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인사에도 원칙이 중요하다
등록 2008.06.13.예술의 전당은 국내 대표적인 공연장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후임 사장이 누가 될지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사장 공백 상태는 계속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화부는 사장 선임 방식을 공모제에서 추천제로 바꿨습니다. 공모제를 하면 진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대신 유능한 인사를 추천 받아 그 안에서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추천 대상에 4명의 인사가 올랐으나 3명이 ‘사장을 할 뜻이 없다’며 고사한 게 문제였습니다. 문화부는 남은 한 사람인 김민 전 서울대 음대학장을 신임 사장에 내정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예술의 사장 공모에 응모해서 3위를 차지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연극협회 등 연극 뮤지컬 단체들이 발끈 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인선이 추천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습니다. 다들 고사하고 최종적으로 남은 한 명을 그대로 사장에 임명하는 것은 추천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뽑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의 반발에 문화부는 한발 뒤로 물러섰습니다. 김민 학장은 내정 단계이지 아직 확정된 인사가 아니라며 다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화부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린 것입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다른 문화계 산하단체 인선도 제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문화부 인사는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바꿔야 할 자리가 많습니다. 물론 인사권은 정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문화부가 절차와 원칙을 지켜야 문화계가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인사를 해도 반발을 부를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신뢰도 하락이 인사 실패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때 문화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문화부는 추천제라는 원칙을 세웠으면 그에 합당한 과정을 거쳐 적임자를 골라야 합니다. 허술한 인사 과정으로 인해 지난 정권의 편향적 코드 인사를 바로 잡는 일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예술의 전당 뿐 아니라 다른 문화계 산하단체 인사도 속도를 내어 문화 행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문화계 인사 논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서울 예술의 전당 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문화계가 시끄럽습니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전당의 사장 자리는 두 달째 비어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임 사장이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습니다.
예술의 전당은 국내 대표적인 공연장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후임 사장이 누가 될지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사장 공백 상태는 계속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화부는 사장 선임 방식을 공모제에서 추천제로 바꿨습니다. 공모제를 하면 진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대신 유능한 인사를 추천 받아 그 안에서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추천 대상에 4명의 인사가 올랐으나 3명이 ‘사장을 할 뜻이 없다’며 고사한 게 문제였습니다. 문화부는 남은 한 사람인 김민 전 서울대 음대학장을 신임 사장에 내정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예술의 사장 공모에 응모해서 3위를 차지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연극협회 등 연극 뮤지컬 단체들이 발끈 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인선이 추천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습니다. 다들 고사하고 최종적으로 남은 한 명을 그대로 사장에 임명하는 것은 추천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뽑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의 반발에 문화부는 한발 뒤로 물러섰습니다. 김민 학장은 내정 단계이지 아직 확정된 인사가 아니라며 다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화부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린 것입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다른 문화계 산하단체 인선도 제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문화부 인사는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바꿔야 할 자리가 많습니다. 물론 인사권은 정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문화부가 절차와 원칙을 지켜야 문화계가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인사를 해도 반발을 부를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신뢰도 하락이 인사 실패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때 문화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문화부는 추천제라는 원칙을 세웠으면 그에 합당한 과정을 거쳐 적임자를 골라야 합니다. 허술한 인사 과정으로 인해 지난 정권의 편향적 코드 인사를 바로 잡는 일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예술의 전당 뿐 아니라 다른 문화계 산하단체 인사도 속도를 내어 문화 행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문화계 인사 논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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