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포럼 대안교과서를 읽자

등록 2008.04.23.
깁충배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2004년 1월 육사에 합격한 입교생 250명을 대상으로 ‘우리의 주적(主敵)이 누구냐’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무려 34%가 ‘미국’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북한이라고 답한 육사생도는 불과 33%였다고 합니다. 육사는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곳이고, 이들은 졸업과 함께 대부분이 휴전선을 지키는 군부대의 소대장으로 복무하게 됩니다. 같은 해 국방부가 실시한 입대 장병 의식조사 결과 무려 75%가 반미 감정을 드러냈고 공산주의에 비해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하다고 답한 장병은 36%에 불과했다니 김 전교장이 숨이 막혔다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 반미(反美)하고 친북(親北)이 유행병처럼 번졌던 것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닙니다. 김 전 교장은 금성출판사가 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역사의 왜곡을 보고 깜짝 놀라 따라 대안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막상 이것을 군에 배포하려하니 다른 사람도 아닌 국방장관이 막았다고 최근 고백했습니다.

군만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사법시험에서조차 2차 합격자 면접시험에서 “우리 주적은 미국이다” “북 핵은 우리에게 위협이 아니다” “북의 남침 가능성이 없으니 남한 군대는 필요 없다" 같은 답들이 나왔었습니다. 정권, TV, 전교조가 국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얼마 전 교과서 포럼이라는 곳에서 최근에 대안교과서를 내놓았는데 이게 너무 일제를 미화하고 박정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책을 처음부터 다 읽어보았는데요, 이것은 좌파다 우파다하는 관점을 넘어 우리 지난 역사를 긍정적으로 볼것이냐 부정적으로 볼 것이냐 하는 심리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번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두고 서양인들은 마법으로까지 칭찬을 하는데 정작 우리는 수치와 죄의 역사라고 폄하하는 시각이 일부 있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오욕의 역사라 생각한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만이 아니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초중고 학교에서, 대학 강단에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근현대사는 반민중, 빈민족, 반민주 역사로 매도당했습니다.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현재가 만족스러울 리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퓨 리서치 센터가 전 세계 47개국을 대상으로 ‘나라에 불만이 많은 민족’ 조사에서 한국은 세계 3위였습니다. 내전 중인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다음이었습니다.

소득은 선진국에 접근하고 있지만 ‘마음’은 준 내전국에 가까운 괴리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사회적 혼란의 뿌리라고 봅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괴리를 바로잡는 정신혁명이 필요합니다. 영국병을 고친 대처리즘의 핵심도 결국 ‘정신 혁명’이었다. 그녀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마음과 영혼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경제는 저절로 좋아 진다”고 했습니다. ‘남 탓, 사회 탓, 국가 탓을 하며 길들여진 나태 무책임 방종을 몰아내고 책임감과 인내로 자력 성취하려는 개인들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게 그녀의 목표였다. 이건 이념이 아니라 삶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다.

교과서포럼이 펴낸 대안 교과서를 읽다보면 대한민국이 개화기 이래 수많은 선각자들의 노력의 결실이며 한국인들의 피와 땀으로 세워 졌다는 사실에 새삼 조상들에 대한 감사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생깁니다. 청소년들이 이런 책으로 공부해야 열심히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것입니다. 학부모님들께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깁충배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2004년 1월 육사에 합격한 입교생 250명을 대상으로 ‘우리의 주적(主敵)이 누구냐’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무려 34%가 ‘미국’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북한이라고 답한 육사생도는 불과 33%였다고 합니다. 육사는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곳이고, 이들은 졸업과 함께 대부분이 휴전선을 지키는 군부대의 소대장으로 복무하게 됩니다. 같은 해 국방부가 실시한 입대 장병 의식조사 결과 무려 75%가 반미 감정을 드러냈고 공산주의에 비해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하다고 답한 장병은 36%에 불과했다니 김 전교장이 숨이 막혔다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 반미(反美)하고 친북(親北)이 유행병처럼 번졌던 것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닙니다. 김 전 교장은 금성출판사가 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역사의 왜곡을 보고 깜짝 놀라 따라 대안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막상 이것을 군에 배포하려하니 다른 사람도 아닌 국방장관이 막았다고 최근 고백했습니다.

군만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사법시험에서조차 2차 합격자 면접시험에서 “우리 주적은 미국이다” “북 핵은 우리에게 위협이 아니다” “북의 남침 가능성이 없으니 남한 군대는 필요 없다" 같은 답들이 나왔었습니다. 정권, TV, 전교조가 국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얼마 전 교과서 포럼이라는 곳에서 최근에 대안교과서를 내놓았는데 이게 너무 일제를 미화하고 박정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책을 처음부터 다 읽어보았는데요, 이것은 좌파다 우파다하는 관점을 넘어 우리 지난 역사를 긍정적으로 볼것이냐 부정적으로 볼 것이냐 하는 심리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번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두고 서양인들은 마법으로까지 칭찬을 하는데 정작 우리는 수치와 죄의 역사라고 폄하하는 시각이 일부 있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오욕의 역사라 생각한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만이 아니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초중고 학교에서, 대학 강단에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근현대사는 반민중, 빈민족, 반민주 역사로 매도당했습니다.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현재가 만족스러울 리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퓨 리서치 센터가 전 세계 47개국을 대상으로 ‘나라에 불만이 많은 민족’ 조사에서 한국은 세계 3위였습니다. 내전 중인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다음이었습니다.

소득은 선진국에 접근하고 있지만 ‘마음’은 준 내전국에 가까운 괴리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사회적 혼란의 뿌리라고 봅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괴리를 바로잡는 정신혁명이 필요합니다. 영국병을 고친 대처리즘의 핵심도 결국 ‘정신 혁명’이었다. 그녀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마음과 영혼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경제는 저절로 좋아 진다”고 했습니다. ‘남 탓, 사회 탓, 국가 탓을 하며 길들여진 나태 무책임 방종을 몰아내고 책임감과 인내로 자력 성취하려는 개인들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게 그녀의 목표였다. 이건 이념이 아니라 삶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다.

교과서포럼이 펴낸 대안 교과서를 읽다보면 대한민국이 개화기 이래 수많은 선각자들의 노력의 결실이며 한국인들의 피와 땀으로 세워 졌다는 사실에 새삼 조상들에 대한 감사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생깁니다. 청소년들이 이런 책으로 공부해야 열심히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것입니다. 학부모님들께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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