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30]진짜냐 가짜냐…유고說 김정일 ‘1호사진’의 비밀

등록 2008.12.30.
(박제균) 여러분, 1호사진이 뭔지 아십니까. 북한주민들이 최고지도자, 즉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린 사진을 일컫는 말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의 지면은 이 1호사진이 독점하다시피 했는데요, 올해 8월부터 갑자기 1호사진이 실리지 않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수) 북한은 두 달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김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사진의 진위여부를 두고 세계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스튜디오에 사진부 변영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변기자는 1호 사진을 분석한 논문으로 지난해 북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북한사진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박앵커)

변 기자, 김 위원장 사진 때문에 국내외 매체들과 인터뷰 하느라 바쁘셨죠? 최근 공개된 김정일 사진은 진짜인가요? 아니면 가짜인가요?

(변영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짜입니다. 연출사진이지만 조작됐을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10월 11일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적으로 군부대 시찰사진을 공개했지만 이 사진은 배경에 있는 숲의 색깔이 너무 초록빛이었습니다. 결국 한반도의 가을 날씨와는 맞지 않아 조작 시비가 일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사진들은 대체로 조작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진들입니다.

(김앵커) 영국 BBC 방송 등에서는 사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았나요?



(변영욱) 일부 외국 언론이 사진의 조작 증거를 보도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기념사진 촬영 연단에 검정색 줄이 김위원장 주변에만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이것이 사진 조작의 증거는 될 수 없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연단은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앵커) 김 위원장의 다리 부분 그림자가 다른 병사들의 그림자와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변영욱) 아주 조심스런 분석이긴 합니다만 역시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언론학 교과서는 최고 지도자의 사진을 찍을 때 `정중하고 밝게 표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의 몸에 불필요한 선이 가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림자조차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늘상 있는 일입니다. 포토샵 프로그램 등으로 보정을 했다고 해서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앵커) 그렇다면 올 하반기에 공개된 사진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변영욱) 아주 많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11월 2일 축구 관람사진의 경우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어둡게 나왔습니다. 통상 북한 사진에서 등장인물의 얼굴이 제대로 안 보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진에 누가 등장하느냐 하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승진이나 부서 이동 등에 김위원장의 사진에 함께 나왔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진은 창밖 단풍에 노출을 맞추다보니 실내 인물들의 얼굴이 어둡게 나왔습니다. 이전 사진을 두고 외국언론이 최근 사진이 아니라고 의혹을 제기하니까 가을에 찍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촬영법을 선택한 거죠.

(박앵커) 그밖에 다른 이상한 점은 없나요?

(변)현지지도 사진 역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 앞에서 담화를 경청하고 있는 6명의 사람들 누구도 수첩을 들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형태의 사진에서는 항상 메모를 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사진에서는 없습니다. 이것은 갑자기 연출해서 촬영한 사진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후인 11월 5일 사진역시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공개됐습니다. 이 사진들은 기존 사진에 비해 훨씬 큰 사이즈로 외부 세계에 공개되었습니다. 이전의 사진은 약 3~400킬로바이트였는데 이 사진들은 이보다 약 8배가량 큰 2000킬로바이트 이상으로 외부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분석을 위해 확대를 해도 화상이 선명합니다. 북한이 그만큼 이 사진이 진짜라는 것을 외부세계에 강변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앵커)

김위원장의 동영상이 공개되면 사진조작 의혹도 사라질텐데요, 왜 북한은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걸까요?

