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으로 변신한 한나라당의 책무

등록 2008.07.11.
18대 국회가 어제 김형오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한 데 이어 오늘 개원했습니다. 18대 국회 임기는 법적으로 5월 30일 시작됐지만 42일이나 늦게 개원하게 된 겁니다. 늦게 출발한 만큼 빨리 제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정조사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상임위원장 배분도 끝나지 않아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국민의 걱정거리를 해결해줘야 할 국회가 오히려 국민의 걱정거리가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18대 국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의 야당 생활을 끝내고 명실상부한 여당이 된 한나라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한나라당은 그제 친박 의원 전원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친여 성향의 순수 무소속 의원 5명까지 입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나라당의 의석은 현재의 152석에서 182석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218석이 된 민자당 이후 최대의 여당이 되는 겁니다. 보수 진영의 자유선진당과 합세하면 200석이 되는 만큼 개헌도 시도할 수 있고 국회의원도 제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당의 덩치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헌정사를 보면 거대 여당의 독주로 국회가 마비되고 국민의 견제심리가 발동해 여당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탄핵 역풍으로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과신한 나머지 17대 국회 시작부터 무리한 법률 개정을 밀어붙이다가 결국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한나라당은 우선 집안 문제부터 잘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과 4월 총선을 위한 공천 과정에서 시작된 당내 갈등을 원만히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친이명박 세력과 친박근혜 세력이 계속 갈등을 빚으면 국민은 등을 돌리고 말 겁니다. 당내 결속을 강화해 국정운영에 전념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요 책무입니다.

다음으로 한나라당은 독주와 독선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거대 여당이 독주하면 정국은 경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야당을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수 야당에게 발목을 잡혀 반드시 해야 할 일도 못하는 덩치만 크고 무능한 여당이어서도 안 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당이 오만과 독선으로 독주하는 것인지 야당이 발목을 잡는 것인지를 국민은 알아보게 돼 있습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그제 선출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편을 가르지 않고 공정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 18대 국회가 품격 있는 국회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디 18대 국회가 성공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18대 국회가 어제 김형오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한 데 이어 오늘 개원했습니다. 18대 국회 임기는 법적으로 5월 30일 시작됐지만 42일이나 늦게 개원하게 된 겁니다. 늦게 출발한 만큼 빨리 제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정조사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상임위원장 배분도 끝나지 않아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국민의 걱정거리를 해결해줘야 할 국회가 오히려 국민의 걱정거리가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18대 국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의 야당 생활을 끝내고 명실상부한 여당이 된 한나라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한나라당은 그제 친박 의원 전원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친여 성향의 순수 무소속 의원 5명까지 입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나라당의 의석은 현재의 152석에서 182석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218석이 된 민자당 이후 최대의 여당이 되는 겁니다. 보수 진영의 자유선진당과 합세하면 200석이 되는 만큼 개헌도 시도할 수 있고 국회의원도 제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당의 덩치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헌정사를 보면 거대 여당의 독주로 국회가 마비되고 국민의 견제심리가 발동해 여당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탄핵 역풍으로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과신한 나머지 17대 국회 시작부터 무리한 법률 개정을 밀어붙이다가 결국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한나라당은 우선 집안 문제부터 잘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과 4월 총선을 위한 공천 과정에서 시작된 당내 갈등을 원만히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친이명박 세력과 친박근혜 세력이 계속 갈등을 빚으면 국민은 등을 돌리고 말 겁니다. 당내 결속을 강화해 국정운영에 전념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요 책무입니다.

다음으로 한나라당은 독주와 독선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거대 여당이 독주하면 정국은 경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야당을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수 야당에게 발목을 잡혀 반드시 해야 할 일도 못하는 덩치만 크고 무능한 여당이어서도 안 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당이 오만과 독선으로 독주하는 것인지 야당이 발목을 잡는 것인지를 국민은 알아보게 돼 있습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그제 선출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편을 가르지 않고 공정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 18대 국회가 품격 있는 국회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디 18대 국회가 성공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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