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수술이 생명보다 중합니까?

등록 2007.11.30.
28일부터 시작한 전국 수련병원들의 2008년도 전공의 즉, 레지던트 모집에서 일반외과와 산부인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반면 내과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에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작년에도 신경과 피부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내과와 같은 이른바 ‘인기과’는 정원을 초과했지만 외과 산부인과는 미달이었습니다. 몇 년째 같은 양상이다 보니 새로 배출된 외과의사 수가 1997년 276명에서 10년 후인 2007년 179명으로 격감했습니다.

외과의사 부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지요. 외과는 맹장염부터 암, 장기이식까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수술을 담당합니다. 요즘 종합병원에서 갑상샘 수술을 받으려면 환자들이 6개월씩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환자는 진료대기 순번을 기다리다 지쳐 외국으로 수술하러 나가야 합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세계 수준’이라는 한국의 국민들이 말입니다.

이같은 불균형은 장시간 힘든 암 수술을 하는 것보다 간단한 쌍꺼풀 수술을 하는 편이 돈벌이가 잘 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의사들만 탓하기도 어렵습니다. 전공 선택의 기로에 선 의대생 ‘개인의 이익’과, 균형 잡힌 의료인력 확보라는 ‘사회적 이익’이 서로 일치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이 실패한 경우입니다.

사실 시장의 실패는 잣습니다. TV와 같은 공산품의 경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금방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재고가 쌓이면 공장을 멈추면 해결됩니다.

생산에 1년씩 걸리는 농산물은 좀 다르지요. 마늘파동 고추파동이 잦은 것은 농산물의 이같은 특성 탓입니다.

인력 양성에 10년 이상 걸리는 전문직 노동시장에서는 불균형이 조절되려면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 기간 내내 환자들이 피해를 입지요. 이럴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불일치를 미리미리 줄여야 합니다.

먼저 불합리한 의료수가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받는 것보다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를 받는 게 더 돈이 된다는 얘기가 나와서는 안 되지요.

이와 함께 비인기 전공과목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5년째 흉부외과 등 9개 비인기 전공과목을 지원하는 전공의에게 월 50만원의 수련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산부인과도 추가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없습니다. 어렵고 힘든 전공을 선택하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또 있습니다. 힘든 수술에는 골치 아픈 의료분쟁이 뒤따르기 쉽습니다. 의료사고가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어떻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쌍꺼풀수술, 박피수술보다는 생명이 중하지 않습니까?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

28일부터 시작한 전국 수련병원들의 2008년도 전공의 즉, 레지던트 모집에서 일반외과와 산부인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반면 내과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에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작년에도 신경과 피부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내과와 같은 이른바 ‘인기과’는 정원을 초과했지만 외과 산부인과는 미달이었습니다. 몇 년째 같은 양상이다 보니 새로 배출된 외과의사 수가 1997년 276명에서 10년 후인 2007년 179명으로 격감했습니다.

외과의사 부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지요. 외과는 맹장염부터 암, 장기이식까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수술을 담당합니다. 요즘 종합병원에서 갑상샘 수술을 받으려면 환자들이 6개월씩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환자는 진료대기 순번을 기다리다 지쳐 외국으로 수술하러 나가야 합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세계 수준’이라는 한국의 국민들이 말입니다.

이같은 불균형은 장시간 힘든 암 수술을 하는 것보다 간단한 쌍꺼풀 수술을 하는 편이 돈벌이가 잘 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의사들만 탓하기도 어렵습니다. 전공 선택의 기로에 선 의대생 ‘개인의 이익’과, 균형 잡힌 의료인력 확보라는 ‘사회적 이익’이 서로 일치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이 실패한 경우입니다.

사실 시장의 실패는 잣습니다. TV와 같은 공산품의 경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금방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재고가 쌓이면 공장을 멈추면 해결됩니다.

생산에 1년씩 걸리는 농산물은 좀 다르지요. 마늘파동 고추파동이 잦은 것은 농산물의 이같은 특성 탓입니다.

인력 양성에 10년 이상 걸리는 전문직 노동시장에서는 불균형이 조절되려면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 기간 내내 환자들이 피해를 입지요. 이럴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불일치를 미리미리 줄여야 합니다.

먼저 불합리한 의료수가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받는 것보다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를 받는 게 더 돈이 된다는 얘기가 나와서는 안 되지요.

이와 함께 비인기 전공과목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5년째 흉부외과 등 9개 비인기 전공과목을 지원하는 전공의에게 월 50만원의 수련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산부인과도 추가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없습니다. 어렵고 힘든 전공을 선택하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또 있습니다. 힘든 수술에는 골치 아픈 의료분쟁이 뒤따르기 쉽습니다. 의료사고가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어떻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쌍꺼풀수술, 박피수술보다는 생명이 중하지 않습니까?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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