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20] 동아논평, ‘한국은 후진국인가’

등록 2009.02.20.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한국은 후진국인가’, 방형남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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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에 가입했을 때 정부는 마치 곧 선진국이 될 것처럼 요란을 떨었습니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OECD에 드디어 가입했기에 가져봄직한 꿈이기는 했습니다.

그로부터 13년. 한국은 과연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는지 자문해 봅니다. 2009년 초반 우리사회에 먹칠을 하고 있는 각종 나쁜 소식들을 보면 `No`라는 대답이 분명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서울 양천구청의 8급 기능직 공무원은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무려 26억원을 빼돌렸다 적발됐습니다. 그는 횡령한 돈으로 값비싼 외제 승용차를 굴리며 흥청망청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구청은 3년 반 동안이나 몰랐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이 국민의 피땀이 밴 혈세를 아깝게 생각한다면 횡령도 없었을 것이고, 복지예산이 술술 새어나가는 긴급 상황을 그렇게 오랫동안 모를 리 없습니다.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미달학생이 이례적으로 적어 `임실의 기적`으로 불렸던 전북 임실군 의 시험 결과가 거짓이었다는 사실도 우울한 뉴스입니다. 교육에 종사하는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의 시험 결과를 놓고 장난을 쳤습니다. 대구에서도 축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른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인가요.

경부 고속철도 부산~대구 구간 공사과정에서도 심각한 공사비리가 드러났습니다. 15만개나 되는 불량 콘크리트 침목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치고 죽게 될 인명피해를 두려워한다면 감히 그런 날림공사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마치 우리 사회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 같지 않습니까. 눈을 부릅뜨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국민과 공무원은 어디 있는 건가요.

OECD의 정신은 Gentlemanship, 즉 신사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진 자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그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입니다. 기본적인 룰조차 지키지 않고 욕심 챙기기에만 급급한 졸부 같은 행태가 아닌가요.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는커녕 여전히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한국은 후진국인가’, 방형남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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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에 가입했을 때 정부는 마치 곧 선진국이 될 것처럼 요란을 떨었습니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OECD에 드디어 가입했기에 가져봄직한 꿈이기는 했습니다.

그로부터 13년. 한국은 과연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는지 자문해 봅니다. 2009년 초반 우리사회에 먹칠을 하고 있는 각종 나쁜 소식들을 보면 `No`라는 대답이 분명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서울 양천구청의 8급 기능직 공무원은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무려 26억원을 빼돌렸다 적발됐습니다. 그는 횡령한 돈으로 값비싼 외제 승용차를 굴리며 흥청망청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구청은 3년 반 동안이나 몰랐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이 국민의 피땀이 밴 혈세를 아깝게 생각한다면 횡령도 없었을 것이고, 복지예산이 술술 새어나가는 긴급 상황을 그렇게 오랫동안 모를 리 없습니다.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미달학생이 이례적으로 적어 `임실의 기적`으로 불렸던 전북 임실군 의 시험 결과가 거짓이었다는 사실도 우울한 뉴스입니다. 교육에 종사하는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의 시험 결과를 놓고 장난을 쳤습니다. 대구에서도 축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른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인가요.

경부 고속철도 부산~대구 구간 공사과정에서도 심각한 공사비리가 드러났습니다. 15만개나 되는 불량 콘크리트 침목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치고 죽게 될 인명피해를 두려워한다면 감히 그런 날림공사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마치 우리 사회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 같지 않습니까. 눈을 부릅뜨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국민과 공무원은 어디 있는 건가요.

OECD의 정신은 Gentlemanship, 즉 신사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진 자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그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입니다. 기본적인 룰조차 지키지 않고 욕심 챙기기에만 급급한 졸부 같은 행태가 아닌가요.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는커녕 여전히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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