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를 배워라

등록 2007.12.14.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인다, 중복 업무를 없앤다, 세금을 줄이고 재정지출도 감축한다.…’ 우리나라 대선 공약에서도 일부 찾아볼 수 있는 이런 내용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개혁방안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비대한 정부’였던 프랑스가 ‘일하는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야심찬 조치’를 추진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2012년까지 퇴직 공무원의 절반만 충원하는 방식으로 공무원 10만 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맞춰 행정업무 축소 등 정부개혁안 100가지를 12일 추가로 제시한 것입니다.

정부 업무를 우리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총리실의 업무중복과 낭비를 치유하기 위해 산하 위원회 업무를 재조정한다거나 환경부와 교통부를 통합하는 방안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현 정부에서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고 업무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폐단을 경험했습니다. ‘시스템 정부’는커녕 사람 따라 조직으로 끗발 경쟁하던 정부였던 셈입니다.

취임 전부터 ‘작은 정부’를 준비해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장관 수를 기존 30명에서 15명으로 줄였습니다. 이제는 공무원 조직 전체의 다이어트, 슬림화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작은 정부’는 행정규제 완화로 이어집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국민 편의를 위해 번잡한 행정업무를 대폭 간소화하겠답니다. 기업의 정부 제출 서류를 4년 안에 25% 없애면 기업은 매년 150억 유로, 우리 돈으로 20조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도 규제완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큰 정부’ 아래서는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도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규제가 생기고, 결국 규제의 총 숫자는 늘어나고 맙니다. 그게 우리 현실이고, 프랑스를 배워야할 이유입니다.

공무원 숫자만 줄이면 행정서비스가 나빠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프랑스는 온라인 및 콜센터 서비스를 확대해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신분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을 발급받기 위해 종전에는 시청이나 도청을 찾아가야 했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가까운 구청이나 읍사무소만 방문하면 됩니다. 국민은 더 편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정부 업무 효율을 높이면 인력을 줄여도 문제없습니다. ‘정부가 일을 더 많이 하려고 공무원을 늘리는 건데 왜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노 대통령과는 인식 차이가 아주 큽니다.

프랑스의 개혁이 모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공공부문 노조 등의 반발도 거셉니다. 한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공공개혁은 어느 나라에서건 이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문제는 열심히 해도 부족한데 노 정부는 거꾸로 갔고, 그 부담이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정부개혁에 관해 말씀 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인다, 중복 업무를 없앤다, 세금을 줄이고 재정지출도 감축한다.…’ 우리나라 대선 공약에서도 일부 찾아볼 수 있는 이런 내용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개혁방안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비대한 정부’였던 프랑스가 ‘일하는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야심찬 조치’를 추진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2012년까지 퇴직 공무원의 절반만 충원하는 방식으로 공무원 10만 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맞춰 행정업무 축소 등 정부개혁안 100가지를 12일 추가로 제시한 것입니다.

정부 업무를 우리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총리실의 업무중복과 낭비를 치유하기 위해 산하 위원회 업무를 재조정한다거나 환경부와 교통부를 통합하는 방안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현 정부에서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고 업무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폐단을 경험했습니다. ‘시스템 정부’는커녕 사람 따라 조직으로 끗발 경쟁하던 정부였던 셈입니다.

취임 전부터 ‘작은 정부’를 준비해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장관 수를 기존 30명에서 15명으로 줄였습니다. 이제는 공무원 조직 전체의 다이어트, 슬림화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작은 정부’는 행정규제 완화로 이어집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국민 편의를 위해 번잡한 행정업무를 대폭 간소화하겠답니다. 기업의 정부 제출 서류를 4년 안에 25% 없애면 기업은 매년 150억 유로, 우리 돈으로 20조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도 규제완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큰 정부’ 아래서는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도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규제가 생기고, 결국 규제의 총 숫자는 늘어나고 맙니다. 그게 우리 현실이고, 프랑스를 배워야할 이유입니다.

공무원 숫자만 줄이면 행정서비스가 나빠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프랑스는 온라인 및 콜센터 서비스를 확대해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신분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을 발급받기 위해 종전에는 시청이나 도청을 찾아가야 했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가까운 구청이나 읍사무소만 방문하면 됩니다. 국민은 더 편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정부 업무 효율을 높이면 인력을 줄여도 문제없습니다. ‘정부가 일을 더 많이 하려고 공무원을 늘리는 건데 왜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노 대통령과는 인식 차이가 아주 큽니다.

프랑스의 개혁이 모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공공부문 노조 등의 반발도 거셉니다. 한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공공개혁은 어느 나라에서건 이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문제는 열심히 해도 부족한데 노 정부는 거꾸로 갔고, 그 부담이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정부개혁에 관해 말씀 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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