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한국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록 2008.07.16.
미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선 금융위기입니다. 작년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세계 여러 나라까지 고생시켰는데 이번엔 국책 모기지업체들까지 부실해져 정부가 긴급구제책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고 은행, 자동차금융, 카드 등 다른 부문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들이 나옵니다. 지난주 영업정지까지 갔던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길게 줄은 선 고객들의 모습도 비춰졌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물경제 흐름도 어렵습니다. 미국경제는 덩치가 크고 민간부문 비중이 크기 때문에 통계수치가 한국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는 않습니다만, 민간소비, 고용, 물가 등이 골고루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15일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경제성장이 상당히 둔화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고 한 것이죠. 경기침체 속의 인플레이션, 즉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경제가 침체할 경우 원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따라 뉴욕에서 거래되는 국제유가가 하루 급락했습니다만 이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 세계경제가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은 국경과 시차를 넘어선 하나의 시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증시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미국 금융시장 혼란에 따라 올해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투자자금은 20조원이 넘습니다. 6월9일부터 7월15일까지 외국인은 무려 27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습니다. ‘셀 코리아(sell Korea)’라는 해석도 많이 나옵니다. 외국인은 아시아의 다른 증시에서도 순매도 했지만 규모는 한국이 가장 많습니다. 한국은 유동성이 좋아 급하게 주식을 처분하기에 좋고 작년에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덜 팔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도 소비와 투자가 되살아날 줄 모르는 가운데 물가는 크게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유가 파동은 전쟁과 관련 있었던 과거의 오일쇼크와는 달리 정치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앞으로 1년 후에나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뾰족한 불황극복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정부도 기업도 노조도 소비자도 자기 몫의 일정한 고통을 떠안고 내핍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를 덮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미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선 금융위기입니다. 작년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세계 여러 나라까지 고생시켰는데 이번엔 국책 모기지업체들까지 부실해져 정부가 긴급구제책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고 은행, 자동차금융, 카드 등 다른 부문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들이 나옵니다. 지난주 영업정지까지 갔던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길게 줄은 선 고객들의 모습도 비춰졌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물경제 흐름도 어렵습니다. 미국경제는 덩치가 크고 민간부문 비중이 크기 때문에 통계수치가 한국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는 않습니다만, 민간소비, 고용, 물가 등이 골고루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15일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경제성장이 상당히 둔화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고 한 것이죠. 경기침체 속의 인플레이션, 즉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경제가 침체할 경우 원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따라 뉴욕에서 거래되는 국제유가가 하루 급락했습니다만 이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 세계경제가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은 국경과 시차를 넘어선 하나의 시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증시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미국 금융시장 혼란에 따라 올해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투자자금은 20조원이 넘습니다. 6월9일부터 7월15일까지 외국인은 무려 27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습니다. ‘셀 코리아(sell Korea)’라는 해석도 많이 나옵니다. 외국인은 아시아의 다른 증시에서도 순매도 했지만 규모는 한국이 가장 많습니다. 한국은 유동성이 좋아 급하게 주식을 처분하기에 좋고 작년에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덜 팔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도 소비와 투자가 되살아날 줄 모르는 가운데 물가는 크게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유가 파동은 전쟁과 관련 있었던 과거의 오일쇼크와는 달리 정치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앞으로 1년 후에나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뾰족한 불황극복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정부도 기업도 노조도 소비자도 자기 몫의 일정한 고통을 떠안고 내핍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를 덮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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