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냉각탑 폭파 쇼

등록 2008.06.27.
북한 핵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고 오늘은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합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핵 신고 직후 발 빠르게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취할 조치를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는 작년 말까지 하기로 되어있던 국제적 약속입니다. 반년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신고서가 제출되었으니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해제도 상당한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은 1987년 11월 북한이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을 저지르자 이듬해 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은 20년 만에 테러지원국의 굴레를 벗을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미국이 이번에 북한을 적용대상에서 뺀 적성국교역법 제재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유지돼왔습니다.

북한의 핵 관련 공세는 냉각탑 폭파로 절정을 맞습니다. 꼭꼭 숨기며 사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CNN 방송을 비롯해 외국 언론을 초청해 중계방송까지 합니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오랜 숙제를 끝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는 반응은 흔쾌하지 않습니다. 희망 보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신고는 핵 폐기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신고서에 핵무기 현황을 담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은밀히 핵 개발을 계속해 2차 핵 위기를 일으켰습니다. 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을 조롱하듯 2년 전에는 핵실험까지 했습니다.

비록 약간의 진전이 이뤄졌지만 북한이 다시 반칙을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북한이 약속을 지켰다면 핵문제로 인해 한반도가 불안에 빠질 까닭이 없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신고서에 담은 플루토늄 생산량은 최고 60kg인 미국의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증을 통해 숨긴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도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6자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인 핵 폐기에 관해서는 문자 그대로 첩첩산중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현황을 신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핵 폐기 3단계에서 영변 핵 시설만 해체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영변 냉각탑은 용도 폐기된 콘크리트 구조물에 불과합니다. 냉각탑 폭파를 동원한 선전술에 속아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됩니다. 북한 핵 문제는 끝나야 끝나는 것입니다. 3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북한 핵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고 오늘은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합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핵 신고 직후 발 빠르게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취할 조치를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는 작년 말까지 하기로 되어있던 국제적 약속입니다. 반년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신고서가 제출되었으니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해제도 상당한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은 1987년 11월 북한이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을 저지르자 이듬해 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은 20년 만에 테러지원국의 굴레를 벗을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미국이 이번에 북한을 적용대상에서 뺀 적성국교역법 제재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유지돼왔습니다.

북한의 핵 관련 공세는 냉각탑 폭파로 절정을 맞습니다. 꼭꼭 숨기며 사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CNN 방송을 비롯해 외국 언론을 초청해 중계방송까지 합니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오랜 숙제를 끝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는 반응은 흔쾌하지 않습니다. 희망 보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신고는 핵 폐기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신고서에 핵무기 현황을 담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은밀히 핵 개발을 계속해 2차 핵 위기를 일으켰습니다. 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을 조롱하듯 2년 전에는 핵실험까지 했습니다.

비록 약간의 진전이 이뤄졌지만 북한이 다시 반칙을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북한이 약속을 지켰다면 핵문제로 인해 한반도가 불안에 빠질 까닭이 없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신고서에 담은 플루토늄 생산량은 최고 60kg인 미국의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증을 통해 숨긴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도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6자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인 핵 폐기에 관해서는 문자 그대로 첩첩산중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현황을 신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핵 폐기 3단계에서 영변 핵 시설만 해체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영변 냉각탑은 용도 폐기된 콘크리트 구조물에 불과합니다. 냉각탑 폭파를 동원한 선전술에 속아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됩니다. 북한 핵 문제는 끝나야 끝나는 것입니다. 3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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