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쇄의 진실

등록 2007.10.17.
연일 기사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와 언론의 모습을 보시면서 고생이 많다며 성원해주시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사뭇 다른 의견을 주시기도 합니다. 뛰어다니면서 취재하는 게 본업인 기자들에게 기자실이란 게 꼭 있어야 하나, 정부에서 기사 송고하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하니 그것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언론자유의 문제가 마치 기자실을 확보하는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처럼 비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노무현정부가 원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물론 기자실은 없어도 됩니다. 저희 기자들은 기자실이 없어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일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실 문제는 단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봐야하는 것은 그 상상력의 근원입니다. 참여정부는 그 간판에 어울리지 않게 언론을 국민과 소통하는 장으로 보지 않고 싸워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봅니다. 국민을 깔보는 생각입니다. 정보를 국가권력으로부터 차단하고 언론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오만방자함이 깔려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물으십니다. 대통령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해도 안 잡아가고 마음대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이런 시대에 새삼스럽게 무슨 언론자유냐 하고 말입니다. 포장마차에서 대통령을 욕하다가 잡혀간 독재의 체험이 생생한 세대에게는 대통령을 욕해도 되는 요즘 세상의 자유로움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언론자유는 애시 당초 그런 게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정부권력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도대체 내 돈이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는가 알아야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게 바로 알 권리입니다. 요즘엔 알권리 알 권리 하니까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모두 아는 것을 알 권리로 이해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알권리란 것은 바로 정부 정보에 대한 알권리를 한정하는 말입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정보 유통은 권력에 대한 위협이 됩니다. 자연히 권력은 검열을 통해서 신문을 통제하려 시도합니다. 요즘엔 독재시대도 아니어서 내 놓고 검열하면 당장 욕을 먹기 때문에 이를 감추는 갖가지 명분을 동원합니다.

어떤 정부건 어떤 대통령이건 자기들을 비판하는 것은 싫어합니다. 최대한 정보를 걸러내고 자기 입맛에만 맞는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검열을 합니다. 실제로 신문역사를 보면 언론자유를 가로막은 가장 큰 장애가 바로 권력의 검열, 정보통제였습니다. 신문의 역사는 어떤 뜻에선 검열에 대한 저항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실 폐쇄는 단지 편의공간을 폐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시민을 대신해 접근할 수 있는 국가정보에 대한 차단을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언론자유는 바로 정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이며 알권리란 내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 지 에 대한 알권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면서 기자들의 언론자유투쟁을 성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연일 기사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와 언론의 모습을 보시면서 고생이 많다며 성원해주시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사뭇 다른 의견을 주시기도 합니다. 뛰어다니면서 취재하는 게 본업인 기자들에게 기자실이란 게 꼭 있어야 하나, 정부에서 기사 송고하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하니 그것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언론자유의 문제가 마치 기자실을 확보하는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처럼 비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노무현정부가 원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물론 기자실은 없어도 됩니다. 저희 기자들은 기자실이 없어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일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실 문제는 단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봐야하는 것은 그 상상력의 근원입니다. 참여정부는 그 간판에 어울리지 않게 언론을 국민과 소통하는 장으로 보지 않고 싸워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봅니다. 국민을 깔보는 생각입니다. 정보를 국가권력으로부터 차단하고 언론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오만방자함이 깔려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물으십니다. 대통령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해도 안 잡아가고 마음대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이런 시대에 새삼스럽게 무슨 언론자유냐 하고 말입니다. 포장마차에서 대통령을 욕하다가 잡혀간 독재의 체험이 생생한 세대에게는 대통령을 욕해도 되는 요즘 세상의 자유로움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언론자유는 애시 당초 그런 게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정부권력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도대체 내 돈이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는가 알아야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게 바로 알 권리입니다. 요즘엔 알권리 알 권리 하니까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모두 아는 것을 알 권리로 이해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알권리란 것은 바로 정부 정보에 대한 알권리를 한정하는 말입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정보 유통은 권력에 대한 위협이 됩니다. 자연히 권력은 검열을 통해서 신문을 통제하려 시도합니다. 요즘엔 독재시대도 아니어서 내 놓고 검열하면 당장 욕을 먹기 때문에 이를 감추는 갖가지 명분을 동원합니다.

어떤 정부건 어떤 대통령이건 자기들을 비판하는 것은 싫어합니다. 최대한 정보를 걸러내고 자기 입맛에만 맞는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검열을 합니다. 실제로 신문역사를 보면 언론자유를 가로막은 가장 큰 장애가 바로 권력의 검열, 정보통제였습니다. 신문의 역사는 어떤 뜻에선 검열에 대한 저항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실 폐쇄는 단지 편의공간을 폐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시민을 대신해 접근할 수 있는 국가정보에 대한 차단을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언론자유는 바로 정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이며 알권리란 내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 지 에 대한 알권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면서 기자들의 언론자유투쟁을 성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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