(변영욱) 북한의 경우 최고 지도자의 동정을 동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공개한다면 그것이 통상적인 경우가 아닌 이례적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은 한참 시일이 지난 후에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TV 뉴스에서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할 때도 사진을 이용해 보도합니다. 1~2분짜리 동정 보도에 열 장 정도의 사진이 연속해서 등장하고 사진 한 장을 띄워놓고 뉴스 앵커가 멘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빠른 동영상 화면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상당히 지루한 느낌이 들죠. 북한이 당분간 김위원장의 최근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건강이상설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박제균) 여러분, 1호사진이 뭔지 아십니까. 북한주민들이 최고지도자, 즉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린 사진을 일컫는 말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의 지면은 이 1호사진이 독점하다시피 했는데요, 올해 8월부터 갑자기 1호사진이 실리지 않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수) 북한은 두 달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김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사진의 진위여부를 두고 세계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스튜디오에 사진부 변영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변기자는 1호 사진을 분석한 논문으로 지난해 북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북한사진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박앵커)

변 기자, 김 위원장 사진 때문에 국내외 매체들과 인터뷰 하느라 바쁘셨죠? 최근 공개된 김정일 사진은 진짜인가요? 아니면 가짜인가요?

(변영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짜입니다. 연출사진이지만 조작됐을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10월 11일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적으로 군부대 시찰사진을 공개했지만 이 사진은 배경에 있는 숲의 색깔이 너무 초록빛이었습니다. 결국 한반도의 가을 날씨와는 맞지 않아 조작 시비가 일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사진들은 대체로 조작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진들입니다.

(김앵커) 영국 BBC 방송 등에서는 사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았나요?



(변영욱) 일부 외국 언론이 사진의 조작 증거를 보도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기념사진 촬영 연단에 검정색 줄이 김위원장 주변에만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이것이 사진 조작의 증거는 될 수 없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연단은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앵커) 김 위원장의 다리 부분 그림자가 다른 병사들의 그림자와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변영욱) 아주 조심스런 분석이긴 합니다만 역시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언론학 교과서는 최고 지도자의 사진을 찍을 때 `정중하고 밝게 표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의 몸에 불필요한 선이 가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림자조차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늘상 있는 일입니다. 포토샵 프로그램 등으로 보정을 했다고 해서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앵커) 그렇다면 올 하반기에 공개된 사진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변영욱) 아주 많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11월 2일 축구 관람사진의 경우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어둡게 나왔습니다. 통상 북한 사진에서 등장인물의 얼굴이 제대로 안 보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진에 누가 등장하느냐 하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승진이나 부서 이동 등에 김위원장의 사진에 함께 나왔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진은 창밖 단풍에 노출을 맞추다보니 실내 인물들의 얼굴이 어둡게 나왔습니다. 이전 사진을 두고 외국언론이 최근 사진이 아니라고 의혹을 제기하니까 가을에 찍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촬영법을 선택한 거죠.

(박앵커) 그밖에 다른 이상한 점은 없나요?

(변)현지지도 사진 역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 앞에서 담화를 경청하고 있는 6명의 사람들 누구도 수첩을 들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형태의 사진에서는 항상 메모를 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사진에서는 없습니다. 이것은 갑자기 연출해서 촬영한 사진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후인 11월 5일 사진역시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공개됐습니다. 이 사진들은 기존 사진에 비해 훨씬 큰 사이즈로 외부 세계에 공개되었습니다. 이전의 사진은 약 3~400킬로바이트였는데 이 사진들은 이보다 약 8배가량 큰 2000킬로바이트 이상으로 외부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분석을 위해 확대를 해도 화상이 선명합니다. 북한이 그만큼 이 사진이 진짜라는 것을 외부세계에 강변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앵커)

김위원장의 동영상이 공개되면 사진조작 의혹도 사라질텐데요, 왜 북한은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걸까요?

(변영욱) 북한의 경우 최고 지도자의 동정을 동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공개한다면 그것이 통상적인 경우가 아닌 이례적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은 한참 시일이 지난 후에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TV 뉴스에서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할 때도 사진을 이용해 보도합니다. 1~2분짜리 동정 보도에 열 장 정도의 사진이 연속해서 등장하고 사진 한 장을 띄워놓고 뉴스 앵커가 멘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빠른 동영상 화면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상당히 지루한 느낌이 들죠. 북한이 당분간 김위원장의 최근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건강이상설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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