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에 발등 찍힌 정동영 후보

등록 2007.12.12.
옛말에 ‘믿는 도끼에 제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바로 그런 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BBK를, 그리고 검찰을 너무 믿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BBK에 의해, 그리고 검찰에 의해 오히려 한 방 먹었습니다. 대선판을 온통 BBK로 먹칠하다시피 했지만 신당은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신당은 BBK 한 방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단박에 쓰러뜨릴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거의 모든 의원들이 BBK에 매달렸고, 그 바람에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사실상 BBK로 시작해 BBK로 끝났습니다. BBK 소유주였던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이 결정되고, 이어 김 씨가 송환된 뒤에는 신당은 아예 모든 선거운동을 BBK에 집중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허망하게도 지난 5일 검찰은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BBK 한 방이 그만 헛방이 되고 만 것입니다. 검찰이 야속하기도 하겠죠. 그래도 명색이 노무현 정권의 검찰인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결론을 내줄 것으로 신당 사람들은 믿지 않았겠습니까.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이번엔 검찰 쪽으로 공격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정치판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논평가로서 BBK에 목을 맨 신당에 참으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우선 BBK는 너무 어렵습니다. 신당 의원들이 아무리 핏대를 세워 주장한들 그 말을 이해하는 국민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BBK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은 골치 아프다고 고개부터 저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신당은 또한 BBK에 올인 하느라 자기 당 후보의 대표적 브랜드를 개발해 국민들 뇌리 속에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광고만 보더라도 온통 이명박 후보 비난 일색입니다. 언뜻 보면 누구 광고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대선은 대표적인 이슈 싸움인데 정동영 후보를 생각하면 BBK 외에는 떠오르는 브랜드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BBK는 문서 위조를 밥 먹듯이 한 것에서 보듯, 기본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려운 사기범죄자가 관련된 사건입니다. 위험 부담이 그만큼 큰 일에 신당은 앞뒤 재지 않고 너무 많은 배팅을 했습니다. 질 경우도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으니 밑천이 거들 나게 생긴 것이죠.



궁여지책으로 지금 특검이니 검사 탄핵이니 하면서 검찰을 물고 늘어지고 있지만 이는 논리가 매우 궁색합니다. 아무려면 대명천지에, 그리고 앞으로 재판도 남았는데 국가기관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라도 신당이 제 정신을 차려 진짜 대선 냄새가 물씬 나는 선거전을 펼쳐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옛말에 ‘믿는 도끼에 제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바로 그런 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BBK를, 그리고 검찰을 너무 믿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BBK에 의해, 그리고 검찰에 의해 오히려 한 방 먹었습니다. 대선판을 온통 BBK로 먹칠하다시피 했지만 신당은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신당은 BBK 한 방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단박에 쓰러뜨릴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거의 모든 의원들이 BBK에 매달렸고, 그 바람에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사실상 BBK로 시작해 BBK로 끝났습니다. BBK 소유주였던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이 결정되고, 이어 김 씨가 송환된 뒤에는 신당은 아예 모든 선거운동을 BBK에 집중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허망하게도 지난 5일 검찰은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BBK 한 방이 그만 헛방이 되고 만 것입니다. 검찰이 야속하기도 하겠죠. 그래도 명색이 노무현 정권의 검찰인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결론을 내줄 것으로 신당 사람들은 믿지 않았겠습니까.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이번엔 검찰 쪽으로 공격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정치판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논평가로서 BBK에 목을 맨 신당에 참으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우선 BBK는 너무 어렵습니다. 신당 의원들이 아무리 핏대를 세워 주장한들 그 말을 이해하는 국민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BBK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은 골치 아프다고 고개부터 저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신당은 또한 BBK에 올인 하느라 자기 당 후보의 대표적 브랜드를 개발해 국민들 뇌리 속에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광고만 보더라도 온통 이명박 후보 비난 일색입니다. 언뜻 보면 누구 광고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대선은 대표적인 이슈 싸움인데 정동영 후보를 생각하면 BBK 외에는 떠오르는 브랜드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BBK는 문서 위조를 밥 먹듯이 한 것에서 보듯, 기본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려운 사기범죄자가 관련된 사건입니다. 위험 부담이 그만큼 큰 일에 신당은 앞뒤 재지 않고 너무 많은 배팅을 했습니다. 질 경우도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으니 밑천이 거들 나게 생긴 것이죠.



궁여지책으로 지금 특검이니 검사 탄핵이니 하면서 검찰을 물고 늘어지고 있지만 이는 논리가 매우 궁색합니다. 아무려면 대명천지에, 그리고 앞으로 재판도 남았는데 국가기관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라도 신당이 제 정신을 차려 진짜 대선 냄새가 물씬 나는 선거전을 펼쳐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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