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이대로 괜찮은가

등록 2008.01.14.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가 마무리되면서 논술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겁습니다. 올해 출제된 논술 문제가 과거의 본고사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주요 대학들은 대입 규제의 상징인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내년 논술시험이 어떤 방향으로 출제될지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학생 학부모들만 중간에서 곤혹스럽습니다.

대표적인 국문학자인 이어령 교수는 대입 논술 문제를 풀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논술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문제를 접하면 도무지 난해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재의 논술 시험은 글짓기 시험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학들이 논술을 학력 테스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문학자조차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이유입니다.

논술이 기형적인 형태가 된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규제가 큰 원인입니다.

정부는 대학 입시를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규제를 가해 왔습니다. 수능시험 성적을 몇 % 반영하라, 내신을 얼마 반영하라는 식입니다.

3불 정책에서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계실 겁니다.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대학별 본고사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고 싶어 합니다. 대학의 본능입니다. 따라서 대학들은 주어진 규제 속에서 우수 학생을 가려내려고 갖은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대학입시는 정부가 대학에 규제를 가하고, 대학은 그 빈틈을 찾아내는 쫓고 쫓기기의 역사였습니다.

논술 고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부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논술 시험을 규제하자 대학들은 주어진 틀 안에서 최대한 학력을 테스트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논술 시험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중간에서 학생들만 골탕 먹는 이 혼돈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입시를 자율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입시방식을 자율화하면 논술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필요 없게 됩니다.

대학들은 입시가 자율화되어도 과거와 같은 본고사는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서강대는 수능시험 등급제가 폐지되면 논술시험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몇몇 사립대학도 같은 입장입니다.

대학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면 입시는 오히려 다양화되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논술시험도 본래의 모습으로 정상화될 것입니다.

더 이상 기형적인 논술 문제를 보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논술시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가 마무리되면서 논술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겁습니다. 올해 출제된 논술 문제가 과거의 본고사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주요 대학들은 대입 규제의 상징인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내년 논술시험이 어떤 방향으로 출제될지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학생 학부모들만 중간에서 곤혹스럽습니다.

대표적인 국문학자인 이어령 교수는 대입 논술 문제를 풀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논술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문제를 접하면 도무지 난해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재의 논술 시험은 글짓기 시험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학들이 논술을 학력 테스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문학자조차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이유입니다.

논술이 기형적인 형태가 된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규제가 큰 원인입니다.

정부는 대학 입시를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규제를 가해 왔습니다. 수능시험 성적을 몇 % 반영하라, 내신을 얼마 반영하라는 식입니다.

3불 정책에서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계실 겁니다.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대학별 본고사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고 싶어 합니다. 대학의 본능입니다. 따라서 대학들은 주어진 규제 속에서 우수 학생을 가려내려고 갖은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대학입시는 정부가 대학에 규제를 가하고, 대학은 그 빈틈을 찾아내는 쫓고 쫓기기의 역사였습니다.

논술 고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부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논술 시험을 규제하자 대학들은 주어진 틀 안에서 최대한 학력을 테스트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논술 시험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중간에서 학생들만 골탕 먹는 이 혼돈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입시를 자율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입시방식을 자율화하면 논술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필요 없게 됩니다.

대학들은 입시가 자율화되어도 과거와 같은 본고사는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서강대는 수능시험 등급제가 폐지되면 논술시험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몇몇 사립대학도 같은 입장입니다.

대학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면 입시는 오히려 다양화되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논술시험도 본래의 모습으로 정상화될 것입니다.

더 이상 기형적인 논술 문제를 보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논술시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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