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의 장인(Master)을 만나다

등록 2008.10.17.
“요리는 예술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점에서 요리와 예술은 같습니다.”

최근 방한한 프랑스의 최고 요리 장인(Master of France·MOF) 제라 빈야(47)씨를 16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프랑스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 만났다. 그는 이 호텔의 초청으로 한국에 일주일간 머물며 한국인들을 위한 프랑스 특별 요리를 서비스한 뒤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직접 본 빈야 씨는 푸근한 인상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 나오는 구스토 주방장을 닮았다. 그러고 보니 구스토 주방장도 프랑스 요리의 대가였다. 극중 주인공 쥐 레미에게 요리는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며 기운을 복 돋아 주는 그 주방장 말이다.

기자는 ‘헬스 키친’ 같은 케이블 방송 때문에 요리 대가라고 하면 성격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빈야 씨는 달랐다. 늘 웃는 얼굴로 요리를 하고 요리 중간 홀로 나와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등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였다. 한국 측 스테프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빈야 씨는 1996년 프랑스 국가 공인 최고 요리사(MOF)에 뽑혔다. MOF는 선발 행사는 4년에 1회만 치러진다.

80년 전통의 MOF에서 최고 요리사로 뽑힌 사람은 단 70여명 뿐이라고 한다. 빈야 씨도 1992년 대회에서는 낙방하고 4년 뒤에야 요리 장인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MOF는 2개월 동안 총 4번에 걸쳐 상품 지식, 요리실력, 면접 등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프랑스인 주방장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예인 만큼 그 경쟁 또한 치열하다. 매번 수백 명의 요리사가 도전하지만 MOF의 영예를 차지하는 사람은 매회 1,2명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요리사들의 실력이 모자랄 경우 아예 MOF를 뽑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런데 요리에도 장인(Master)이 있을까. 혹자는 맛이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요리의 객관적 평가는 불합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에게 "입맛이란 상대적인 것인데 어떻게 이를 객관화해서 비교할 수 있는가. MOF를 뽑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평범하게 대답했다. "식자재 본연의 질감과 특징을 가장 잘 살리는가, 음식을 얼마나 아름답게 담아내는 가 등으로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입맛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식자재에는 고유의 맛이 있고 이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충실하게 살리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대답처럼 들렸다.

빈야 씨는 현재 프랑스 리옹에서 자신의 레스토랑 ‘로베아쥬 드 퐁 로즈’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오는 18일까지 ‘테이블 34’에서 동양풍이 살짝 가미된 자신만의 독특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12살 어린 나이에 할머니 어머니와 일요일마다 같이 요리를 했던 즐거운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프랑스로 가는 크루즈의 요리사였던 삼촌은 제게 많은 영감을 주었지요. 그래서 요리사가 된 것 같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요리사 수업을 시작한 것은 18세 때다. 프랑스에서는 요리를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연수과정이 있다. 보통 10-15년이 걸리는 연수 과정을 거치면 ‘젊은 쉐프’가 된다. 그후 ‘파트 담당 쉐프’, 그 다음 ‘부 주방장’, ‘주방장’을 거쳐 성장하게 된다. 빈야 씨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그는 리옹의 레스토랑 ‘옥시’, ‘폴 보큐즈’, ‘조지 블롱’, 그리고 깐느의 ‘자끄 시부아스’를 거쳐 총 주방장이 됐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는 일본 오사카의 ‘르 퐁 드 씨엘’에서 요리를 했다. 여기에서 그는 일식이 가미된 새로운 스타일의 프랑스 요리법을 고안하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 요리 대가 빈야 씨만의 요리 비결은 뭘까.

“비결이라면 저는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먹는 것에 대해 만족감이 있고 그러다 보니 제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어요. 좋은 레스토랑, 좋은 사람들과 일한 것이 좋은 음식이 나오게 된 비결 같습니다. 제 요리의 특징을 말하자면 야채를 많이 사용하고 데코레이션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로마가 짙은 허브를 사용해 향이 풍부합니다. 계절에 맞는 식자재를 이용해 신선도를 높였습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 음식하면 캐비어나, 송로 버섯이라든가 프리미엄 와인을 떠올리고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프랑스 현지에서는 싸고도 좋은 음식들이 많은데 특히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지방 음식이 있다”며 “파리 고급 레스토랑의 이미지만으로 전체 프랑스 음식을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빈야 씨는 한국에 오기 전 일본과 프랑스에서 한국 음식을 맛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처음 한식당에서 김치 맛을 보고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외국에서 보다 실재로 한국에 들어 와 보니 다양한 요리 방식과 육해공을 아우르는 음식 재료에 또 한번 놀라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 요리는 한국 요리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조림 요리, 볶는 요리, 굽는 요리 등 다양한 요리 방법이 그렇습니다. 제 요리에 한국 요리를 많이 접목 시킬 생각입니다.”

그에게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는지 물었다.

“소금을 덜 치고 설탕을 덜 넣기 때문에 분명 한국인들도 좋아할 것입니다. 한국에 제 방식의 요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게살에 식초 생강 각종 허브를 넣고 와사비 오일로 베이스 소스를 만든 새콤달콤한 요리와 레드 와인과 중국식 굴 소스를 곁들인 맛깔스런 쇠고기 등심 구이를 만들어 보였다. 섬세한 데코레이션 장면은 etv동아닷컴(http://etv.donga.com)에서도 볼 수 있다. 레드 와인과 굴 소스를 접목한 것은 지난해 겨울 다른 요리사들과 식사를 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영상=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이진아 인턴기자

장소협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테이블 34’레스토랑

“요리는 예술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점에서 요리와 예술은 같습니다.”

