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6] 동아논평, 떠돌이 돈, 언제야 일 할까
등록 2009.02.06.제목은 `떠돌이 돈, 언제야 일 할까`. 홍권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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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갈 곳 모른 채 떠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내 지갑은 비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반응이 바로 우리 자금시장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단기 부동자금은 만기 1년 미만의 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돈을 말합니다. 얼마나 많은지 들여다보겠습니다.
머니마켓펀드 즉 MMF 설정액은 1년 사이에 60조원 불어나 110조원이나 됩니다. 약 70%인 75조원이 은행과 대기업 등 법인에서 나온 돈입니다. 1년 전 법인 돈이 20조원이 안 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입니다.
보통예금보다 높은 금리에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 즉 MMDA에도 기업과 금융기관의 돈 180조원이 머물고 있습니다.
CMA나 CD 등을 포함해 금융권 전체의 단기 부동자금이 540조원, 중복 계산분을 빼도 500조원은 넘는다고 합니다. 1년 사이에 약 80조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자금사정이 넉넉한 대기업이 설비투자나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고금리 돈놀이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기업의 부실우려가 높아지고 연체율이 올라가니까 대출은 찔끔 하고 남은 돈을 단기로 굴리는 거죠. 한국은행이 작년 말 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공급한 돈 22조 원 중 일부도 부동자금화 했습니다.
각국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돈을 많이 풀었죠. 그렇지만 정책효과는 미흡하고 돈은 떠돌이가 되고 마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이 나옵니다.
돈이 제 역할을 못하니 한편에서는 돈이 모자라 아우성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받는 판매대금 어음 비중이 작년 말 46%로 크게 높아졌고 흑자부도 공포에 떠는 중소기업도 많아졌습니다.
당장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물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생겨야 소비나 투자 쪽으로 흘러갈 것이란 진단입니다. 부실기업을 과감하게 걷어내는 구조조정이 추진돼야 은행의 기업대출도 늘고 자금흐름도 바로잡힐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떠돌이 돈, 언제야 일 할까`. 홍권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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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갈 곳 모른 채 떠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내 지갑은 비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반응이 바로 우리 자금시장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단기 부동자금은 만기 1년 미만의 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돈을 말합니다. 얼마나 많은지 들여다보겠습니다.
머니마켓펀드 즉 MMF 설정액은 1년 사이에 60조원 불어나 110조원이나 됩니다. 약 70%인 75조원이 은행과 대기업 등 법인에서 나온 돈입니다. 1년 전 법인 돈이 20조원이 안 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입니다.
보통예금보다 높은 금리에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 즉 MMDA에도 기업과 금융기관의 돈 180조원이 머물고 있습니다.
CMA나 CD 등을 포함해 금융권 전체의 단기 부동자금이 540조원, 중복 계산분을 빼도 500조원은 넘는다고 합니다. 1년 사이에 약 80조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자금사정이 넉넉한 대기업이 설비투자나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고금리 돈놀이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기업의 부실우려가 높아지고 연체율이 올라가니까 대출은 찔끔 하고 남은 돈을 단기로 굴리는 거죠. 한국은행이 작년 말 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공급한 돈 22조 원 중 일부도 부동자금화 했습니다.
각국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돈을 많이 풀었죠. 그렇지만 정책효과는 미흡하고 돈은 떠돌이가 되고 마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이 나옵니다.
돈이 제 역할을 못하니 한편에서는 돈이 모자라 아우성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받는 판매대금 어음 비중이 작년 말 46%로 크게 높아졌고 흑자부도 공포에 떠는 중소기업도 많아졌습니다.
당장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물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생겨야 소비나 투자 쪽으로 흘러갈 것이란 진단입니다. 부실기업을 과감하게 걷어내는 구조조정이 추진돼야 은행의 기업대출도 늘고 자금흐름도 바로잡힐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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