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 흔들리나

등록 2008.03.07.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기업 민영화와 경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면서 “효과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나라당 대선 공약집은 민간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설립 목적을 상실한 공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밝혀 놓았습니다. 올해 6월까지 법 제정 및 개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일정도 들어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부조직을 키우고 공무원을 늘렸으며 무려 400여 개의 위원회를 운영했고 공기업들이 방만 경영을 일삼았던 폐단을 고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공공부문이 세금을 까먹어가면서 부실을 키우는 데 질색을 하던 국민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퇴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민영화보다는 효율화가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역대 정부가 민영화를 꾸준히 추진했지만 국내 재벌 또는 외국 투자자 등 누가 주인이 돼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경영만 민간에 위탁하는 싱가포르의 테마섹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마섹은 현재 싱가포르텔레콤, 싱가포르항공 등 대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하나금융지주회사,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입니다. 국가재산으로 만든 펀드가 공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고 경영은 민간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이는 공기업을 현재처럼 운영하는 방식과 완전 민영화하는 방안의 중간에 해당합니다. 현 정부에서 파악하듯 민영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기업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맞지 않다’거나 ‘정부가 경영진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고 노조와 이해집단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현 정부의 공기업 처리는 대통령직인수위가 “공기업 민영화 논의는 착수하지 못했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할 예정”이라고 할 때부터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민영화 및 구조조정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할 것 같았는데 일부 공기업 노조 등의 저항에 부닥치자 새 정부로 미뤄놓은 것입니다. 이어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신중 검토’라거나

‘효율화 우선’이라는 등으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습니다.

신중한 검토는 당연한 것이지만, 민영화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 됩니다. 강 장관은 공기업의 새 주인을 둘러싼 논란을 걱정했지만 그런 논란이야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미래의 경쟁력을 감안해 확실한 민영화 원칙을 정하고 이를 투명하게 추진하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새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의지 퇴색했나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기업 민영화와 경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면서 “효과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나라당 대선 공약집은 민간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설립 목적을 상실한 공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밝혀 놓았습니다. 올해 6월까지 법 제정 및 개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일정도 들어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부조직을 키우고 공무원을 늘렸으며 무려 400여 개의 위원회를 운영했고 공기업들이 방만 경영을 일삼았던 폐단을 고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공공부문이 세금을 까먹어가면서 부실을 키우는 데 질색을 하던 국민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퇴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민영화보다는 효율화가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역대 정부가 민영화를 꾸준히 추진했지만 국내 재벌 또는 외국 투자자 등 누가 주인이 돼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경영만 민간에 위탁하는 싱가포르의 테마섹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마섹은 현재 싱가포르텔레콤, 싱가포르항공 등 대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하나금융지주회사,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입니다. 국가재산으로 만든 펀드가 공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고 경영은 민간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이는 공기업을 현재처럼 운영하는 방식과 완전 민영화하는 방안의 중간에 해당합니다. 현 정부에서 파악하듯 민영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기업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맞지 않다’거나 ‘정부가 경영진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고 노조와 이해집단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현 정부의 공기업 처리는 대통령직인수위가 “공기업 민영화 논의는 착수하지 못했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할 예정”이라고 할 때부터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민영화 및 구조조정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할 것 같았는데 일부 공기업 노조 등의 저항에 부닥치자 새 정부로 미뤄놓은 것입니다. 이어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신중 검토’라거나

‘효율화 우선’이라는 등으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습니다.

신중한 검토는 당연한 것이지만, 민영화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 됩니다. 강 장관은 공기업의 새 주인을 둘러싼 논란을 걱정했지만 그런 논란이야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미래의 경쟁력을 감안해 확실한 민영화 원칙을 정하고 이를 투명하게 추진하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새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의지 퇴색했나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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