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거리 싸움만도 못한 한나라당 공천전쟁

등록 2008.02.01.
4자 성어에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갈수록 재미있어진다는 말로 원래는 좋은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나쁜 뜻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싸움을 보고 있으면 딱 점입가경입니다.

급기야 어젯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강재섭 대표가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방호 사무총장하고는 같이 일 못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보통사람들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입니다. 사장이 전무하고 같이 일 못하겠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한나라당은 집단지도체제이고, 당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이 있어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통사람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공천전쟁 발발의 도화선이 된 한나라당 당규는 3조 2항에 있는 ‘부정 비리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공천을 신청할 수 없다’는 조항입니다. 바로 강 대표가 만든 규칙입니다. 작년 4·25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공천 잡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하는 심정으로 만든 당규입니다. 너무나 분명한 조항이라 공천심사위원들이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달리 해석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을 바꾸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아예 신청도 못합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자기와 이방호 사무총장, 그리고 김무성 최고위원이 만나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장부’답게 합의를 했는데 이 총장이 ‘뒤통수’를 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강 대표는 이 총장이 이명박 당선인의 ‘맑은 영혼’을 이용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김무성 공천 배제’가 마치 이명박 당선인의 뜻인 것처럼 말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총장은 이 총장대로 그런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고 있습니다. 이젠 공천전쟁이 마치 강 대표와 이 총장의 진실게임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일이 복잡하게 꼬일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답이 나오는 법입니다. 한나라당 공천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천이라는 말의 뜻부터 바로 새겨야 합니다. 공천은 정당이 국민들에게 공직 후보를 추천하는 행위입니다. 사실 부정비리 연루자에게 공천 신청 자격을 주지 않는 것은 굳이 당헌 당규에 명시할 필요도 없는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 아닙니까? 또 규칙은 일단 만든 이상 지켜야 합니다. 정당의 당규는 법입니다. 물론 2000만원 수뢰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에도 두 번이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 최고위원의 경우만 따로 떼어내 생각해보면 황당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인 한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법을 고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것도 너무나 당연한 말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에서 오가는 말들을 보면 이런 것들이 당연하게 생각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4자 성어에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갈수록 재미있어진다는 말로 원래는 좋은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나쁜 뜻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싸움을 보고 있으면 딱 점입가경입니다.

급기야 어젯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강재섭 대표가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방호 사무총장하고는 같이 일 못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보통사람들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입니다. 사장이 전무하고 같이 일 못하겠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한나라당은 집단지도체제이고, 당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이 있어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통사람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공천전쟁 발발의 도화선이 된 한나라당 당규는 3조 2항에 있는 ‘부정 비리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공천을 신청할 수 없다’는 조항입니다. 바로 강 대표가 만든 규칙입니다. 작년 4·25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공천 잡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하는 심정으로 만든 당규입니다. 너무나 분명한 조항이라 공천심사위원들이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달리 해석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을 바꾸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아예 신청도 못합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자기와 이방호 사무총장, 그리고 김무성 최고위원이 만나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장부’답게 합의를 했는데 이 총장이 ‘뒤통수’를 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강 대표는 이 총장이 이명박 당선인의 ‘맑은 영혼’을 이용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김무성 공천 배제’가 마치 이명박 당선인의 뜻인 것처럼 말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총장은 이 총장대로 그런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고 있습니다. 이젠 공천전쟁이 마치 강 대표와 이 총장의 진실게임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일이 복잡하게 꼬일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답이 나오는 법입니다. 한나라당 공천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천이라는 말의 뜻부터 바로 새겨야 합니다. 공천은 정당이 국민들에게 공직 후보를 추천하는 행위입니다. 사실 부정비리 연루자에게 공천 신청 자격을 주지 않는 것은 굳이 당헌 당규에 명시할 필요도 없는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 아닙니까? 또 규칙은 일단 만든 이상 지켜야 합니다. 정당의 당규는 법입니다. 물론 2000만원 수뢰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에도 두 번이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 최고위원의 경우만 따로 떼어내 생각해보면 황당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인 한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법을 고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것도 너무나 당연한 말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에서 오가는 말들을 보면 이런 것들이 당연하게 생각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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