최근 방한한 프랑스의 최고 요리 장인(Master of France·MOF) 제라 빈야(47)씨를 16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프랑스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 만났다. 그는 이 호텔의 초청으로 한국에 일주일간 머물며 한국인들을 위한 프랑스 특별 요리를 서비스한 뒤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직접 본 빈야 씨는 푸근한 인상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 나오는 구스토 주방장을 닮았다. 그러고 보니 구스토 주방장도 프랑스 요리의 대가였다. 극중 주인공 쥐 레미에게 요리는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며 기운을 복 돋아 주는 그 주방장 말이다.

기자는 ‘헬스 키친’ 같은 케이블 방송 때문에 요리 대가라고 하면 성격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빈야 씨는 달랐다. 늘 웃는 얼굴로 요리를 하고 요리 중간 홀로 나와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등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였다. 한국 측 스테프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빈야 씨는 1996년 프랑스 국가 공인 최고 요리사(MOF)에 뽑혔다. MOF는 선발 행사는 4년에 1회만 치러진다.

80년 전통의 MOF에서 최고 요리사로 뽑힌 사람은 단 70여명 뿐이라고 한다. 빈야 씨도 1992년 대회에서는 낙방하고 4년 뒤에야 요리 장인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MOF는 2개월 동안 총 4번에 걸쳐 상품 지식, 요리실력, 면접 등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프랑스인 주방장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예인 만큼 그 경쟁 또한 치열하다. 매번 수백 명의 요리사가 도전하지만 MOF의 영예를 차지하는 사람은 매회 1,2명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요리사들의 실력이 모자랄 경우 아예 MOF를 뽑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런데 요리에도 장인(Master)이 있을까. 혹자는 맛이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요리의 객관적 평가는 불합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에게 "입맛이란 상대적인 것인데 어떻게 이를 객관화해서 비교할 수 있는가. MOF를 뽑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평범하게 대답했다. "식자재 본연의 질감과 특징을 가장 잘 살리는가, 음식을 얼마나 아름답게 담아내는 가 등으로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입맛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식자재에는 고유의 맛이 있고 이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충실하게 살리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대답처럼 들렸다.

빈야 씨는 현재 프랑스 리옹에서 자신의 레스토랑 ‘로베아쥬 드 퐁 로즈’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오는 18일까지 ‘테이블 34’에서 동양풍이 살짝 가미된 자신만의 독특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12살 어린 나이에 할머니 어머니와 일요일마다 같이 요리를 했던 즐거운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프랑스로 가는 크루즈의 요리사였던 삼촌은 제게 많은 영감을 주었지요. 그래서 요리사가 된 것 같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요리사 수업을 시작한 것은 18세 때다. 프랑스에서는 요리를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연수과정이 있다. 보통 10-15년이 걸리는 연수 과정을 거치면 ‘젊은 쉐프’가 된다. 그후 ‘파트 담당 쉐프’, 그 다음 ‘부 주방장’, ‘주방장’을 거쳐 성장하게 된다. 빈야 씨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그는 리옹의 레스토랑 ‘옥시’, ‘폴 보큐즈’, ‘조지 블롱’, 그리고 깐느의 ‘자끄 시부아스’를 거쳐 총 주방장이 됐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는 일본 오사카의 ‘르 퐁 드 씨엘’에서 요리를 했다. 여기에서 그는 일식이 가미된 새로운 스타일의 프랑스 요리법을 고안하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 요리 대가 빈야 씨만의 요리 비결은 뭘까.

“비결이라면 저는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먹는 것에 대해 만족감이 있고 그러다 보니 제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어요. 좋은 레스토랑, 좋은 사람들과 일한 것이 좋은 음식이 나오게 된 비결 같습니다. 제 요리의 특징을 말하자면 야채를 많이 사용하고 데코레이션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로마가 짙은 허브를 사용해 향이 풍부합니다. 계절에 맞는 식자재를 이용해 신선도를 높였습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 음식하면 캐비어나, 송로 버섯이라든가 프리미엄 와인을 떠올리고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프랑스 현지에서는 싸고도 좋은 음식들이 많은데 특히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지방 음식이 있다”며 “파리 고급 레스토랑의 이미지만으로 전체 프랑스 음식을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빈야 씨는 한국에 오기 전 일본과 프랑스에서 한국 음식을 맛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처음 한식당에서 김치 맛을 보고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외국에서 보다 실재로 한국에 들어 와 보니 다양한 요리 방식과 육해공을 아우르는 음식 재료에 또 한번 놀라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 요리는 한국 요리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조림 요리, 볶는 요리, 굽는 요리 등 다양한 요리 방법이 그렇습니다. 제 요리에 한국 요리를 많이 접목 시킬 생각입니다.”

그에게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는지 물었다.

“소금을 덜 치고 설탕을 덜 넣기 때문에 분명 한국인들도 좋아할 것입니다. 한국에 제 방식의 요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게살에 식초 생강 각종 허브를 넣고 와사비 오일로 베이스 소스를 만든 새콤달콤한 요리와 레드 와인과 중국식 굴 소스를 곁들인 맛깔스런 쇠고기 등심 구이를 만들어 보였다. 섬세한 데코레이션 장면은 etv동아닷컴(http://etv.donga.com)에서도 볼 수 있다. 레드 와인과 굴 소스를 접목한 것은 지난해 겨울 다른 요리사들과 식사를 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영상=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이진아 인턴기자

장소협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테이블 34’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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