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이 아니라 구조조정에 앞장서라

등록 2007.11.16.
장항선의 한 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5명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버스가 있는데 굳이 기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웬만한 집에는 승용차나 트럭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역에도 역장이 있고 역무원도 2명 있습니다. 당연히 적자지요.

장항선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통 환경의 변화로 전국 644개 역 중에서 하루 이용객이 10명 이상인 곳은 290개 뿐입니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이지요. 코레일, 즉 철도공사는 내심 이들 역의 상당수를 없애고 싶어 합니다. 못 없애고 있는 것은 철도노조의 반발이 두려워서입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철도는 사양산업입니다. 한국에서는 ‘KTX의 경부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이 적자입니다.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가 더 편합니다. 먼 거리는 비행기와 경쟁하기 힘듭니다. 화물수송에서는 선박 및 트럭에 뒤집니다.

그렇다고 철도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은 동아시아 경제의 90%,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핵 6자 회담 중 4개국, 즉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사이의 물류는 철도에 의지해야 합니다. 한국이 동북아의 허브가 되려 한다면 우리 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유라시아대륙횡단철도(TCR)와 연결되는 미래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코레일이 ‘하나의 기업’으로서 생존하지 못한다면 이런 얘기는 하나마나입니다. 코레일은 현재 부채가 10조 원입니다. 작년에 적자를 5300억 원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그 전까지는 매년 1조 원 규모의 적자를 냈습니다.

철도노조가 16일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다가 파업돌입 직전에 유보했습니다. 노조의 요구는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것입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현재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이 아니라, 효율화를 위한 조직과 업무의 조정입니다. 효율화 하지 말자는 것입니까? 국민 세금으로 메워 달라는 얘기입니까? 필요하면 인력감축까지 감내해야 할 형편 아닙니까?

코레일에 적자가 누적된 가장 큰 원인은 철도청 시절부터 내려온 관료주의적 무사안일 때문입니다. 코레일의 모든 임직원들은 부채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국민 100명중 79명이 철도파업에 반대했습니다. 75명이 노조의 요구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조 주장처럼 ‘공기업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5명뿐입니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유보한 것은 이처럼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쨌거나 다행입니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은 파업을 입에 올릴 때가 아닙니다.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합니다.

 철도는 소중한 국민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철도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

장항선의 한 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5명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버스가 있는데 굳이 기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웬만한 집에는 승용차나 트럭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역에도 역장이 있고 역무원도 2명 있습니다. 당연히 적자지요.

장항선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통 환경의 변화로 전국 644개 역 중에서 하루 이용객이 10명 이상인 곳은 290개 뿐입니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이지요. 코레일, 즉 철도공사는 내심 이들 역의 상당수를 없애고 싶어 합니다. 못 없애고 있는 것은 철도노조의 반발이 두려워서입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철도는 사양산업입니다. 한국에서는 ‘KTX의 경부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이 적자입니다.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가 더 편합니다. 먼 거리는 비행기와 경쟁하기 힘듭니다. 화물수송에서는 선박 및 트럭에 뒤집니다.

그렇다고 철도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은 동아시아 경제의 90%,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핵 6자 회담 중 4개국, 즉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사이의 물류는 철도에 의지해야 합니다. 한국이 동북아의 허브가 되려 한다면 우리 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유라시아대륙횡단철도(TCR)와 연결되는 미래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코레일이 ‘하나의 기업’으로서 생존하지 못한다면 이런 얘기는 하나마나입니다. 코레일은 현재 부채가 10조 원입니다. 작년에 적자를 5300억 원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그 전까지는 매년 1조 원 규모의 적자를 냈습니다.

철도노조가 16일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다가 파업돌입 직전에 유보했습니다. 노조의 요구는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것입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현재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이 아니라, 효율화를 위한 조직과 업무의 조정입니다. 효율화 하지 말자는 것입니까? 국민 세금으로 메워 달라는 얘기입니까? 필요하면 인력감축까지 감내해야 할 형편 아닙니까?

코레일에 적자가 누적된 가장 큰 원인은 철도청 시절부터 내려온 관료주의적 무사안일 때문입니다. 코레일의 모든 임직원들은 부채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국민 100명중 79명이 철도파업에 반대했습니다. 75명이 노조의 요구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조 주장처럼 ‘공기업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5명뿐입니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유보한 것은 이처럼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쨌거나 다행입니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은 파업을 입에 올릴 때가 아닙니다.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합니다.

 철도는 소중한 국민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철도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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