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 부른 기름 유출

등록 2007.12.10.
충남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심각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피해가 심각합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일 아침 해상 크레인을 실은 무동력선을 끌고 가던 예인선의 와이어가 끊어지는 바람에 무동력선이 홍콩 선적의 유조선에 충돌하는 바람에 일어났습니다. 유조선의 화물탱크에 3개의 큰 구멍이 뚫리면서 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 1만500kL가 유출된 겁니다.

이번 사고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기름 유출사고입니다. 12년 전인 1995년 당시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였던 전남 여수 앞바다 ‘씨프린스호’ 유조선 좌초 사고 때 유출된 기름보다 훨씬 많은 양의 원유가 바다에 유출됐습니다.

원유 유출로 인한 피해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름띠가 해안으로 밀려와 수십km에 걸쳐 양식장과 해수욕장을 기름 범벅으로 만들어 놓았을 정도입니다. 태안군 소원면 주민은 “양식장이 아스팔트로 변해 버렸다. 이제는 끝났다”면서 “우리 동네는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재앙의 마을로 변해 버렸다”고 한탄했습니다. TV 화면에 비친 현장 모습은 끔찍할 정도입니다.

태안반도 인근 서해안 양식 어장과 바다가 어디까지 얼마나 심각하게 오염될지 당장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만리포해수욕장이 있는 태안반도의 아름다운 해안국립공원의 해양 생태계가 회복되기 어려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걱정입니다.

이번보다 기름 유출량이 훨씬 적었던 씨프린스호 사고 때 응급방제에만 한 달 이상 걸린 걸 보면 이번 사고 수습에는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가 완전 회복되는 데는 최소한 10년은 걸린다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해양경찰은 사고 당일 육지에서 8km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바람도 바다 쪽으로 불어 해안으로 기름이 많이 유입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기름띠가 해안까지 확산되는 데에는 24~36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13시간 뒤인 7일 오후 9시경부터 벌써 해안에서 기름띠가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조선에 생긴 구멍 3개 가운데 1개는 이틀 만에 봉쇄됐습니다. 주민들은 당국의 안이한 판단과 대처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리가 아닙니다.

그나마 정부가 사고 발생 다음 날 충남 일대 6개 시·군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한 것은 다행입니다. 재난사태 선포는 재난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한 인적 물적 동원과 지원을 위한 것이며 재정 지원을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는 다릅니다.

대선을 앞두고 강화도 해병 총기 탈취 사건으로 불안한 가운데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까지 터져 어수선한 연말입니다. 정부는 정권 말기에 행정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두 사건을 바짝 챙겨야 합니다.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효율적인 방재작업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방제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비전문가들이 많아서 작업을 하다가 다른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충남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심각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피해가 심각합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일 아침 해상 크레인을 실은 무동력선을 끌고 가던 예인선의 와이어가 끊어지는 바람에 무동력선이 홍콩 선적의 유조선에 충돌하는 바람에 일어났습니다. 유조선의 화물탱크에 3개의 큰 구멍이 뚫리면서 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 1만500kL가 유출된 겁니다.

이번 사고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기름 유출사고입니다. 12년 전인 1995년 당시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였던 전남 여수 앞바다 ‘씨프린스호’ 유조선 좌초 사고 때 유출된 기름보다 훨씬 많은 양의 원유가 바다에 유출됐습니다.

원유 유출로 인한 피해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름띠가 해안으로 밀려와 수십km에 걸쳐 양식장과 해수욕장을 기름 범벅으로 만들어 놓았을 정도입니다. 태안군 소원면 주민은 “양식장이 아스팔트로 변해 버렸다. 이제는 끝났다”면서 “우리 동네는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재앙의 마을로 변해 버렸다”고 한탄했습니다. TV 화면에 비친 현장 모습은 끔찍할 정도입니다.

태안반도 인근 서해안 양식 어장과 바다가 어디까지 얼마나 심각하게 오염될지 당장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만리포해수욕장이 있는 태안반도의 아름다운 해안국립공원의 해양 생태계가 회복되기 어려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걱정입니다.

이번보다 기름 유출량이 훨씬 적었던 씨프린스호 사고 때 응급방제에만 한 달 이상 걸린 걸 보면 이번 사고 수습에는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가 완전 회복되는 데는 최소한 10년은 걸린다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해양경찰은 사고 당일 육지에서 8km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바람도 바다 쪽으로 불어 해안으로 기름이 많이 유입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기름띠가 해안까지 확산되는 데에는 24~36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13시간 뒤인 7일 오후 9시경부터 벌써 해안에서 기름띠가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조선에 생긴 구멍 3개 가운데 1개는 이틀 만에 봉쇄됐습니다. 주민들은 당국의 안이한 판단과 대처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리가 아닙니다.

그나마 정부가 사고 발생 다음 날 충남 일대 6개 시·군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한 것은 다행입니다. 재난사태 선포는 재난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한 인적 물적 동원과 지원을 위한 것이며 재정 지원을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는 다릅니다.

대선을 앞두고 강화도 해병 총기 탈취 사건으로 불안한 가운데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까지 터져 어수선한 연말입니다. 정부는 정권 말기에 행정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두 사건을 바짝 챙겨야 합니다.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효율적인 방재작업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방제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비전문가들이 많아서 작업을 하다가 다른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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