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최대 관전 포인트
등록 2008.03.19.유력 일간지의 어느 칼럼니스트는 두 정 씨가 ‘실내풀장’을 버리고 바다로 나왔다고 비유하면서 찬사를 보냈습니다. 울산과 전주라는 안전한 실내풀장을 버리고, 폭풍을 만날지도 모르는 서울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됐다는 의미겠죠. 근사한 비유지만 꼭 정확한 건 아닙니다. 두 차례의 지난 총선 결과를 보면 그렇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는 3만8000천표를 얻었고, 한나라당 후보는 3만표를 받았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어렵지 않게 이긴 선거였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4만8000여표, 한나라당 후보가 3만5000여표, 민주당 후보가 1만1000여표를 획득했습니다. 탄핵 역풍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작용한 선거였지만, 그래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 지지를 합친 반한나라당 표가 6만표 가까이 됩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동작을 선거구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게 좀 더 거친 바다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건 민주당이 서울 종로에 손학규 공동 대표를, 동작을에 정동영 후보를 내세워놓고 ‘남북벨트의 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강북엔 손학규, 강남엔 정동영이라는 얘긴데, 과연 그 말이 맞을까요? 역대 선거를 보면 민주당은 서울 강북에서 우세를 보였고, 한나라당은 강남에서 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민주당은 ‘남북벨트’라는 말로 마치 강남 입성(入城)에 도전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 동작을은 민주당의 남방한계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기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계선이 바로 동작을입니다. 정동영 후보의 동작을 출마는 그래서 그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서초만 선택했더라도 얘기는 훨씬 달랐을 것입니다.
여하튼 동작을의 승부는 두 정 씨의 5년 뒤 운명, 아니 4년 반 뒤의 운명을 가를 것입니다. 정동영 씨가 이기면 두 번째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 하지 않겠습니까. 정몽준 씨도 이번에는 제대로 된 한판 승부를 노릴 겁니다. 정몽준 씨는 아버지 정주영 씨의 도전, 불발에 그친 2002년 자기 자신의 경험,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을 겁니다. 정주영 씨는 국민당을 급조해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정몽준 씨 자신도 비슷했습니다. 역시 큰 당의 후보가 돼야한다는 현실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선거구까지 서울로 바꿨을 겁니다. 동작을이 새로운 정치1번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4월 9일 18대 총선을 앞두고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지역이 바로 서울 동작을 선거구입니다. 동작을 선거구는 흑석동, 동작동, 상도동, 그리고 사당1동에서 5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울에 모두 48개의 선거구가 있지만, 사실 동작을 선거구는 그다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정몽준, 정동영 두 정 씨를 후보로 내세우면서 일약 유명 선거구가 됐습니다.
유력 일간지의 어느 칼럼니스트는 두 정 씨가 ‘실내풀장’을 버리고 바다로 나왔다고 비유하면서 찬사를 보냈습니다. 울산과 전주라는 안전한 실내풀장을 버리고, 폭풍을 만날지도 모르는 서울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됐다는 의미겠죠. 근사한 비유지만 꼭 정확한 건 아닙니다. 두 차례의 지난 총선 결과를 보면 그렇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는 3만8000천표를 얻었고, 한나라당 후보는 3만표를 받았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어렵지 않게 이긴 선거였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4만8000여표, 한나라당 후보가 3만5000여표, 민주당 후보가 1만1000여표를 획득했습니다. 탄핵 역풍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작용한 선거였지만, 그래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 지지를 합친 반한나라당 표가 6만표 가까이 됩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동작을 선거구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게 좀 더 거친 바다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건 민주당이 서울 종로에 손학규 공동 대표를, 동작을에 정동영 후보를 내세워놓고 ‘남북벨트의 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강북엔 손학규, 강남엔 정동영이라는 얘긴데, 과연 그 말이 맞을까요? 역대 선거를 보면 민주당은 서울 강북에서 우세를 보였고, 한나라당은 강남에서 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민주당은 ‘남북벨트’라는 말로 마치 강남 입성(入城)에 도전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 동작을은 민주당의 남방한계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기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계선이 바로 동작을입니다. 정동영 후보의 동작을 출마는 그래서 그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서초만 선택했더라도 얘기는 훨씬 달랐을 것입니다.
여하튼 동작을의 승부는 두 정 씨의 5년 뒤 운명, 아니 4년 반 뒤의 운명을 가를 것입니다. 정동영 씨가 이기면 두 번째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 하지 않겠습니까. 정몽준 씨도 이번에는 제대로 된 한판 승부를 노릴 겁니다. 정몽준 씨는 아버지 정주영 씨의 도전, 불발에 그친 2002년 자기 자신의 경험,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을 겁니다. 정주영 씨는 국민당을 급조해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정몽준 씨 자신도 비슷했습니다. 역시 큰 당의 후보가 돼야한다는 현실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선거구까지 서울로 바꿨을 겁니다. 동작을이 새로운 정치1번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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