간명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민주신당을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제8조에서 정당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정당의 목적이나 조직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바로 이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짝퉁 당명’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여하튼 민주당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어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약칭 대신 공식당명을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국회의원만 143명이나 되는 원내 제1당입니다. 오늘 컷오프로 불리는 예비경선이 끝나 숫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선후보만 5명이나 됩니다. 당의 각종 문서나 이미 만들어놓은 후보들의 홍보물에서 약칭 당명을 빼려면 꽤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원래 이름은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었습니다. 친여권 성향의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대통합파, 민주당 탈당파, 그리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를 모두 포괄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글자 숫자만 11자나 될 뿐 아니라, 당내에서조차 “간장공장공장장은 장공장공장장보다 더 외우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자 미래창조를 떼 내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등록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당명 소동을 보면서 10여년전 민자당의 비슷한 소동이 생각났습니다. 1995년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은 전당대회를 열고 당명을 통일한국당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약칭을 ‘한국당’으로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나라 이름을 당명으로 삼겠다는 이야기냐며 비난이 일었습니다. 결국 민자당은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꿨습니다. 한나라당의 전신(前身)이 바로 신한국당입니다. 그래도 법정에까지 가지는 않았으니 대통합민주신당 보다는 나은 편이었습니다.
당명은 정당이 지향하고자 하는 이념과 노선의 총체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칭은 상징 중의 상징이죠.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신당’이란 약칭을 쓰고 싶었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을 계승한 정당은 바로 우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통합민주신당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사실 대통합민주신당의 창당을 진두지휘한 사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당이 50년 야당의 정통성을 벗어나고 있다”고 외면했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부인한 격입니다. 그런데도 그 자식은 아버지의 성(姓)만이라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법원에 호소한 셈이죠. 너무나 비정한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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