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개혁 더 미룰 수 없다

등록 2008.03.14.
방송계가 혼란스럽습니다. 방송인단체들은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시중 씨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11일에는 국회 앞에서 시위까지 열었습니다. 최 후보자가 대통령 측근 인사라는 이유입니다.

한편으로 KBS 정연주 사장은 노조의 퇴임 요구를 거부하고 내년 11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힘겨루기가 뜨겁습니다.

새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코드 인사’로 임명됐던 단체장들이 스스로 그만 둘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뀐 만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상식이라는 겁니다.

정 사장은 그 대표적인 인사로 꼽힙니다. 하지만 정 사장은 버티기로 맞설 태세입니다. 본인이 그만 두지 않겠다면 정부로서도 그만 두게 만들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국내 방송 체제는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통합해 방통위를 만든 것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때늦은 감이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시대는 급변하는데 방송계는 이해관계를 앞세워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방통위가 출범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게 없습니다.

마침 방통위가 공영방송 체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KBS MBC 두 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KBS 채널 가운데 KBS2와 MBC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시행되면 방송계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공영방송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공공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방송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공영방송들은 방송계에 ‘거대 공룡’으로 군림하면서 시청률 경쟁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KBS MBC 두 방송이 주도하는 지상파 3사는 2006년 방송광고 매출의 75%를 가져갔습니다. 케이블 TV에 진출해 16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케이블 PP사들이 올리는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독과점 체제이면서도 KBS MBC는 내부 이기주의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KBS가 구조조정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래서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수행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공영방송을 수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정권과 방송과의 공생 관계로 진척이 없었습니다. 정권은 방송을, 방송은 정권을 서로 적당히 봐주며 현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공영방송 다운 공영방송이 되도록 정체성의 재정립이 불가피합니다. 새 방통위원장은 차질 없이 개편 작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개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방송계가 혼란스럽습니다. 방송인단체들은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시중 씨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11일에는 국회 앞에서 시위까지 열었습니다. 최 후보자가 대통령 측근 인사라는 이유입니다.

한편으로 KBS 정연주 사장은 노조의 퇴임 요구를 거부하고 내년 11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힘겨루기가 뜨겁습니다.

새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코드 인사’로 임명됐던 단체장들이 스스로 그만 둘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뀐 만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상식이라는 겁니다.

정 사장은 그 대표적인 인사로 꼽힙니다. 하지만 정 사장은 버티기로 맞설 태세입니다. 본인이 그만 두지 않겠다면 정부로서도 그만 두게 만들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국내 방송 체제는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통합해 방통위를 만든 것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때늦은 감이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시대는 급변하는데 방송계는 이해관계를 앞세워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방통위가 출범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게 없습니다.

마침 방통위가 공영방송 체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KBS MBC 두 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KBS 채널 가운데 KBS2와 MBC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시행되면 방송계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공영방송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공공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방송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공영방송들은 방송계에 ‘거대 공룡’으로 군림하면서 시청률 경쟁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KBS MBC 두 방송이 주도하는 지상파 3사는 2006년 방송광고 매출의 75%를 가져갔습니다. 케이블 TV에 진출해 16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케이블 PP사들이 올리는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독과점 체제이면서도 KBS MBC는 내부 이기주의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KBS가 구조조정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래서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수행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공영방송을 수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정권과 방송과의 공생 관계로 진척이 없었습니다. 정권은 방송을, 방송은 정권을 서로 적당히 봐주며 현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공영방송 다운 공영방송이 되도록 정체성의 재정립이 불가피합니다. 새 방통위원장은 차질 없이 개편 작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개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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