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0일, 기로에 선 이명박 후보와 검찰

등록 2007.11.19.
정확하게 3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투자자문회사 BBK의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어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김 씨를 구속한 검찰은 이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김 씨의 주가조작에 관련됐는지, BBK의 실소유자가 이 후보인지 등을 본격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지금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입니다.

BBK 대표였던 김 씨의 혐의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공금 384억 원을 빼돌린 것입니다. 그는 미국 여권 7장과 미국 네바다주 법인설립인가서 19장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2001년 미국으로 달아난 김 씨는 2004년 5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뒤 3년 반 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연방구치소에서 지냈습니다. 우리나라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진작에 송환돼야 했지만 김 씨가 미국 정부에 인신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씨는 지난달 초 갑자기 인신보호를 포기해 결국 한국으로 송환된 겁니다. 송환 시기의 미묘함 때문에 여권이 의도적으로 송환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김 씨는 인천공항과 서울지검 청사 앞에서 수갑을 찬 채로 아주 환하게 웃더군요. 구속을 앞두고 그렇게 웃다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웃음이었습니다.

김 씨는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과 관련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던 병무브로커 김대업 씨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김경준 씨를 ‘제2의 김대업’이라고 합니다.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던 범여권은 김 씨가 구세주라도 되기를 바라는지 잔뜩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주가 조작, 자금 세탁 및 횡령, 사기 혐의가 벗겨지지 않은 후보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의 자존심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 씨를 돕고 있는 강삼재 전략기획팀장 역시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놓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건 정치공세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의혹이 거짓으로 확인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검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겠죠.

여권의 외곽 단체들과 친여매체들도 의혹 부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02년 대선 때 휘몰아친 ‘병풍(兵風)’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5일 “대통령이 되더라도 BBK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후보들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에 윤곽이 드러날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정치공세를 자제하고 선거전을 정책과 비전 중심으로 끌어가야 할 때입니다. 검찰도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정확하게 3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투자자문회사 BBK의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어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김 씨를 구속한 검찰은 이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김 씨의 주가조작에 관련됐는지, BBK의 실소유자가 이 후보인지 등을 본격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지금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입니다.

BBK 대표였던 김 씨의 혐의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공금 384억 원을 빼돌린 것입니다. 그는 미국 여권 7장과 미국 네바다주 법인설립인가서 19장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2001년 미국으로 달아난 김 씨는 2004년 5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뒤 3년 반 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연방구치소에서 지냈습니다. 우리나라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진작에 송환돼야 했지만 김 씨가 미국 정부에 인신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씨는 지난달 초 갑자기 인신보호를 포기해 결국 한국으로 송환된 겁니다. 송환 시기의 미묘함 때문에 여권이 의도적으로 송환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김 씨는 인천공항과 서울지검 청사 앞에서 수갑을 찬 채로 아주 환하게 웃더군요. 구속을 앞두고 그렇게 웃다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웃음이었습니다.

김 씨는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과 관련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던 병무브로커 김대업 씨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김경준 씨를 ‘제2의 김대업’이라고 합니다.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던 범여권은 김 씨가 구세주라도 되기를 바라는지 잔뜩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주가 조작, 자금 세탁 및 횡령, 사기 혐의가 벗겨지지 않은 후보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의 자존심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 씨를 돕고 있는 강삼재 전략기획팀장 역시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놓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건 정치공세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의혹이 거짓으로 확인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검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겠죠.

여권의 외곽 단체들과 친여매체들도 의혹 부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02년 대선 때 휘몰아친 ‘병풍(兵風)’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5일 “대통령이 되더라도 BBK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후보들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에 윤곽이 드러날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정치공세를 자제하고 선거전을 정책과 비전 중심으로 끌어가야 할 때입니다. 검찰도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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