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를 향해서

등록 2007.12.24.
네덜란드 인구는 우리의 삼분의 일이지만 20년이나 앞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70년대 말 우리가 겪었던 IMF와 같은 혹독한 경제 위기를 겪었습니다. 네덜랜드 재기의 비결은 바로 서비스 업 이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의 국내 총생산 대비 제조업 비중은 21%에 불과하지만 운송, 물류, 금융 같은 서비스 업 부분은 무려 60%나 된다.

이런 나라가 또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가 넘는 최고 부자나라 룩셈부르크입니다. 이 나라역시 70년대 오일쇼크로 위기에 몰렸다가 재기하는데 금융업 덕분이었습니다. 룩셈부르크 하면 전통적으로 철강이 강했는데 70년대 초 국내 총생산 대비 20%나 차지했던 철강업은 90년대 5% 대로 떨어진 대신 금융업 비중은 25%로 올랐습니다. 전체 고용의 12%, 정부 세수의 32%를 금융 산업이 맡고 있을 정도입니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 두 나라를 포함해 국민소득 3만 달러인 9개 나라를 분석해 본 결과 9개 나라 모두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업 고용 점유율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5000~1만 달러일 때는 58.5%이던 것이 1만~2만 달러일 때는 64.0%, 2만~3만 달러 일 때는 69.5%로 늘어납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도 얼마 전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간 기간이 13년 걸렸습니다. 평균 10년이었던 선진국들에 비해 3년이 늦은 것입니다. 문제는 2만 달러가 아니라 3만, 4만 달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산업의 축을 옮기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앞서 든 선진국들처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야 합니다. 서비스업은 먹고 노는 사업이 아닙니다. 정신과 문화를 다루는 사업입니다. 관광 같은 분야의 활성화도 그래서 중요합니다.

한국인들은 나가서 쓰는 돈이 많아 여행수지 적자도 2004년 63억 달러이던 것이 작년 129억 달러로 2년 만에 두 배를 넘었습니다. 올해는 9월 말까지 이미 11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올해 1∼9월 중 물건을 만들어 판 상품수지로는 흑자 225억 달러가 났는데 이의 절반을 여행 수지에서 까먹은 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반도체 자동차 배를 많이 파는 것 못지않게 관광 강국이 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지 실감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대로 선진국(평균 10%대)보다 크게 떨어집니다. 중국도 10.5%에 이르는데 말이지요. 요즘 뜨는 두바이의 경우는 무려 20%나 됩니다.

관광업과 함께 금융업도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금융 자율화와 금융시장 통합, 정보기술 발달로 금융 산업 규모와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 자산의 절대 규모는 지난 25년 동안 무려 14배가 늘었고 세계 국내 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 비중도 1980년 109%에서 2005년 316%로 뛰었습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만 잘한다고 나라가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정권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도 이제는 그칠 때입니다. 우리의 눈을 미래로 미래로 옮길 때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네덜란드 인구는 우리의 삼분의 일이지만 20년이나 앞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70년대 말 우리가 겪었던 IMF와 같은 혹독한 경제 위기를 겪었습니다. 네덜랜드 재기의 비결은 바로 서비스 업 이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의 국내 총생산 대비 제조업 비중은 21%에 불과하지만 운송, 물류, 금융 같은 서비스 업 부분은 무려 60%나 된다.

이런 나라가 또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가 넘는 최고 부자나라 룩셈부르크입니다. 이 나라역시 70년대 오일쇼크로 위기에 몰렸다가 재기하는데 금융업 덕분이었습니다. 룩셈부르크 하면 전통적으로 철강이 강했는데 70년대 초 국내 총생산 대비 20%나 차지했던 철강업은 90년대 5% 대로 떨어진 대신 금융업 비중은 25%로 올랐습니다. 전체 고용의 12%, 정부 세수의 32%를 금융 산업이 맡고 있을 정도입니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 두 나라를 포함해 국민소득 3만 달러인 9개 나라를 분석해 본 결과 9개 나라 모두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업 고용 점유율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5000~1만 달러일 때는 58.5%이던 것이 1만~2만 달러일 때는 64.0%, 2만~3만 달러 일 때는 69.5%로 늘어납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도 얼마 전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간 기간이 13년 걸렸습니다. 평균 10년이었던 선진국들에 비해 3년이 늦은 것입니다. 문제는 2만 달러가 아니라 3만, 4만 달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산업의 축을 옮기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앞서 든 선진국들처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야 합니다. 서비스업은 먹고 노는 사업이 아닙니다. 정신과 문화를 다루는 사업입니다. 관광 같은 분야의 활성화도 그래서 중요합니다.

한국인들은 나가서 쓰는 돈이 많아 여행수지 적자도 2004년 63억 달러이던 것이 작년 129억 달러로 2년 만에 두 배를 넘었습니다. 올해는 9월 말까지 이미 11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올해 1∼9월 중 물건을 만들어 판 상품수지로는 흑자 225억 달러가 났는데 이의 절반을 여행 수지에서 까먹은 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반도체 자동차 배를 많이 파는 것 못지않게 관광 강국이 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지 실감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대로 선진국(평균 10%대)보다 크게 떨어집니다. 중국도 10.5%에 이르는데 말이지요. 요즘 뜨는 두바이의 경우는 무려 20%나 됩니다.

관광업과 함께 금융업도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금융 자율화와 금융시장 통합, 정보기술 발달로 금융 산업 규모와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 자산의 절대 규모는 지난 25년 동안 무려 14배가 늘었고 세계 국내 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 비중도 1980년 109%에서 2005년 316%로 뛰었습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만 잘한다고 나라가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정권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도 이제는 그칠 때입니다. 우리의 눈을 미래로 미래로 옮길 때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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