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과감한 수습책 필요하다
등록 2008.06.02.1일 밤까지 26차례 이어진 촛불시위는 처음엔 중고교생 등 10대가 주축이었는데 시민, 대학생이 가세했고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계에서 이런 사태가 빚어진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우리 측 협상전략과 시한이 미국에 노출되는 바람에 애를 먹었고 이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 전에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시한에 쫓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협상 타결 이후 국내에서 ‘한국인의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방송이 나와 국민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정부는 이를 해소할 노력은 하지 않았고 과거와 비슷한 축산농가 지원대책만 내놓았습니다. 지금 이 정부가 반성하고 있는 소통의 부재가 이후 여러 장면에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폭락한 이유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서 1일부터 별 일정 없이 민심수습책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청와대, 여당인 한나라당, 총리실은 물론이고 여러 경로로 국정쇄신 방안에 관한 건의를 들었을 것입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성난 시민들의 목소리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인적쇄신입니다. 정부 출범 후 석 달이 되기까지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거론됐어도 ‘장관을 바꾸기엔 너무 이르다’는 등 반론도 있었고 한 번 신임하면 계속 맡긴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방침 때문에 그냥 지나왔지만 이번에는 인사부터 쇄신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이 마련 중인 국정쇄신책에는 장관과 수석 4~5명을 경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총리, 내각, 대통령실의 실장, 수석들이 일괄사표를 통해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새 진용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물쩍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과감한 개편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진정 반성하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시점입니다.
대통령의 일하는 스타일도 바뀌어야 합니다. 인수위 시절, 대통령 당선인이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해 공무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장면에 국민은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대통령이 시시콜콜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도 큰 나라인데 몇 사람의 머리로 운영될 수는 없습니다. 이 정부가 시스템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정에 대한 신뢰회복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민심수습방안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도 안 돼 국민 지지도가 폭락하고 정책들은 갈팡질팡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국민의 정부 비판은 국내에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불안에서 시작됐지만 영어 몰입교육, 이른바 강부자 내각과 수석비서관 기용, 공기업 사장 억지 물갈이, 세금을 여전히 쌈짓돈 쓰듯 하는 장관 등에 대한 불만이 쇠고기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1일 밤까지 26차례 이어진 촛불시위는 처음엔 중고교생 등 10대가 주축이었는데 시민, 대학생이 가세했고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계에서 이런 사태가 빚어진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우리 측 협상전략과 시한이 미국에 노출되는 바람에 애를 먹었고 이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 전에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시한에 쫓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협상 타결 이후 국내에서 ‘한국인의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방송이 나와 국민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정부는 이를 해소할 노력은 하지 않았고 과거와 비슷한 축산농가 지원대책만 내놓았습니다. 지금 이 정부가 반성하고 있는 소통의 부재가 이후 여러 장면에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폭락한 이유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서 1일부터 별 일정 없이 민심수습책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청와대, 여당인 한나라당, 총리실은 물론이고 여러 경로로 국정쇄신 방안에 관한 건의를 들었을 것입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성난 시민들의 목소리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인적쇄신입니다. 정부 출범 후 석 달이 되기까지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거론됐어도 ‘장관을 바꾸기엔 너무 이르다’는 등 반론도 있었고 한 번 신임하면 계속 맡긴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방침 때문에 그냥 지나왔지만 이번에는 인사부터 쇄신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이 마련 중인 국정쇄신책에는 장관과 수석 4~5명을 경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총리, 내각, 대통령실의 실장, 수석들이 일괄사표를 통해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새 진용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물쩍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과감한 개편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진정 반성하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시점입니다.
대통령의 일하는 스타일도 바뀌어야 합니다. 인수위 시절, 대통령 당선인이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해 공무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장면에 국민은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대통령이 시시콜콜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도 큰 나라인데 몇 사람의 머리로 운영될 수는 없습니다. 이 정부가 시스템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정에 대한 신뢰회복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민심수습방안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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